빡침해소! 청춘뉘우스~

“#자해인증”…청소년 자해, ‘날 봐달라’는 SOS

SNS서 '자해' 검색하면 게시물만 수 만건
'18년 청소년 자해상담 2.8만건...전년비 3배↑
SNS서 ‘자해러’들끼리 커뮤니티 만들기도
전문가 “관심끌기 위한 행위 아냐...사회의 책임 강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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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메(페이스북 메시지)로 저랑 해자(자해)사진 교환할 분”

청소년들이 날카로운 도구로 스스로의 몸에 상처를 낸다. 왼팔과 오른팔, 허벅지 가릴 것 없이 깊은 흔적을 남기고 사진을 찍는다.

최근 청소년 사이에서 자해 인증샷을 남기는 현상이 확산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행동을 ‘나에게 관심 가져달라’는 신호로 분석한다. 최악의 경우 더 심각한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는 전조현상으로도 보고 있어 대응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SNS 속 자해 계정들. (사진=캡처 및 일부 가공)

 

‘자해’로 검색하니 게시물만 5.3만건 

청소년들이 이용하는 대표적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인스타그램에 ‘자해’라는 키워드로 검색을 하면 5만3000건이 넘는 게시물이 나온다.

또 다른 SNS인 트위터, 페이스북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자해러’, ‘자해계’라고 검색하면 수많은 계정과 게시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심각한 것은 이 중 청소년들이 운영하는 계정도 다수 있다는 것.

취재진은 SNS에서 자해 계정을 운영중인 유모(여·13세)양과 대화를 나눠봤다.

그는 하루에도 수차례 스스로의 몸에 상처를 내고 SNS 계정에 영상이나 인증 사진을 찍어 올린다.

유 모양에게 이유에 대해 묻자 “친구 관계로 받는 스트레스를 스스로 상처내면서 푼다”며 “모르는 사람이라도 나를 위로해줬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자해 인증을 하는) 비슷한 사람들끼리 고민을 나누고 조언도 듣는 게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유 모양처럼 대부분의 ‘자해러’들은 본인의 자해 사진을 올린 뒤 자해 경험이 있는 다른 사람과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페이스북에는 ‘자해 커뮤니티’가 있을 정도다. 이곳의 사람들은 자신의 사진과 자해 이유를 올리며 서로 상담을 주고받는다.

이외에도 아동 청소년 상담센터, SNS,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다양한 사례를 만나보았다. 아래는 실제 사례들을 종합해 재구성한 대화 내용이다. 사례 대상자는 중학생에서 고등학생의 청소년들이었다.

 

Q. 자해를 하고 그걸 찍어서 올리는 이유가 뭔가요?

A: 저는 아빠에게 성폭력을 당하고 있어요.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죽고 싶다는 생각만 들어서 자해를 시작했어요. 트위터나 페이스북에 사진을 올리고 사람들이 해주는 말로 위로를 받아요.

B: 전 학교에서 왕따에요. 자해계를 하다 보니 온라인 친구들도 생기고 스트레스도 풀리더라고요. 그만해야지 하면서도 습관처럼 계속 하게 돼요.

Q. 다른 도움을 받아본 적은 없나요?

A: 어떻게 받아야 할지도 모르겠고… 그런 데 가면 돈 달라고 하지 않아요? 무섭기도 해서 못 가겠어요

B: 부모님이나 선생님은 제가 자해를 하는지 몰라요. 학교에서 설문조사 할 때도 상담센터갈까봐 일부러 좋은 것만 골랐어요. 그런데 불려가면 선생님이나 애들이 이상한 애 취급할 것 같아서…

 

韓 청소년 자해경험, 英 2배 넘어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이 전국 230개 청소년상담복지센터 상담 건수를 분석한 결과 자해 청소년 상담 지원 건수는 매년 늘어나고 있다.

지난 2018년 자해 관련 상담 건수는 2만7976건으로 전년(8352건) 대비 3배 이상이나 늘었다. 2015년(4000건)보다는 3년새 7배나 증가했다.

국내 청소년들의 자해 경험은 22.8%로 중국(17%), 미국(14%), 영국(10%) 등에 비해 비교적 높았다.

청소년 자해는 ‘비자살성’ 인 경우가 많다는 점이 특징이다.

비자살성 자해란 자살 의도를 갖고 자해를 하는 성인과는 다르게 일시적인 우울감 도피를 위해 자해하는 것을 말한다. 주로 스트레스 해소나 자신의 우울감을 알리기 위해 이뤄진다. 스스로에 대한 처벌을 목적으로 이뤄지는 경우도 있다.

문제는 다수의 언론들이 이런 SNS 속 비자살성 ‘자해러’들을 단순히 관심을 끌기 위한 청소년으로 묘사한다는 것.

김민정 서울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 팀장은 “관심을 끌기 위해 자해하는 청소년은 겨우 4% 미만”이라며 자해 경험이 있는 청소년들은 단순히 ‘관종’으로 치부해서는 안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SNS 속 ‘자해 커뮤니티’ (사진=페이스북 캡처)

심각한 상황으로 이어질 수도…가정과 사회의 관심 필요

전문가들은 청소년들의 자해가 더 심각한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청소년들이 심리적으로 취약한 상태라는 점을 이용한 범죄가 발생하거나 충동적인 극단적 선택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SNS상의 자해 커뮤니티에서 만나 연인이 됐다가 센터에 도움을 청한 사례가 있다.

A씨는 자해 커뮤니티에 지속적으로 상처 사진을 올리는 B씨의 글에 ‘힘내’라는 댓글을 달았다. 그러자 B씨가 오프라인 만남을 요구했고, 몇 번의 만남 이후 과도하게 집착하거나 무리한 성적 요구를 하기 시작했다. 당시 B씨는 성인 남성이었으나 A씨는 중학생이었다.

아동 청소년 심리상담센터 ‘아이’의 박현숙 소장은 “청소년의 불안한 심리상태로 인해 성 관련 문제나 극단적 선택 등 여러 문제가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박 소장은 청소년들의 자해 행위에 대해 “다양한 이유로 받은 스트레스가 한계치에 도달했을 때 자해를 통해 푸는 것”이라며 “특히 비대면 사회에 접어들면서 또래 친구를 만나거나 외부 활동을 못하니 (이런 양상이) 더 늘어나고 있다”고 답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청소년 자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위기 청소년에 대한 사회의 관심이 중요하다.

서울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과 관계자는 “가정 내 미성년 성폭력 등의 이유로 자해 상처를 가진 청소년이 경찰서에 많이 온다”면서 “자해하는 청소년이 아닌 가정과 사회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성가족부 산하 서울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 관계자도 “자해 행동 자체에 초점을 맞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원인 분석과 스트레스 대처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자살이나 자해 관련 유해 사이트 모니터링을 강화하거나 부모교육을 하는 등 예방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현장 전문가들은 아동 청소년들의 스트레스 요인이 되는 가족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부모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현재는 부모가 동반 치료를 거부하면 이를 의무화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다. 센터에서 ‘부모도 상담을 받아야 한다’며 설득할 뿐이다.

센터는 또 이런 청소년들을 마주하는 어른들을 향해 “비난이나 위협보다는 청소년들이 자신의 어려움을 얘기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자해문제와 관련해 상담을 원하는 청소년은 지역 청소년 상담복지센터를 직접 방문하거나 청소년전화 1388,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등으로 문의하면 안내를 받을 수 있습니다.

/ 스냅타임 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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