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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기숙사 확충 계획 발표에도 실효성은 ‘글쎄’

기숙사 확충계획 지역주민·지자체 반대에 번번이 좌초
기숙사 확충계획 발표에도 실효성 의문
서울 소재 대학 평균 기숙사 수용률 17.8% 불과
낮은 기숙사 수용률...학교 비대면 체제에 월세 부담 못줄여
청년정의당 “기숙사 수용률 의무화 등 강력한 정책 집행 의지 보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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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해 10월 4일 경기 고양시 한국장학재단 대학생 연합기숙사를 방문해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사진=뉴스1)

정부가 대학생 주거비 부담 경감을 위해 기숙사 확충 계획을 발표했지만 이를 뒷받침할 제도적 보완장치가 미비해 실제 효과가 없을 거라는 우려가 나온다.

기존에도 추진됐던 기숙사 확충 계획들이 지역주민·임대업자의 반대에 부딪혀 무산됐던 경우가 빈번해서다. 이에 근본적으로 대학기숙사 수용률에 관한 규정을 신설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대학들이 비대면 위주의 수업으로 전환하면서 대학 주변에서 자취하는 학생들이 계약 기간에 묶여 거주하지 않고도 비싼 월세를 부담하는 문제 등이 부상했다. 기존의 낮은 기숙사 수용률 문제가 해결되지 못하고 방치된 탓에 지금의 충격을 일정 부분 완충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서울 소재 대학 재학생 10명 중 1명만 기숙사 거주 가능

지난해 12월 정부는 청년 정책의 비전·목표 등을 담은 ‘제1차 청년정책 기본계획’을 제2차 청년정책조정위원회에서 의결했다.

계획안 중 눈에 띄는 부분은 2025년까지 연합기숙사나 행복기숙사 등 다양한 유형의 기숙사를 확충해 3만명을 지원한다는 것.

연합기숙사나 행복기숙사 등은 사학진흥기금으로 건립해 대학생의 거주 부담을 완화하고 거주여건을 개선하기 위한 사업이다. 행복기숙사의 경우 2인 1실 기준 월 24만원 이하, 연합기숙사는 2인 1실 기준 월 19만원 이하로 비교적 저렴한 수준으로 비용이 책정된다. 별도의 보증금이 없을 뿐만 아니라 관리비도 따로 내지 않아도 된다.

이번 기숙사 확충 계획은 그동안 낮은 대학기숙사 수용률에도 불구하고 대학들이 기숙사 확충에 소극적이었던 것을 보완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국회입법조사처가 지난 2019년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토대로 연구 발표한 ‘대학 기숙사 현황과 기숙사 건립 확대를 위한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주거비용이 비싼 서울·수도권 소재의 대학기숙사 수용률은 20%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194개 사립대 재학생은 122만8240명으로 이 중 기숙사 수용 가능 인원은 25만5806명인 20.8%에 불과했다. 특히 수도권 117개 대학의 경우 기숙사 수용 가능 인원이 전체 재학생 67만5324명 중 17.5%(11만8493명)에 그쳤다.

2020년 대학알리미 공시자료를 보면 서울에 있는 대학교 기숙사 평균 수용률은 17.8%에 불과했다. 심지어 고려대(10.8%), 국민대(11.6%), 동국대(11.3%), 한양대(11.8%) 등 총 24곳은 평균에도 미치지 못했다.

(사진=뉴스1)

기숙사 확충 뒷받침할 제도 미흡…주민 반대로 좌초

문제는 정부의 대학기숙사 확충 계획의 실효성이 낮다는 점이다.

우선 관련 강제조항이 없을 뿐만 아니라 지역주민·임대업자가 기숙사 신축을 반대하기 때문이다. 각 지방자치단체는 이러한 반대에 부딪혀 기숙사 건립에 대한 심의와 허가를 유보해 기숙사 확충 사업은 번번이 좌초돼 왔다.

지난 1995년 마련한 ‘대학설치기준령’에서는 ‘대학에 학생기숙사를 둬야 하며, 수용인원은 총 학생정원의 15% 이상을 원칙’으로 규정했다.

하지만 대학설치기준령은 시행 1년 만인 1996년 폐지되고, 대학 운영을 위해 필요한 기본 사항을 규정하는 ‘대학 설립·운영 규정’이 신설되면서 대학의 기숙사 최소 수용률에 대한 규정이 사라졌다.

기숙사에 대한 학생 수요와 기숙사 신축을 위한 대학의 부지 확보 여력 등이 개별 대학마다 다르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수용률을 부과하기 어려운 탓이다. 이에 대학의 재원 운용 능력과 상황에 맞게 개별 대학에 자율성을 부여했다.

하지만 기숙사 최소 수용률과 같이 기숙사 확충을 뒷받침할 제도적 장치가 부재한 탓에 지금껏 기숙사에 대한 학생 수요도 충족하지 못할 수준의 낮은 기숙사 수용률을 기록하고 있다.

지역주민들이 기숙사를 ‘기피시설’로 낙인찍어 반대하거나, 대학가 인근의 임대업자들이 임대 수요 감소 등을 이유로 기숙사 신축에 반대하면서 진척을 내지 못한 탓이다.

실제 한국장학재단이 서울시 성동구 행당동에 서울 소재 대학생들의 주거비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추진한 ‘연합기숙사 2호’ 건립 사업은 지역 부동산 가치를 떨어뜨린다는 지역 주민들의 반대로 수년째 난항을 겪고 있다.

고려대도 지난 2013년 고려대 소유 개운산 부지에 기숙사 신축 계획을 발표했지만 지역 주민들이 ‘개운산 자연환경 지킴이’를 결성해 기숙사 설립을 막았다. 성북구청도 토지용도 변경을 허가해주지 않으면서 기숙사 신축 계획은 수년째 답보 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연구 보고서에서 “대학기숙사 수용률에 관한 규정을 신설해 대학의 기숙사 건립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다만 대학기숙사 수용률에 관한 규정 신설 문제는 대학의 재정 운용 및 자율성과 직접적으로 연계된 사항인 만큼 심도 있는 사전 논의와 협의를 통해 결정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강민진 청년정의당 창당준비위원장은 “대학기숙사 확충 계획은 늘 발표했지만 지지부진했다”며 “기숙사 수용률 의무화 등 강력한 정책 집행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면 이전과 같은 상황은 반복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권지웅 빌려쓰는사람들 대표는 “대학설립·운영규정에서 지원시설로 분류된 학생기숙사를 의무적으로 갖춰야 할 교육용 기본시설로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대학이 코로나19로 비대면 체제로 전환한 상황에서 대학기숙사에 거주하는 학생이 학교 주변 원룸에서 임대차 계약으로 자취하고 있는 학생들보다 월세로 겪는 어려움에 대해 협상할 여지가 훨씬 크다”고 말했다.

/스냅타임 고정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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