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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아진 경찰공무원 장벽…’경공딩’ 늘어난다

고교생 "군필 제한 폐지 환영...2022년 합격 목표"
수능 대신 준비하는 이유? "공무원은 안정적인 직업"
전문가 "직업 불안정성 실감하는 아이들...인기 지속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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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필 규정이 없어져서 좋아요. 만 18세가 되면 바로 순경 공채에 응시할 생각입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전문계 고등학교에 다니는 박모(17⋅남)군은 경찰을 꿈꾸고 있다.

박군은 “안정적인 직업을 갖고 싶다”고 말했다. 돈을 많이 벌기보다는 안정적으로 오래 일하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 공무원 시험을 진지하게 고민하면서, 사람들에게 봉사하는 경찰공무원 준비를 결심하게 됐다.

박 군은 2022년 경찰공무원(순경) 공채 합격을 목표로 공부하고 있다. 내년에는 박 군이 시험 응시 가능 연령인 18세(2004년생)가 된다.

지난 2020년도 2차 시험부터 ’병역필⋅면제자‘만 지원이 가능하다는 내용이 사라진 것도 박 군에게 호재였다. 그는 “2022년부터 검정제로 대체되는 영어와 한국사 과목을 집중적으로 공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모군(17⋅남)은 해양경찰이 목표다.

김 군도 “군필 규정이 사라졌기 때문에 내년에 18세가 되면 바로 경찰시험에 응시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수능보다는 영어, 한국사 자격증과 경찰 시험 응시 시에 가산점을 부여하는 수상구조사 자격증 취득을 위해 공부하고 있다”며 “형사법 등의 과목을 위해선 인강을 수강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학이 꼭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하루 빨리 해양경찰이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문신 허용, 일부 과목 검정제 전환 등경찰 장벽 낮아져

경찰공무원 시험 장벽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 작년 2차 시험부터 응시 자격에 병역필⋅면제자 조건이 사라졌다. 올해부터는 고교생활기록부 의무 제출이 폐지되고, 몸에 문신이 있어도 경찰관이 될 수 있다.

2022년부터는 필기 시험도 개정된다. 필수 과목이었던 영어와 한국사는 검정제로 전환되고, 응시자가 7개 과목 중 3개를 선택해 시험을 치루던 기존과 달리 과목이 △형사법 △경찰학 △헌법 으로 일원화된다. 이에 수능 대신 본격적으로 경찰 공무원을 준비하는 고등학생들이 늘고 있다.

 

군필 제한 폐지가 주 영향…“고등학생 문의 급증

경찰공무원을 대비하는 입시학원 관계자들은 최근 고등학생들의 문의가 증가했다고 입을 모았다. 소위 ‘경공딩(경찰공무원시험을 준비하는 고딩)’이 늘고 있는 것.

노량진의 한 학원 관계자 A씨는 “2022년부터 경찰 공무원 필기 시험이 전반적으로 쉽게 개편된다”면서 “최근 고교 2~3학년 학생들의 문의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남경 지원자의 경우 군필자 혹은 면제자여야 한다는 지원 자격이 폐지되면서 고등학생들이 관심을 갖는다”고 설명했다. 또 “학교에서 공무원 시험을 권유 받고 고민하다가 경찰 공무원 시험 응시를 결심한 학생들도 많다”며 “상담을 오면 ’인터넷 강의를 먼저 들어보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한다”고 말했다.

다른 학원 관계자 B씨도 “작년 하반기부터 고등학생들의 문의가 부쩍 늘었다”고 했다. 그는 “고3 학생들의 경우 학원에서 대면 수업을 들으며 2022년 공채시험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기도 한다”고 했다.

하지만 시험이 쉬워진다고 단언하기 어렵다고 했다.

B씨는 “영어의 경우 대체 점수로 인정되는 토익 550점 이상, 한국사는 한국사능력검정시험 3급이 높은 기준은 아니기 때문에 두 과목에 약한 학생들이 유리해진 건 사실”이라면서도 “헌법 과목이 추가되고 형사법, 경찰학 과목의 문제 수도 20문항에서 40문항으로 늘어나며 변별력이 높아지기 때문에 만만히 봐선 안 된다”고 설명했다.

경찰 공무원을 준비하는 고등학생들은 미필이라는 이유로 면접에서 불이익이 있는 것 아니냐고 우려한다. 고등학생들은 경찰시험 합격 후 근무 중 군 입대 통보를 받으면 병역 의무를 이행해야 하기 때문.

경찰청 관계자는 이러한 우려에 대해 “그런 부분은 평가 요소가 아니고 군 입대 또한 임용유예 대상이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고등학생들 안정적 직업 선호공무원 시험 고민한 적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이러한 추세는 안정적인 직업을 선호하는 학생들의 특성이 반영된 흐름으로 해석된다. 인문계 고등학교에 다니는 정 모양(18⋅여)은 공무원 시험 응시를 고민해본 적이 있냐는 질문에 “사회적 인식도 좋고 안정적인 직업이라 고민해본 적 있다”고 답했다. 이어 “해고 같은 갑작스러운 변동과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없어 안정적인 직업을 갖고 싶다”고 설명했다.

공무원은 고등학생들이 쉽게 고민해볼 만한 선택지가 됐다.

이 모(18⋅여)양은 “공무원은 안정적이고 학벌이 중요하지 않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라고 했다. 이어 “꿈이 확실하지 않은 친구들이 공무원을 목표로 하기도 한다”며 “가볍게 고민하는 친구들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고 한 반에 5-6명 정도가 진지하게 공무원 시험 응시를 고민한다”고 했다.

최 모(18⋅여)양도 “인문계 고등학교를 다녀 대학 진학을 목표인 사람들이 많다”면서도 “고3 중에선 반에서 한 명 정도는 공무원 시험을 준비한다고 들었다”고 했다.

교육부의 2019년 초⋅중등 진로교육 현황조사에 따르면 고등학생들이 가장 희망하는 직업으로 공무원이 9위(2.0%)를 기록했다.

 

전문가 “학생들도 직업 불안정성 실감해…인기 지속될 것”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직업 불안정성을 실감해 돈을 많이 벌기보다 지속적으로 월급을 보장받고 싶다는 생각이 커 공무원이 되고 싶어 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임 교수는  “5~6년 전부터 경찰 공무원에 대한 선호도가 굉장히 높아졌다”며 “검·경 수사권 조정 등으로 경찰의 비중은 더욱 높아질 것이고 복지국가로 가는 과정에서도 경찰의 중요성이 커지는 추세라 인기는 지속될 것”이라  전망했다.

임 교수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도 고등학생들이 안정적인 직업을 선호하는 데 영향을 주었을 것이라고 했다.  이전까지는 직업 불안정성에 대한 예측이 불가능했는데 코로나19로 타격을 받으며 확실히 드러났기 때문.

그는 “요즘 학생들은 경제적으로 안정이 돼야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편하게 쉬는 것도 가능하다는 것을 실감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냅타임 권보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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