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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선 문화'·BTS·N번방 등 MZ세대를 관통한 2020 키워드

2020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세대와 국경을 망라하고 모두가 힘들었던 한 해였다.

외부 요인으로 인한 일상의 변화로 MZ세대 역시 힘든 한 해를 보냈다. 하지만 동시에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내고 사회 참여에 앞장서는 등 MZ세대 특유의 대담한 면모를 보여줬다.

본지는 코로나로 인한 언택트 문화를 비롯해 방탄소년단(BTS), N번방 사건 등 소셜 플랫폼에서 두드러진 키워드를 중심으로 올 한 해 MZ세대의 관심사를 되돌아봤다.

2020년 가장 큰 특징은 코로나’ 와 랜선 문화

2020년은 코로나 19의 해였다. 스냅타임이 20대 대학생 및 직장인 31인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한 결과 20대 모두 올해의 키워드 중 하나로 ‘코로나19 유행'과 '언택트 사회'를 꼽았다.

이유민(21·여) 씨는 “올 한 해 가장 큰 특징은 코로나의 유행이었다"면서 “코로나로 인해 비대면 수업이 일상이 되고 랜선으로 줌 파티가 열리는 등 새로운 문화가 생겼다”고 말했다.

올해 대학을 졸업하는 김민아(22·여) 씨는 “비대면 문화 확산으로 전례없는 온라인 졸업 전시회를 준비했다”며 “(코로나가) 직접적으로 일상에 큰 변화를 가져다 주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비대면 수업, 재택근무, 온라인 전시회 등 이른바 ‘랜선 문화’가 일상이 됐다는 것.

젊은 층의 랜선 문화 활성화는 SNS 이용률을 통해서도 알 수 있었다. 지난 3월 기준 페이스북 메신저와 모바일 메신저인 왓츠앱 등의 통화량은 전주 대비 2배 이상 상승했다. 페이스북 메신저의 그룹 영상통화 시간 역시 2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로 '집콕'이 길어지자 MZ세대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다양한 유행을 만들기도 했다. 동결건조 원두커피와 설탕 등을 수백 번 저어서 만드는 '달고나 커피'가 대표적인 예다.

구글에선 한국의 '달고나 커피'가 글로벌 레시피 분야 검색어 1위에 올랐다. 뉴욕 포스트는 이를 두고 "코로나19 유행이 낳은 커피"라고 설명했다.

이재흔 대학내일20대연구소 연구원은 "힘든 상황에서도 달고나 커피 챌린지를 비롯한 '집콕 챌린지'를 만들어 우울함을 날리는 모습을 통해 MZ세대 특유의 에너지를 느낄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트위터가 올해 1월부터 11월 15일까지 전 세계 이용자 트윗과 계정을 분석한 결과 가장 많이 언급된 해시태그(특정 주제를 모아볼 수 있는 것)는 '코로나19(#COVID19)'였다. 트위터 측에 따르면 ‘코로나19’ 해시태그로 업로드된 게시물은 약 4억 건을 기록했다.

페이스북 역시 지난 8일 ‘YEAR IN REVIEW 2020’를 통해 올 한해 화제의 키워드로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집콕’, ‘언택트 문화’ 등을 꼽았다.

 

(사진=이미지투데이)


두유 노 방탄소년단?”...2020년 대세가 된 K-컬처

올해는 K-컬처 전성시대이기도 했다.

본지와 인터뷰를 진행한 절반 이상(16인)의 20대들이 올 한해 한국을 뜨겁게 달군 인물로 ‘방탄소년단(BTS)’을 꼽았다.

BTS 팬클럽 ‘아미’라는 손경화(21·여) 씨는 “올해 가장 기억남는 것은 BTS의 빌보드 1위였다”고 답했다. 그는 “아이돌 문화는 1020세대의 전유물로 여겨지곤 했는데 이제 어른들도 대부분 BTS를 안다”며 케이팝의 위상이 높아졌음을 실감했다고 덧붙였다.

영화 ‘기생충’을 올 한해 키워드로 꼽은 20대도 있었다. 김소연(27·여) 씨는 “올 상반기 한국을 들썩이게 만들었던 것은 기생충의 오스카 4관왕이라고 생각한다”며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놀랍고 뿌듯했던 순간”이라고 답했다.

트위터에 따르면 BTS의 계정은 올해 K-팝을 비롯해 사회, 정치, 스포츠 등 분야를 막론하고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계정’ 1위에 꼽혔다.

2020년 인스타그램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음악 장르도 K-팝이었다. BTS의 첫 온라인 공연인 ‘방방콘’은 전 세계 107개국 75만6000여명의 팬을 불러모았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 역시 ‘짜파구리’, ‘제시카송’ 등을 통해 한국 문화에 대한 해외의 관심을 불러모으는 계기가 됐다.

(사진=빅히트 엔터테인먼트)


텔레그램 ‘n번방사건, ‘코로나 맵등 사회 변화에 앞장선 MZ세대

올해 MZ세대는 사회 문제를 지적하고 변화를 이끌어내는 등 사회 참여에 앞장서기도 했다.

기자와 인터뷰를 진행한 31인의 20대 중 23인은 올해 가장 충격적이었던 이슈로  ‘n번방 사건’을 꼽았다.

텔레그램 ‘n번방 사건’은 모바일 메신저 '텔레그램'을 통해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을 대상으로 성 착취 영상을 찍도록 강요한 뒤 공유한 디지털 성범죄 사건을 말한다. 이 사건은 올해 초 ‘추적단 불꽃’이라는 익명의 대학생 취재팀을 통해 처음 세상에 공개됐다.

해당 사건은 악질적인 범죄 수법과 내용으로 한국 사회를 충격에 빠뜨렸다. 특히 젊은 층은 SNS와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해당 사안에 대한 공론화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오은진(22·여) 씨는 “올해 텔레그램 n번방 사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면서 “평범해 보이는 또래 집단이 잔혹한 성범죄를 저질렀다는 것이 충격이었다”고 말했다.

김새미(23·여) 씨 역시 “n번방 사건이 올해 주요 이슈였다”면서 “(이 사건 이후) ‘n번방 방지법’이 통과되는 등 우리 사회가 디지털 성범죄의 심각성을 느끼게 된 계기가 됐다”고 답했다.

이재흔 대학내일20대연구소 연구원은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 비슷한 나이대였다는 점과 MZ세대의 일상인 SNS를 통한 범죄였다는 점이 (MZ세대에게) 충격으로 다가왔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범죄의 발굴부터 공론화까지 MZ세대가 앞장섰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트위터 코리아에 따르면 올해 국내서 ‘가장 많이 언급된 키워드’ 중 ‘n번방’이 2위를 차지했다.

세계적으로는 인종차별 반대 운동인 ‘BLM(Black lives matter)’ 운동이 SNS를 중심으로 퍼졌다. 트위터 측 조사에 따르면 올해 ‘BLM’ 관련 해시태그가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이 언급됐다.

코로나 유행 초기에는 20대 대학생들이 웹 개발을 통해 사회에 선한 영향을 주기도 했다.

경희대 공대생이 만든 '코로나 맵'이 그 주인공이다. 코로나 맵은 확진자의 동선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온라인 지도로, 개설 하루 만에 240만 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해당 웹 페이지를 제작한 이동훈(27·남) 씨는 “소셜미디어에서 공포를 조장하는 정보들이 많아 직접 페이지를 개발했다”며 “수익이 아닌 공익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흔 연구원은 “올해 n번방 사건·BLM 운동을 비롯해 코로나맵 사이트 개발, 지역농가 SNS 홍보 등 특히 온라인을 통한 MZ세대의 사회 참여가 활발했다”고 분석했다.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을 협박해 성 착취 불법 촬영물을 제작하고 유포한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 (사진=연합뉴스)


전문가 올해는 코로나가 가장 큰 변수...MZ세대에게 험난한 한 해였다

전문가들은 올 한 해 특징으로 ‘코로나’를 꼽았다.

신동일 청주대 미디어콘텐츠학부 교수는 “올해의 키워드는 코로나”라며 “코로나로 인한 랜선 문화 등 풍토 변화가 단연 눈에 띄었다”고 말했다.

심희철 동아방송예술대 엔터테인먼트경영과 교수 역시 "올해는 코로나라는 큰 변수로 인해 문화계 전반이 계획했던 것들을 제대로 수행하기 어려웠다"면서도 "동시에 K-팝을 비롯해 대중문화는 새로운 언택트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등 빠르게 진화한 한 해"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코로나 영향으로 특히 MZ세대가 험난한 한 해를 보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이재흔 연구원은 “2020년은 특히 MZ세대에게 힘든 해였다”면서 “수능, 취업 준비 등 삶의 변곡점을 앞둔 MZ세대의 부담이 컸다”고 평가했다.

그는 “그럼에도 많은 MZ세대들이 사회 참여를 통해 선한 영향력과 에너지를 보여줬다”며 “내년 코로나19 상황은 불투명하지만, (MZ세대에게) 올해보다는 나은 해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신 교수 역시 “코로나로 인해 바뀐 삶의 모습이 일상으로 정착화할 가능성이 높다”며 “내년엔 부정적인 요인에 대한 해결책이 나와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졸업을 앞둔 김소희(24·여) 씨를 비롯해 대부분의 청년들은 “2021년에는 새로운 사회를 향해 발을 내딛는 청년들의 상황이 지금보다 나아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 스냅타임 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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