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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팟 보면서 어린 시절 떠올려요”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사이에서 MZ세대(밀레니얼+Z세대)들이 2000년대 초반 유행한 정보기술(IT) 기기 구매 열풍이 불고 있다.

중고교생 시절에 사용하다가 지금은 방구석 한 켠에 보관하던 mp3플레이어(mp3p)나 폴더형태의 피처폰 등의 사진을 공유하거나 중고거래로 기기를 구매해 다시 사용하는 것.

전문가들은 “과거 좋았던 시절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 건 인간의 본능"이라며 "예전에 사용했던 물건을 보면서 당시 추억을 회상할 수 있어 이를 구매·소장하고 싶어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아이팟’, ‘아이팟 클래식’을 검색하면 약 4만개에 달하는 게시글이 나온다.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추억하는 '디지털 감성'...중고로 구매하기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서랍 속에 두고 잊고 살았던 폴더폰, mp3p, PMP 등의 ‘추억템(추억의 아이템)’을 한데 모아놓고 찍은 인증 사진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파일을 다운로드해 기기에 저장하면 지금도 사용할 수 있는 mp3p는 다시 사용하거나 아예 중고로 새롭게 구매해 사용하는 이들도 있다.

며칠 전 중고거래로 애플의 mp3p '아이팟'(iPod)을 구매한 김재훈(27·남)씨는 구매의 가장 큰 이유로 ‘추억과 감성’을 꼽았다. 김씨는 “mp3p는 옛날의 추억이 깃들어 당시를 떠올리게 한다”고 말했다.

노래 파일을 다운로드해 일일이 기기에 넣어 듣는다는 그는 “노래는 추억에 듣는 것 같다”며 “잠깐 듣고 별로면 재생 목록에서 지워버리는 지금의 스트리밍 방식보다 오래 듣고 싶은 노래는 다운받아 듣는 것이 더 좋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래된 모델의 폴더폰·2G폰을 비롯해 화소 수가 낮은 DSLR 카메라도 종종 사용하는 편”이라며 “나는 아직도 2010년도에 머물러 있는 것 같은데 기술은 순식간에 발전하는 느낌이라 한편으로는 슬프기도 하다”고 속마음을 전했다.

 

허금(26·남)씨가 구매한 애플사의 mp3 플레이어 '아이팟(iPod)'.(사진=독자제공)


허금(26·남)씨 역시 며칠 전 아이팟을 중고로 구매했다.

허씨는 “물건에서 느낄 수 있는 노스탤지어(nostalgia, 향수)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언젠가 사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며 "그러던 차에 유튜브에서 아이팟 관련 영상을 보고 사기로 결정했다”고 했다. 이어 "제품의 성능도 좋아 지금 사용하기에도 불편함이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mp3p 외에도 어렸을 적 갖고 놀았던 디지몬 게임기를 구매한 적이 있다”며 “동일하게 그 시절의 추억 때문에 구매했다”라고 덧붙였다.

 

MP3...Z세대에겐 새로운 ‘신문물’

밀레니얼 세대에게는 학창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기기들이 Z세대에게는 신선함을 준다. 디지털 시대에 태어나 어릴 적부터 디지털을 경험해 온 이들에게 mp3p 같은 2000년대 초반의 기기들은 그야말로 ‘뉴트로’인 것.

양서하(20·여)씨에게 mp3p는 ‘본 적은 있지만 직접 사용한 적은 없는’ 새로운 유형의 디지털 기기다.

양씨는 “mp3는 어릴 적 아버지와 이모가 쓰는 모습을 보고 너무 가지고 싶어 했던 물건”이라며 “당시 어머니께 사달라고 졸랐던 기억이 난다”고 전했다.

그는 “특히 아이팟은 최근 클래식한 감성에 빠져 관련 정보를 찾아보다가 인터넷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됐다”며 “너무 예뻐서 중고로 구매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스마트폰에 이미 mp3p 기능이 있어 별도의 mp3p가 필요하지 않지만 잘 사용하고 있다”며 “고성능의 최신 제품들은 담아내지 못하는 특유의 감성이 있다”라고 덧붙였다.

 

양서하(20·여)씨가 중고로 구매한 아이팟 사진. 2000년도 초반에 등장한 기기에서 2018년 발매된 노래(박보검-별 보러 가자)가 재생되고 있다.(사진=독자제공)


시대적 가치 공유는 인간만의 특성

뉴트로 트렌드가 꾸준히 사랑받는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 같은 트렌드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분석한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옛 물건들을 다시 구매하는 행동은 과거로 돌아가려는 인간의 본능 때문”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곽 교수는 “사람들은 좋았던 어린 시절을 기억하고 그 때로 돌아가길 원하는 심리가 있다”며 “당시 사용했던 옛 기기를 매개로 추억을 회상하기 때문에 기기를 다시 사 모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문화적·시대적 가치를 공유하는 것은 인간만이 가지는 특성”이라며 “이 같은 현상은 과거부터 ‘복고’, ‘레트로’ 등으로 꾸준히 이어져오던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회자되는 시대 배경이 달라질 뿐 앞으로도 뉴트로 트렌드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냅타임 정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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