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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질 권리 시행 5년… 잊혀지지 못해 고통받는 사람들

'잊혀질 권리' 가이드라인 도입했지만 사각지대 여전
사비로 디지털장의사 업체 이용하기도
법조계 "구체적 사안 별로 분류해 잊혀질 권리 확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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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이 퍼간  제 게시글이 7년 째 인터넷 상에 떠돌아요”

본인의 게시물을 타인이 검색할 수 없도록 하는 ‘잊혀질 권리’를 시행한 지 5년이 다 되어가지만 여전히 잊혀지지 못해 신음하는 사람들이 있다.

자신이 올린 게시글에 다른 누리꾼이 접근하지 못하게 할 순 있어도 다른 누리꾼이 다시 게재한 자신의 관한 글에 대해서는 ‘잊혀질 권리’를 행사할 수 없어서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잊혀질 권리’는 이용자 본인이 게시한 글에 타인의 접근 배체를 요청할 수 있는 권한을 의미한다.

이용자가 직접 자기 게시물을 삭제하기 어려울 때  △게시판 관리자에게 타인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요청하거나 △검색서비스사업자에게 검색창에 노출되지 않도록 요청할 수 있는 권리로 국내에서는 지난 2016년부터 시행했다.

요청을 받은 게시판 관리자는 블라인드 처리 방식으로 타인의 접근을 배제한다. 검색서비스 사업자는 캐시 등을 삭제하여 검색목록에서 게시글이 노출되지 않도록 한다.

‘디지털 소멸’을 부탁하는 사람들

잊혀질 권리를 제도화했지만 여전히 세간에서 잊혀지기 위해 사적인 비용을 지불하는 사람이 많다. 자신이 올리지 않은 게시글을 지우기 위해서는 원칙적으로 사생활 침해나 명예훼손을 인정받아야 한다.

이른바 ‘햄최몇’ (햄버거 최대 몇개까지 가능?의 준말) 게시글로 인한 고통을 호소한 김모씨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김씨는 중학교 3학년 당시 자신의 얼굴을 온라인에 게시했다. 이후 ‘님 햄버거 최대 몇 개까지 가능?’이란 댓글이 달리자 ‘햄최몇?'(‘님 햄버거 최대 몇 개까지 가능?’의 준말)이라는 밈이 김씨의 얼굴과 함께 인터넷 상에 조롱거리로 유포됐다.

김씨가 게시물을 올린 지 7년이 지나도 김씨를 조롱하는 댓글이 달리자 김씨는 언급을 자제해달라는 호소문을 실명으로 게시했다.

‘햄최몇’ 사례로 보면 김씨가 최초로 올린 원 게시글의 경우 ‘잊혀진 권리’ 권고안으로 접근 배제를 요청할 수 있지만 이후 다른 누리꾼이 재게시한 게시물의 경우엔 접근 배제를 요청할 수 없다.

또한 △게시판 관리자가 사업을 폐지한 경우 △ 게시판이 사실상 운영되지 않아 게시물 접근 배제가 어렵다고 검색서비스 사업자가 판단하는 경우 등 게시판 관리자와 검색서비스 사업자가 조치를 취하지 않아도 되는 예외적인 상황에는 게시글 접근 배제가 아닌 검색목록 배제만 요청할 수 있다.

방송통신위원회 눈치를 보는 국내 사이트와 달리 해외 사이트는 방통위 조치를 충실히 이행하지 않기도 한다. ‘잊혀질 권리’에 관한 시행지침은 법적 구속력이 없는 권고에 불과해서다.

햄최몇 당사자 호소문 (사진=페이스북 캡쳐)

 

익명을 요청한 디지털장의사업체 대표 P씨는 “개인정보에 대한 사회적 인식 수준이 높아지며 ‘햄최몇?’과 같이 ‘잊혀질 권리’를 호소하는 자연인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답했다. P씨는 “매년 20%이상 의뢰인 수가 증가하는 추세”라고 답했다.

우리나라에 등록된 디지털장의사업체는 30여개로 그중 가장 규모가 큰 산타크루즈컴퍼티는 매년 6000여건의 의뢰를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P씨는 “사생활 침해나 명예훼손이 인정되면 제 3자가 올린 게시물이라도 접근 배제가 가능하지만 (사생활 침해나 명예훼손 여부가) 애매한 경우에는 디지털장의사 업체에서도 별다른 방법이 없다”며 “정치인을 비롯한 공인의 경우에는 국민의 알 권리를 인정하면서 자연인에 대해서는 잊혀질 권리를 폭넓게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사안별로 구체적으로 접근할 필요성 있어

장윤미 변호사는 ‘사안별 접근’을 통해 잊혀질 권리의 사각지대를 보충할 것은 제안했다.

장 변호사는 “햄최몇 사례는 모욕죄에 해당할 수 있지만 게시물 삭제가 의무는 아니다보니 잊혀질 권리의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며 “해당 사례와 같이 사인(私人)을 조롱하는 게시물의 경우엔 인터넷 상에 남겨둘 공익성이 부족하므로 잊혀질 권리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 스냅타임 오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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