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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는 업무 집중이 잘 안돼요"... 호텔에서 일하는 직장인들

"재택근무를 하면 일상과 일의 경계가 무너져요. 그래서 저는 호텔로 출근합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재택근무가 일상으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재택근무의 부작용도 나타나면서 새로운 근무환경을 찾는 직장인들도 늘고 있다.

이에 따라 호텔업계와 공유오피스 업계는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에도 집이나 사무실보다 보다 쾌적한 환경의 근무환경을 찾는 흐름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글래드 호텔의'호텔로 출근해' 패키지는 재택근무로 답답함을 느끼는 직장인들에게 호텔방을 업무 환경으로 제공해 새로운 근무 환경 형태를 선보였다. (사진=글래드호텔 홈페이지)


호텔로 출근”...재텔 패키지 선보인 숙박업소

지난해부터 여러 숙박업소들이 호텔방을 사무실로 사용할 수 있도록 ‘재텔근무(재택근무+호텔)’ 패키지를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재택근무로 출퇴근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으나 집에서는 일과 생활이 분리되지 않아 오히려 업무 효율이 떨어진다는 점에 주목한 것.

호텔방을 사무실로 사용해 넓은 책상과 쾌적한 환경, 방해받지 않는 조용한 환경에서 오직 업무에만 집중할 수 있어 이용객들에게 꾸준히 인기다.

이 서비스는 직장인 평균 근무 시간대인 오전 8시부터 당일 저녁 7시까지다. 이른 시간부터 호텔을 이용할 수 있는 유동적인 체크인·아웃 시간도 이용객들 사이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재텔근무 패키지 ‘호텔로 출근해’를 선보인 글래드 호텔은 지난해 4월부터 2개월간 이 서비스를 한시적으로 제공할 계획이었지만 이용자들의 반응이 좋아 이 달까지 서비스 기간을 연장했다.

글래드 호텔 관계자는 “패키지서비스를 시작한 후로 고객 문의와 수요가 꾸준히 있는 편”이라며 “2월 말 종료 예정이지만 패키지에서 제공하는 혜택 등을 업데이트해 앞으로도 꾸준히 재텔근무 서비스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글래드 호텔이 재텔근무 서비스를 처음으로 선보였다”며 “최근에는 여러 숙박업소에서 비슷한 패키지를 제공하고 있어 이제는 재텔근무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은 것 같아 뿌듯하다”고 전했다.

 

재텔로 업무효율·워라밸 높여요

재텔근무를 경험해본 이들은 늘 익숙했던 사무실과 집을 떠나 색다른 공간에서 일하는 것이 ‘업무 효율’과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높인다고 입을 모았다.

최근 재텔근무를 했다는 디자이너 하도형(29·여)씨는 “깔끔한 공간에서 일을 하니 집중도 잘 되고 일의 효율도 좋았다”고 말했다.

하씨는 "재택근무는 출퇴근 시간을 아껴 여가 시간에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면서도 "집에서는 업무에  집중이 잘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어 "디자인 업무를 하다보니 새로운 공간에서 얻는 영감이 많다”며 “가격이 비싸 자주 이용하기는 어렵겠지만 집·사무실 이외의 공간에서 일을 하는 것은 굉장히 매력적인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직장인 정승주(27·여)씨도 “집은 '쉬는 공간'이라는 생각 때문에 온전히 일에 집중하기 어려웠다"며 "호텔이라는 더 나은 환경에서 일에 더욱 집중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정씨는 “집에서 근무하면 업무와 일상의 경계가 무너진다”며 “업무에 적합한 환경이 제공된다면 집 이외의 공간에서 근무하는 것이 업무 효율이나 개인의 워라밸 측면에서도 좋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집 근처 분산 오피스 '집무실'은 1인 좌석 회원제로 운영하며 1인 사업가, 프리랜서, 직장인들에게  새로운 형태의 공유 오피스를 제공하고 있다. (사진=집무실 홈페이지)


 

필요한 만큼 소비한다’...새로운 형태의 공유 오피스

기업 단위로 사무실을 함께 쓰는 기존의 공유 오피스와 달리 개인이 업무 공간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공유 오피스도 등장했다.

지난해 8월 주거지역 공유 오피스 ‘집무실’을 오픈한 김성민 대표는 “코로나19 이후 사람들의 업무 환경이 어떻게 변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했다”며 “1인 사업자·프리랜서를 포함해 재택근무를 하는 직장인들이 필요한 만큼 소비할 수 있도록 독립적인 업무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회원제를 1인 좌석 단위로 운영해 개인 업무에 초점을 맞춰 기존의 공유 오피스들이 갖는 공실에 대한 위험성을 보완했다”며 "코로나19 종식 이후에도 기업들이 일정 비율 재택근무를 실시하며 이 같은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는 고정된 사무실에 출근하는 것이 아닌 집 근처 어디서든 일을 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냅타임 정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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