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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가 열광하는 오디오북... 연예인 낭독의 명암

'독서=읽는 행위'라는 고정관념을 깬 오디오북은 MZ세대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오디오북은 작품성 뿐만 아니라 누가 읽느냐도 경쟁력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인기 연예인을 중심으로 오디오북을 제작하는 것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오디오북 서비스 사이트 (사진=윌라 사이트 캡쳐)


 

정신적 에너지 소비 없이  책 내용 알 수 있어 각광 

서울시 성북구에 거주하는 노모(33·여)씨는 출퇴근길에 오디오북을 듣는다. 바쁜 일상으로 인해 따로 독서할 시간을 내기 어려운 탓이다.

노씨는 "퇴근 후엔  책을 읽고 싶어도 기운이 없어 오디오북 서비스를 이용한다"며 "오디오북으로 출시하지 않은 책은 전자책으로 구매한 뒤 TTS(자동번역기능 Text to Sound) 기능을 이용할 정도로 오디오 서비스를 애용한다"고 말했다.

눈으로 읽는 전통적인 독서가 어려워진 현대인의 일상으로 인해 오디오북은 그 시장 규모를 키워갈 전망이다.

우리나라 오디오북 시장 규모는 약 300억원대로 4조원 규모에 달하는 미국 오디오북 시장의 10분의 1 수준이다.

하지만 2018년 12월 시작한 네이버 오디오클립이 1년 만에 누적 사용자 25만 명을 돌파하고 전세계적인 오디오북 업체인 스토리텔이 아시아에서는 세 번째로 우리나라에 상륙하는 등 국내 오디오북 시장에 대한 전망은 밝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MZ세대 (1980년대 초~ 2000년대 초 출생한 세대)는 오디오북 서비스 애용자로 알려져 있다.

오디오북 업체 윌라 관계자 는 "25세 ~ 45세에 해당하는 직장인 연령층  전체 이용자의 약 48%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윌라 관계자는 오디오북이 MZ세대에게 환영받는 이유로 출퇴근, 운전, 업무 등 다양한 상황에서 멀티태스킹이 가능하다는 점을 꼽았다.

오디오북은 팬과 연예인이 만나는 새로운 창구

배우 강하늘, 유인나가 낭독에 참여한 '같이 펀딩' (사진=MBC)


목소리가 좋은 연예인이 오디오북 낭독에 참여하며 오디오북의 인기는 급물살을 탔다.

배우 유인나와 강하늘은 연예인의 오디오북 낭독의 포문을 열었다. 배우 유인나와 강하늘은 지난 2019년  박준 시인의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 며칠은 먹었다' 오디오북 발간을 위한 펀딩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이 펀딩은 개시 40분만에 목표 금액을 100% 달성했다.

이후 한지민·정해인·EXID 하니·갓세븐 진영 등 인기 연예인이 오디오북 낭독에 참여했다. 배우 한지민이 완독한 '법률스님의 행복'은 4일 기준 56만1645회 재생됐다.  배우 정해인이 완독한 '오 헨리 단편선'은 22만 3946회 재생됐다.

인기 연예인이 오디오북 낭독에 참여하자 팬들이 먼저 연예인 낭독을 의뢰하는 일도 포착됐다.

문학동네, 민음사 등 국내 출판업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는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의 오디오북 녹음을 추천하는 팬들의 댓글이 하루에도 수차례 올라온다.

오디오북 업계에서는 인기 연예인의 오디오북 낭독이 오디오북 시장 활성화를 이끌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네이버 오디오클립 관계자는 "오디오북 이용률이 높은 젊은 세대는 인기 연예인에 대한 관심도가 높다"며 "인기 연예인의 오디오북 낭독이 젊은 세대의 '듣는 독서'를 이끌어내리라 기대한다"고 답했다.

 

신산업 성숙 위해선 고정적인 소비층 확보해야

(사진=네이버 영화)


반면  오디오북 시장이 성숙하기 위해선 인기 연예인만을 앞세우는 식의 마케팅은 자제해야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과거 전문 성우가 아닌 유명 배우만을 내세운 영화 '너의 이름은' 더빙판은 영화 팬은 물론 전문 성우에게까지 빈축을 샀다.

배역에 어울리지 않는 발성과 말투로 인해 몰입감이 저해돼 일부 영화 팬 사이에서는 "배우가 더빙하는 것 자체를 금지해야 한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다.

일부 성우들이 SNS를 통해 작품 홍보를 위해 연예인만 더빙에 활용하는 관행을 지적하며  논란은 심화됐다.

누적 이용자수 21만명에 달하는 네이버 오디오클립은 배우, 가수, 작가 등 전문 성우가 아닌 다양한 유명인이 낭독자로 참여하는 것이 특징이다.

네이버 오디오클립은 '셀럽 낭독 오디오북'을 하나의 코너로 만들어 메인 페이지에 등록했다. 배우 김태리가 낭독한 이상의 '날개' , 배우 최민식이 낭독한 이범선의 '오발탄'은 한국 소설 카테고리 전체 판매량 순위에서 각각 2위, 6위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일부 오디오북 이용자는 인기 연예인의 오디오북 낭독에 불만을 표했다.

네이버 오디오클립 리스너 이유진 (24·여)씨는 "연예인은 낭독자가 메인이 되기 때문에 연예인 혼자 완독하는 경우가 많다"며  "성우가 오디오북을 낭독할 경우엔 여러 성우가 각자 등장인물을 맡아 낭독해 작품에 몰입하기 쉬운 반면 연예인 완독본의 경우 한 사람이 처음부터 끝까지 완독해 지루한 측면도 있다"고 전했다.

네이버 오디오클립 리스너 노모씨(33·여)씨는 "연예인이 낭독을 해도 작품 분위기에 잘 어우러지면 상관 없다"면서도 "흥행성만을 위해 작품과 잘 맞지 않는 연예인을 섭외하면 듣는 데 몰입감이 떨어진다"는 의견을 내놨다.

박기수 한양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성장기에 다다른 산업이 성숙기에 진입하기 위해선 문제 요인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며 "유명인을 활용해 작품의 인지도를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콘텐츠 자체에 흥미가 있는 소비자에게 소구하기 위해선 콘텐츠의 질을 안정적으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스냅타임 오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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