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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병에 11만원 ‘롤스로이스 막걸리’…“상표권 침해 아닌가요?”

프리미엄 전통주 '롤스로이스 막걸리'...상표권 침해 논란
상표법 위반 가능성은 낮아... 부정경쟁방지법 저촉 소지 있어
막걸리 제조사 "사전 변리사와 협의 거쳐.. '해창' 붙이면 문제 없어"
전문가 "상표는 직접 창작해야 하는 것이 기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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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스로이스 막걸리? 상표 무단 도용 아닌가요?”

고가 전략으로 전통주 시장에 차별화를 일으킨 ‘해창 롤스로이스’ 막걸리가 상표권 침해 논란에 휩싸였다. 세계적인 명차 브랜드 ‘롤스로이스’ 상표를 무단 도용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다.

지난달 31일 구독자 58만명을 보유한 유튜버 ‘맛상무’는 자신의 채널에 ‘한 병에 11만원짜리 막걸리’를 소개하는 인터뷰 영상 하나를 게시했다. 해당 영상은 ‘해창주조장’이 최근 선보인 11만원(출고가 기준)의 ‘롤스로이스 막걸리’를 소개하는 내용이다.

이 영상이 화제를 모은 이유는 영국 고급 자동차 회사인 ‘롤스로이스’의 상표명을 그대로 차용한 것에 대한 지적이 일었기 때문이다.

해당 영상에서 유튜버는 ‘롤스로이스’라는 이름을 써도 되는지를 묻자 막걸리 사장은 “롤스로이스에 전화는 안 해봤지만 업종이 달라서 별일 없을 것으로 생각하고 쓰고 있다”며 “(롤스로이스는) 최고급 완성품의 상징이라서 우리도 거기에 가깝게 도전하기 위해 해당 이름을 쓰고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 영상을 본 시청자들은 ‘한 때 고객의 명성이나 사회적 지위까지 고려해 팔 정도로 자사 브랜드 가치에 목숨을 건 회사인데 업종이 다르니 신경을 안 쓴다고요?’, ‘11만원이라는 가격은 그렇다 치고 상표 무단 사용은 너무한 것 같다’, ‘다른 기업이 쌓아놓은 명성을 허가도 없이 가져다 쓰시네’ 등 막걸리의 브랜드 네이밍을 비판하는 반응을 보였다.

지난달 31일 유튜브 ‘맛상무’ 채널에 게시된 영상 내용 중 일부 장면(사진=유튜브 캡처)

글로벌 완성차 업체 상표 차용…법적 문제 없나

시청자들의 비판처럼 ‘해창 롤스로이스’ 막걸리는 상표법 위반에 따른 상표권 침해로 볼 수 있을까?

특허청에 따르면 해당 사례는 상표권 침해가 성립될 가능성은 낮다.

국내 상표권의 효력은 상표를 등록한 업종과의 관련성과 소비자를 오인·혼동시킬 가능성이 있어야 한다. 롤스로이스 막걸리의 경우 주류업과 자동차업이라는 이종업종에 해당하고 소비자들의 오인·혼동 소지가 작기 때문에 상표법 위반 가능성도 작다.

다만 국내에서 저명한 상표에 대한 권리 보호를 위해 제정된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부정경쟁방지법)’에 따라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할 소지는 있다는 평가다.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1호 다목에 따르면 ‘정당한 사유 없이 국내에 널리 인식된 타인의 상표와 동일·유사한 것을 사용하거나 이러한 것을 사용한 상품을 판매해 타인의 표지 식별력이나 명성을 손상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특허청 관계자는 “부정경쟁방지법은 업종이 다르더라도 적용한다”며 “상표권자가 시장에서 노력과 비용을 들여 쌓은 명성을 보호하고 이러한 명성과 성과에 편승해 부정한 목적으로 경쟁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상희 특허법인 테헤란 변리사는 “타인·타사의 유명한 상표들을 경제적 이익을 위해 도용하는 행위가 빈번하게 발생하기 때문에 상표법과 부정경쟁방지법 등으로 이를 금지하고 있다”며 “‘롤스로이스’ 상표는 저명상표로 볼 여지가 있다. 해당 상표가 막걸리에 사용될 경우 해당 상표(롤스로이스)의 명성이나 식별력을 약화시킬 여지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해창주조장 관계자는 “제품 출시 전에 변리사와 법적 검토를 했다”며 “롤스로이스라는 이름 앞에 ‘해창’이라는 이름을 붙이면 괜찮다는 설명을 들었다”고 전했다.

롤스로이스 코리아 관계자는 “사무실로 상표 도용을 하고 있다는 연락을 받고 처음 인지하게 됐다. (롤스로이스 상표 사용에 대한) 사전 협의는 없었다”며 “해당 부분에 대해 모터스팀에서 확인 중에 있다”고 전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부정경쟁행위 관련 분쟁 증가세…법원 인용률은 낮아

앞서 부정경쟁행위와 관련한 법정 다툼으로는 지난 2015년 경기도 양평에서 개점한 치킨집 ‘루이비통닭(LOUIS VUITON DAK)’의 사례가 있다.

프랑스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을 떠오르게 하는 해당 치킨집 상호명에 루이비통사는 이를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고 2015년 9월 영업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법원은 해당 치킨집이 상표와 상호를 이용해 식별력을 저하하고 명성을 손상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고 영업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여 양측에 화해 권고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실제 부정경쟁행위 관련 사건은 꾸준히 증가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5~2016년 전국 각급 법원의 부정경쟁방지법 관련 민·형사 판결문을 분석한 ‘부정경쟁방지법 관련 국내 판결문 분석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부정경쟁행위 사건 수는 지난 2016년 256건으로 2012년보다 약 21배나 증가했다.

지난 2016년 부정경쟁행위 관련 민사 사건 중 ‘롤스로이스 막걸리’ 사례와 같이 제2조 1호 다목에 해당하는 사건은 총 37건(본안 27건·가처분 10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 법원이 인정한 본안 사건은 2건이 전부였다. 이는 도용 대상이 된 상표의 ‘저명도’를 입증하기가 어려운 탓이다.

특허청 관계자는 “상표에 대한 부정경쟁행위가 시장 거래에서 인정될 수 있는 수준인지, 정말 법 위반에 따른 범죄로 봐야 하는지는 잘 구분해볼 필요가 있다”며 “부정경쟁행위는 법원에서 판결이 자주 뒤집힌다. 상표법처럼 보호받는 부분이 명확히 등록된 것이 아니어서 ‘저명’ 정도 등 자세한 내용들을 개별 사안에 맞춰 자세히 들여다 봐야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백 변리사는 “기본적으로 상표라는 것은 타인의 것을 가져다 쓰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창작하는 것이 기본”이라며 “특히 유명해진 타인의 상표를 가져다 쓰는 것은 법적으로 위험성이 있음을 인지하고 타인의 상표를 함부로 사용하는 행위는 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냅타임 고정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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