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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시기상조'라는데... 대면 OT 강행하는 대학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300~400명대를 횡보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15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도 완화했지만 여전히 감염확산을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설 연휴가 지난 후부터는 1일 신규확진자가 600명대로 급증하면서 4차 대유행이 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부 대학에서 새내기를 대상으로 대면 오리엔테이션(OT) 개최를 추진하고 있어 학내 의견이 분분하다.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을뿐만 아니라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면서 행사를 개최하겠다는 의견과 3차 코로나19 대유행이 완전하게 잦아들지 않은 상황에서 시기상조가 아니냐는 의견이 맞서는 것.

새내기들도 대면 OT 참석이 꺼림직하지만 막상 행사에 빠지면 대학 생활에서 자칫 소외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때문에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대면 오리엔테이션 두고 학생들 입장 엇갈려

올해 대학에 입학하는 조모(20, 남)씨는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부담을 느끼면서도 대학 생활의 첫 단추부터 잘못 끼울 수는 없다고 했다.

그는 “아무리 비대면 수업이 주를 이룬다고 해도 동기나 선배와의 교류가 없진 않을 것"이라며 "새내기 입장에서 오리엔테이션(OT)이나 새내기 환영회 등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먼저 대학을 다닌 주변인들도 새내기 배움터나 OT에서 친구를 많이 사귄다고 했다”며 "참석이 필수는 아니지만 불참 시 대학 생활 내내 느낄 소외감이 두렵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외출하는 것이 두려운 것은 사실"이라며 "전국 각지의 낯선 이와 마주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대학생만 피해를 봐야 하냐며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김모(21, 여)씨는 "소규모 학과에게는 이런 활동(대면 OT)가 정말 필요하다"며 "회사에 출근하고 결혼식은 하면서 대학 행사만 문제삼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학교의 처신을 문제 삼는 입장도 존재했다.

학과 학생회장직을 맡고 있는 김모(23, 여)씨는 "학생들이 직접 만나 소통한다는 건 정말 소중하지만 신중하게 생각해야 할 문제"라며 "학교 역시 방역지침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이유로 (대면 OT 진행 여부를) 학생회에만 위임할 것이 아니라 명확한 프로그램 진행 지침을 제공하거나 대면 OT 자체에 제재를 가해야 한다"고 답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학교 측 "대면 모임, 방역 지침 위반 사항 없어"

대학들은 집단 감염 발생가능성이 있는 식사나 간식 시간을 없애 비말감염 상황을 최소화 한다는 입장이다.

A 대학(일부 단과대학 한정)은 21학번뿐만 아니라 20학번을 대상으로도 대면 OT(오리엔테이션)을 진행할 예정이다. 한다.  A 대학측은 이번 모임이 철저한 방역 지침 준수 하에 이뤄지는 것이라 강조했다.

OT는 학과별로 진행하며 사전 신청을 한 30~50명의 학생만이 참석할 수 있다.

장소 역시 충분히 거리 두기가 가능한 넓은 강의실이라 밝혔다. 학생들은 약 3시간 동안 심리 검사를 진행하고 인권 교육 등의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A 대학 관계자는 "OT 진행 과정 중 취식을 엄격하게 금지했다"며 "대학 신입생 시절이 소위 '날아간' 20학번 학생들을 위로한다는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21학번은) 시국이 시국이라지만 몇 년간 함께할 친구들 얼굴은 봐야 하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

B 대학(일부 단과대) 역시 대면 OT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곳도 A 대와 마찬가지로 취식은 금지하고 장소는 단과대 건물 내 가장 넓은 공간인 강당을 사용키로 했다. 프로그램은 대학 생활 안내를 비롯해 학과 선배, 동기와 인사하는 시간으로 구성된다.

B 대학 관계자는 "방역 지침상 문제가 있다면 대면 OT를 진행할 수 없다"며 "아직까지는 (문제 될 것이)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집단 감염이 발생하면 대내외적으로 피해가 크다는 걸 알기 때문에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면서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친목 목적? 사적 모임과 다를 바 없어…복지부 "시기상조"

그러나 입학생들이 처음으로 모이는 오리엔테이션이 '친목'의 성격을 배제하기는 힘들다. 때문에 '사적 모임'의 기준이 모호해진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는 것.

임모(23, 여)씨는 “굳이 대면 OT를 진행하는 이유는 동기 간 혹은 선후배 간 유대감을 조성하려는 것일 텐데 대화가 오가는 과정에서 무슨 문제가 발생할지 모른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리 방역수칙을 잘 지킨다고 해도 걱정이 되는 건 사실이다”라며 "최근 종교단체의 집단감염 사례가 많은데 학교 역시 그렇게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도 일부 대학의 대면 OT 행사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조우경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생활방역팀장은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를 완화했지만 하루에 300명 이상의 신규 확진자가 나오는 상황"이라며 "대학의 대면 OT 개최는 시기상조다. (중수본) 브리핑에서도 지금이 절대 안심할 상황이 아니라고 말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건 인원수와 상관없는 얘기"라며 "비단 대학뿐만 아니라 모임 자체를 자제하는 것이 최선의 방역조치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스냅타임 김세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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