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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가 빌보드 1위 했을 때 애국심 느끼죠"

MZ세대란 1980년대 초에서 2000년대 초에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아우르는 말이다. (사진=이미지투데이)


"나는 자랑스런 태극기 앞에 조국과 민족의 무궁한 영광을 위하여 몸과 마음을 바쳐 충성을 다할 것을 굳게 다짐합니다. "

옛날 그 시절. 애국심(愛國心)은 매우 직관적이었다. 국가에 대한 충성, 국가에 대한 희생이 곧 애국심이었다. '국기에 대한 맹세'가 거리 위에 울려 퍼지면 너도 나도 가던 길을 멈추고 태극기를 향해 가슴에 손을 얹었다. 

하지만 이제 젊은 세대는 그렇지 않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가 만15세에서 59세 남녀 12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X세대(46.3%)와 86세대(55.3%)는 응답자 절반 가량이 '우리나라의 국익을 위해 나의 이익을 희생할 수 있다'고 답했다.

반면 MZ세대는 단 29% 만이 '그렇다'고 답했다. 애국심에 대한 기성세대의 가치관에 젊은 세대가 공감하지 못할뿐만 아니라 애국에 대한 정의가 과거와는 크게 달라졌다는 것을 의미다.

국가를 위해 희생해야만 '애국자'?

그렇다면 젊은 세대가 국가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해석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지 않다.

동일 조사에 따르면 X세대(77.0%)와 86세대(84.3%) 못지 않게 Z세대(66.3%)와 밀레니얼 세대(63.7%) 역시 ‘애국심을 가져야 한다’고 답했다. 

다만 MZ세대는 '애국심'을  기성세대와 다르게 해석했다. 위기 상황에서 '희생'에 초점을 맞춘 기성세대와 달리 Z세대(29.0%)와 밀레니얼 세대(23.3%)는 '한국 문화가 해외에 인정 받을 때' 애국심을 느꼈다. 

한복 디자이너 정윤주(여·23세)씨는 "국가에 대한 희생이 곧 애국심이라는 생각은 정말 옛날 생각"이라며 "방탄소년단이나 블랙핑크나 국가에 희생하지는 않았지만 K-POP을 세계에 알리지 않았냐"고 말했다.

이어 "한국의 문화를 알리는 일이 국익과 연결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해외 사람들이 한국 문화를 알아주고 인정할 때 소위 '국뽕'이 느껴진다"고 덧붙였다.

우리 문화 직접 알리기도 

젊은 세대의 달라진 가치관은 행동으로도 나타나고 있다.

전통 의상 한복을 알리는 '한복챌린지' 운동이 최근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열풍을 일으켰다. 직접 한복을 입고 사진을 찍거나 한복 일러스트를 그리며 한복을 세계에 알리는 것이다.

지난 달 트위터에서 #한복챌린지 #한복 등 연관 키워드 언급량은 무려 34만건에 이르렀고, 한복을 영어로 표기한 #Hanbok은 전세계 실시간 트렌드에 올랐다.

김연정 트위터 글로벌 K팝·K콘텐츠 파트너십 총괄 상무는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한국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트위터에서도 전통문화에 관한 콘텐츠가 활발히 생성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 "사회적 배경 변화...공동체보다 '나' 중요" 

젊은 세대의 '애국심'에 대한 생각이 기성세대와 달라진 이유는 무엇일까?

이재흔 대학내일 20대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젊은 세대는 국가나 공동체를 위한 희생보다는 '개인'에 초점을 맞춰 교육을 받고 자랐다"며 "개인의 희생을 강요하는 가치관에 반감이 있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단적인 예로 '국기에 대한 맹세' 내용도 바뀌지 않았냐"며 "당위적인 애국심이 와 닿지 않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의 말대로 '국기에 대한 맹세'는 2007년 시대상에 맞게 '조국과 민족의'라는 문구는 '자유롭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의'로 변경됐다. '몸과 마음을 바쳐'라는 문구는 삭제됐다.

박기수 한양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역시 "젊은 세대는 상대적으로 자의식이 강하다"며 "과거 '한민족' 등 집단적 사고를 중요시 여겼던 것과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젊은세대는 윗세대와 다르게 해외 경험도 많아 글로벌 역량도 뛰어나다"며 "때문에 '나'와 관련된 문화가 해외에 알려지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고 이를 애국심으로 귀결시킨다"고 설명했다.

/ 스냅타임 박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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