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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왈!" 짖으면 전기가 '찌지직'...짖음방지기 '학대' 논란

반려견을 키우는 인구가 1500만명인 시대. 

(사진=이미지투데이)


반려견 인구가 늘면서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서는 반려견이 짖는 소음에 대한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오죽했으면 '층견(犬)소음'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다. 

서울시에 따르면 각 자치구에서 집계된 반려동물 소음민원은 △2015년 1377건 △2016년 1503건 △2017년 1737건 △2018년 1617건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일부 반려견 보호자들은 '짖음방지기'를 반려견에게 착용하는 경우도 있다. 짖음방지기는 반려견이 짖으면 전기충격을 가해 짖지 못하도록 통제하는 기구를 말한다.

층견(犬)소음 민원에 '짖음방지기' 

일본 도쿄 환경국에 따르면 개가 짖는 소리는 약 90~100데시벨(dB)로 지하철 소리와 전동 드릴 소리가 내는 소음 수준과 맞먹는다. 개가 짖을 때마다 옆집이나 윗집에 상당한 소음 공해를 가하는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 반려동물 보호자는 개가 짖지 못하도록 '짖음방지기'를 구매하고 있다.

짖음방지기를 구매한 한 보호자는 "처음에는 낑낑거리더니 몇 번 전기충격이 가해지자 이제 짖음방지기에서 소리만 나도 벌벌 떤다"며 "반려견을 생각한다면 짖음방지기를 채우지 않아야 하는 건 알지만 민원이 너무 심해 이사까지 했던 터라 고민 끝에 구매했다"고 말했다.

6일 포털사이트에 '짖음방지기'를 검색하자 약 2만8000여개의 관련 상품이 판매 중이었다. 판매량이 높은 짖음방지기의 경우 상품평 수만 약 2500개에 달했다. (사진=네이버 쇼핑 캡처)


실제 민원에 대한 고민으로 짖음방지기를 구매하는 보호자는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지난 6일 포털사이트에 '짖음방지기'를 검색하자 "정말 온갖 노력을 해도 짖음이 고쳐지지 않아 짖음방지기를 구매했다", "민원이 매일같이 들어와 큰 마음을 먹고 구매했다" 등의 후기가 상당수 존재했다.

사람도 못 견딜 정도 ... '동물학대' 논란 

하지만 짖음방지기의 전기충격 강도가 최대 4000V 정도로 경찰이 범죄자를 제압할 때 사용하는 전기충격기의 강도(3000~6000V)와 비슷한 수준이다.

유튜브 '쿠쿠크루' 채널의 '개 짖음 방지기(전기충격기) 체험! (개-세끼 2편)' 영상 중 일부 모습이다. 유튜버가 짖음방지기를 직접 착용하며 충격의 정도를 확인하고 있다. 짖음방지기에서 전기가 나오자 몸을 부르르 떨며 고통스러워 했다. (사진=유튜브 캡처)


짖음방지기가 반려견에게 가하는 충격의 정도는 리뷰 영상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짖음방지기를 착용한 한 유튜버는 짖음방지기의 엄청난 충격에 "절대 동물에게 사용해서는 안 된다. 칼로 쑤시는 고통"이라는 후기를 남기기도 했다. 건장한 성인 남성이 몸을 부르르 떨며 고통스러워 하는 수준이다.

영국에서는 '판매 금지' 하기도

이에 영국에서는 2018년부터는 짖음방지기 판매를 금지하고 있다. 반려동물 보호자의 고의 여부와 상관없이 반려동물에게 해를 가하는 가혹한 조치라는 이유에서다.


영국 수의사회(BVA)는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낮은 수준의 전기충격이라고 해도 개와 고양이에게 스트레스와 고통·공포와 함께 심리·행동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국내 반려동물 전문가 역시 짖음방지기에 부정적 입장을 나타냈다.

조재호 애견훈련소장은 "짖음방지기를 채우면 반려견이 짖지 않을 수는 있겠지만 엄청난 정신적 스트레스를 불러 일으킨다"며 "심각한 경우 반려견이 스스로를 깨무는 등 자해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짖음방지기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며 "반려견이 짖는 원인을 찾아 행동을 교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스냅타임 박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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