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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뮤비 잇단 표절 논란…저작권 침해일까?

끊이지 않는 뮤비 표절 논란...저작권도 침해?
‘표절 의혹=저작권 침해’는 아냐... 법원‧대중 시각 달라
전문가 “준비 단계부터 표절 시비 없애야...콘텐츠 제작자 자정노력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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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대형 기획사 SM엔터테인먼트의 신인 걸그룹 에스파의 신곡 ‘블랙맘바(Black Mamba)’ 뮤직비디오(뮤비) 티저영상에 대한 표절 논란으로 뜨거웠다. 티저영상의 콘셉트와 구성 등이 인기 온라인 게임 ‘리그오브레전드(LOL, 롤)’의 가상 걸그룹 케이다(K/DA)의 뮤비 ‘팝/스타'(POP/STAR)와 유사하다는 이유에서다.

걸그룹 에스파 신곡 ‘Black Mamba’의 티저 영상 유튜브 캡처(아래쪽)와 온라인게임 ‘리그오브레전드’의 가상 걸그룹 K/DA의 ‘POP/STARS’ 뮤직비디오 유튜브 캡처.(위쪽)

두 뮤비 모두 지하철을 배경으로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손에 쥔 스프레이·지하철 안내 표지판·네온 컬러의 이빨을 드러내는 괴물 등이 유사해 표절 비판을 받았다. K/DA의 뮤비는 유튜브에서 조회수만 약 4억회에 달할 정도로 인기 있는 영상이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K/DA 팝스타 뮤비랑 너무 비슷하다’, ‘뮤비의 한 장면만 차용한 수준이 아니다’, ‘싹 다 베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같은 사례는 비단 이번뿐만 아니다. 최근 데뷔한 신인 걸그룹 스테이씨의 데뷔곡 ‘소 배드(SO BAD)’ 뮤직비디오도 팝스타 마일리 사이러스의 ‘미드나잇 스카이(Midnight Sky)’ 뮤비의 연출과 구성이 유사해 표절 논란이 일었다. 이에 해당 뮤직비디오를 제작한 제작사 리전드필름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공식 사과문을 게시하기도 했다.

일부 아이돌그룹의 뮤비가 기존의 다른 영상물을 표절했다는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저작권 침해 시비로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표절은 곧 저작권 침해가 아닐 수 있어 콘텐츠 업계의 자정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표절은 저작권법 문제 아닌 윤리적 개념

두 저작물 사이의 유사성으로 표절 의혹이 불거진 작품은 원저작물의 저작권을 침해했다고 볼 수 있을까?

표절은 타인의 저작물을 자신의 저작물처럼 공표하는 것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대중에 의해 표절로 비판 받는 작품은 원저작물과 실질적으로 표현이 유사하거나 전체적인 느낌이 비슷한 경우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이하 저작위) 관계자는 “표절은 법적인 문제라기보다는 윤리적인 문제에 가깝다”며 “표절 논란이 있을 경우 타인의 저작물을 마치 자신이 창작한 것처럼 속였다는 도덕적 비난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표절은 윤리적 개념으로 저작권 침해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보다 좀 더 광의(廣意)의 개념으로 사용된다. 표절 논란이 일더라도 저작권 침해 여부는 법원의 판단에 맡길 수밖에 없는 이유다.

법조계에 따르면 저작권법 침해 여부는 △창작성 △실질적 유사성 △의거성을 기준으로 판단한다.

‘창작성’은 원작에서 사용한 ‘창작적 표현’은 보호하지만, 작품의 소재·주제·콘셉트 등에 해당하는 ‘아이디어’ 부분은 보호하지 않는다. ‘실질적 유사성’은 원저작물과 대상 작품이 ‘얼마나 유사한지’를 판단하고, ‘의거성’은 콘텐츠를 만들 때 원저작물을 참고했는지 여부를 가리는 기준이다.

전문가들은 저작권 침해 여부를 판단할 때는 세 가지 요건(창작성·실질적 유사성·의거성)을 모두 충족해야 하기 때문에 단순히 비슷해 보인다는 점만으로는 저작권 침해 여부를 단정 지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신인 걸그룹 스테이씨의 ‘소 배드(SO BAD)’ 뮤직비디오 유튜브 캡처(왼쪽)와 팝스타 마일리 사이러스의 ‘미드나잇 스카이’ 뮤직비디오 유튜브 캡처(오른쪽)

저작권 침해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 모호

문제는 세 가지 요건을 개별 사안마다 일률적으로 적용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특히 ‘창작성’과 ‘실질적 유사성’의 경우 추상적인 개념으로 법원의 판단과 대중의 시각 사이에 차이가 발생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김민정 법무법인 휘명 변호사는 “저작권법에서는 창작적 표현만을 보호하고 아이디어는 보호하지 않는다”며 “(에스파) 뮤비에서 등장하는 지하철 배경은 아이디어에 해당하지만, 지하철 바닥에 꽃밭이 깔려있고 나비의 움직임을 보여주는 장면은  구체적 표현에 해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건마다 창작적 표현에 해당하는지 아이디어에 해당하는지 모호한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법원에서 저작권 침해로 판결이 나기 이전에는 저작권 침해나 표절이라고 단정 지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저작위 관계자는 “만약 아이디어에 해당하는 요소들까지 저작권을 보호해주면 보호받은 저작자가 해당 아이디어의 권리자가 된다. 그렇게 되면 다른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아이디어를 두고 더는 권리행사를 할 수 없게 되는 문제가 생긴다”고 전했다.

법리 원칙 준수와 팬덤과 적극적 커뮤니케이션 중요

전문가들은 ‘표절 작품’이라는 낙인이 찍힐 경우 경제적·사회적 피해가 상당한 만큼 사전에 법리적 원칙을 지키고 충성도 높은 팬덤을 적극 활용하는 등 자정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변호사는 “최근에는 저작물이 여러 매체를 통해 이용되면서 예전에 비해 부가가치가 높아졌다”며 “다른 사람의 노력을 통해 창작된 저작물은 기본적으로 권리자의 허락을 받고 이용하고, 그에 적절한 대가를 지급해야 한다는 가장 기본적이고 합리적인 법리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윤용근 법무법인 엘플러스 변호사도 “작품을 창작하는 사람도 저작권 침해 등의 표절 시비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서는 저작물의 제작 준비 단계부터 타 저작물과의 비교분석이나 전문가의 상담을 통해 저작권 침해 여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박기수 한양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표절 논란이 자주 발생하는 이유는 콘텐츠 제작자들이 유사한 분위기의 작품을 좋아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좋아하던 요소들을 자신의 것처럼 느끼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이어 “최근에는 팬들의 지적 수준이 높을 뿐만 아니라 전문성도 갖춘 경우가 많다”며 “사전에 표절 문제를 막기 위해서는 기획사 측에서 팬덤을 적극 활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스냅타임 고정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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