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 세대를 위한 뉴스

snaptime logo

우리 집의 '무한변신'... '레이어드 홈' 유행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집의 역할도 바뀌고 있다. 여러 옷을 겹쳐 입는 ‘레이어드 룩(Layered Look)’처럼 집 또한 단순 주거 기능을 넘어 일과 여가의 기능을 더한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

이처럼 집의 기능이 다양화되는 현상을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저서 ‘트렌드코리아 2021’에서 ‘레이어드 홈’이라고 정의했다.

집에서 즐기는 티타임

‘홈카페’는 레이어드 홈의 대표적인 트렌드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매장 내에서 음료를 즐기는 일이 어려워지면서 홈카페족이 증가했다. 실제로 스타벅스커피 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커피 원두 판매량이 전년대비 33% 늘어났다.

특히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로 매장 내 취식이 금지된 지난해 12월 원두 판매량은 전년대비 62% 뛰었다. 인스타그램에 게시된 '#홈카페' 게시물만 해도 354만개에 달한다.

홈카페를 꾸몄다는 이연화(33·여)씨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홈카페 관련 게시물이 자주 보여서 해보고 싶다는 생각만 일 년 정도 했다"며 "결혼을 하면서 하루의 시작을 의미 있게 보내고자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씨는 "홈카페를 하는 시간에는 음료 만들기에만 집중할 수 있어 잡생각을 떨치기에 좋다"고 전했다.

이연화씨가 직접 만든 홈카페 메뉴 감귤라떼.(사진=@_yh._.lee_)


홈카페는 원하는 음료를 각자 입맛에 맞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또다른 홈카페족 이모(29)씨는 "아무래도 직접 만들다 보니까 건강한 재료를 쓰게 된다"며 "시럽도 무설탕 제품을 이용하고 녹차 같은 것도 유기농 가루를 이용한다"고 소개했다. 이씨는 코로나로 회사를 단기 휴직하게 되면서 우연히 홈카페를 시작했다.

그는 "먹어보고 싶었던 메뉴를 직접 만들어보는 즐거움도 크다"고 덧붙였다.

본격적으로 홈카페를 즐기는 사람들도 있다. 음료 만들기 뿐 아니라 베이킹도 하면서 전문 파티셰 못지않은 솜씨를 뽐낸다.

(사진=유튜브 효니홈카페 캡처)


유튜브 채널 '효니홈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김경현(23)씨가 그렇다. 처음 홈카페를 시작했을 땐 음료만 만들었지만 어느새 베이킹까지 도전하게 됐다.

그는 “홈카페를 시작하고 매일 음료만 만들어 먹다 보니 아쉬웠다”며 “베이커리 책과 영상을 참고해 홈카페 음료에 어울리는 디저트를 같이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김씨는 "컵(그릇)의 모양이나 크기에 따라 느낌이 달라지기 때문에 하나의 음료(디저트)를 만들더라도 어떤 컵에 어울릴지 많은 고민을 한다"고 설명했다.

 

떠나지 않는 여행 '홈캠핑'도 인기

코로나19로 여행길이 막히면서 아예 집을 여행지로 꾸미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소위 ‘홈캠핑족’이다.

홈캠핑족들은 집 앞 마당이나 옥상처럼 야외 공간뿐만 아니라 거실이나 베란다 등 실내 공간도 캠핑장으로 꾸민다. 텐트와 캠핑의자, 에탄올 난로 등을 설치해 캠핑장에 놀러 온 듯한 기분을 내는 것이다.

집에서 홈캠핑을 즐기기 위해 파라솔과 빔프로젝터를 설치해둔 모습.(사진=@ddmoon.bb)


유튜브 채널 '뜨문부부'를 운영하고 있는 이수정(30·여)씨는 "코로나로 바깥 외출이 어려워져 오랜 집콕으로 기분전환도 할겸 홈캠핑을 시작하게 됐다"며 "큰 마음 먹고 파라솔도 구매했다"고 전했다.

정석대로 홈캠핑을 즐기고 싶다면 텐트를 준비해야 한다. 하지만 텐트를 설치하는 것이 번거로워 이씨처럼 파라솔을 이용하기도 한다.

이씨는 실감나는 캠핑 분위기를 위해 영상도 활용한다. 그는 "홈캠핑 분위기를 내기 가장 좋은건 바로 빔프로젝터"라며 "TV나 빔으로 불멍 영상만 틀면 후끈후끈한 캠핑 분위기가 완성된다"고 전했다.

보다 간단하게 홈캠핑을 즐기기 위해 나무 소재 롤 테이블과 의자, 조명만을 이용하기도 한다.

최근 홈캠핑에 도전했다는 은다솜(32·여)씨는  “홈캠핑은 조명과 노래 정도로도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다”며 “집에서도 실제 캠핑의 70% 정도는 느낄 수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일단 내 집에서 즐기는 캠핑이다보니 화장실이나 주방을 편히 이용할 수 있다"며 "특히 아이가 있는 집이라면 더욱더 안전하게 캠핑을 즐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캠핑을 위한 준비물이 많은데 홈캠핑은 이동이 편리해 좋다"며 "(홈캠핑을 통해) 매일 있는 집에서 색다른 기분을 낼 수 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홈캠핑을 즐기기 위해 준비해둔 모습.(사진=@eun_d.s)


 

집에서 챙기는 건강

‘홈짐’도 빼놓을 수 없는 레이어드 홈 트렌드 중 하나다. 홈짐이란 집에 운동기구를 배치해 체육관처럼 운동을 할 수 있게 만든 것을 말한다. 헬스장 등 실내체육시설에서 운동하는게 어려워지면서 대안으로 떠올랐다.

한 달 전부터 홈짐을 시작했다는 김진희(36·남)씨는 “코로나로 운동시설에 나가는게 걱정도 되고 시간도 많이 아낄 겸 홈짐을 꾸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집안에 운동기구를 설치하려면 적지 않은 비용이 필요하지만 홈트족들에겐 문제가 되지 않는다. 김 씨는 “운동기구는 설치하기 나름”이라며 “앞으로 장기적으로 보면 오히려 운동시설에 다니는 것보다 저렴하게 운동할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집에서 하는 운동에는 유의할 점이 있다. 소음과 진동 등으로 이웃에게 민폐를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김씨는 “헬스장처럼 너무 고중량 운동을 하진 않는다”며 “요즘 매트도 좋은게 많아 매트를 깔고 조심스럽게 한다”고 귀띔했다.

이밖에도 집 한 켠을 식물원으로 꾸미는 '홈가드닝'이나 집에서 농작물을 재배하는 '홈파밍' 등도 인기다.

 

/스냅타임 심영주 기자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