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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청각장애인 일자리 확산되는 계기 되기를”

사람들은 흔히 '청각장애인은 택시 기사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택시에 탑승해 목적지를 이야기하는 승객. 가끔씩 마주하는 주변 차량의 빵빵 거리는 경적기 소리. 운전과 소리는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로 보여서다.

하지만 이 모든 생각이 편견이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서비스가 있다. 사회적 기업 코액터스가 운영하는 '고요한 M' 서비스다.

고요한 M에 고용된 택시 기사는 모두 청각 장애인이다. 소리를 듣지는 못하지만 승객과의 소통은 문제 없다. 택시 안의 태블릿 PC로 메시지를 주고 받기 때문이다. 차 밖과 안에서 나는 소리는 소리를 시각·촉각화 하는 시스템을 이용한다.

지난 3일 서울 강남구에 있는 코액터스 본사에서 고요한 M 김진성 운전기사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정지윤 기자)


호떡장사→택시기사 ... "삶의 원동력 얻었어요"

지난 3일 서울 강남구에 있는 코액터스 본사에서 고요한M 김진성(남·61세) 기사를 만났다. 대화는 코액터스 윤정하 매니저의 수화 동시 통역을 도움받아 진행했다.

밝은 웃음이 돋보였던 김씨는 "택시기사로 일하기 전에는 노점상에서 호떡 장사를 했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손님이 줄어 힘든 상황에서 고요한M을 만났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일을 시작하며 삶의 원동력을 얻었다"며 "택시에 탑승한 승객들이 고맙다, 편하다고 말씀해 주실 때마다 기분이 좋아지고 직업 만족도가 올라간다"고 말했다.

이어 "한 번은 어떤 승객이 택시 안에 노트북을 두고 내린 적이 있었다"며 "그때 다시 연락을 드린 뒤 노트북을 가져다 드렸더니 매우 고마워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한 노부부로부터는 '운전 실력이 최고'라는 칭찬을 듣기도 했다"며 미소를 지었다.

청각 장애 있다고 승객과 소통 어렵다는 건 편견

소리를 들을 수 없어도 승객과 소통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소리를 들을 수 없으면 승객과 소통이 어려울 것이라 생각한다"며 "하지만 고요한 M의 경우 택시 안에 설치된 태블릿 PC로 필요한 메시지를 주고 받기 때문에 소통에 어려움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비장애인에 비해 청각장애인은 일자리를 구하기 매우 어렵다"며 "앞으로 고요한 M 서비스가 확대되면서 더 많은 청각장애인들이 일자리를 얻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낮은 문장력 ... 자격시험 통과 어려움 겪기도 

한편 그는 청각장애인으로써 겪는 어려움에 대해서도 조심스럽게 이야기했다.

어려운 점이 있지는 않느냐는 질문에 잠시 머뭇거리던 그는 "사실 아직 택시기사 자격시험에 통과하지 못했다"며 "청각장애인의 경우 문장력이 약한 경우가 많아 공부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말했다.

현행법상 택시기사는 자격시험에 통과해야만 승객을 태울 수 있다. 하지만 코액터스가 지난 5월 규제 샌드박스 실증특례를 통과하며 청각장애인을 먼저 고용한 후 택시 자격시험을 응시할 수 있게 됐다. 단 시험은 6개월 안에 통과해야 한다.

하지만 걱정이 가득했던 표정도 잠시 김씨는 금세 미소를 되찾았다. 그는 "택시기사 자격시험은 여러 법규 등을 공부해야 해 어렵게 느껴진다"면서도 "열심히 공부하다보면 빠른 시일 내에 합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하는 장소로 안전하게 모시겠습니다"

끝으로 김씨는 고요한 M 서비스를 믿고 이용해 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무거운 짐이 있으면 직접 차에 실어드리기도 하고, 나이가 드신 분이 내리실 때에는 목적지까지 함께 동행하기도 한다"며 "고요한 M 앱을 다운로드 받아 택시를 호출하시면 원하는 장소로 바로 모셔다 드리겠다"고 말했다.  

고요한 M은 안드로이드와 앱스토어에서 앱을 다운로드 받아 이용할 수 있다.

/ 스냅타임 박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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