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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 혼자 종강하셨네”…올해도 온라인 강의 ‘재탕’

비대면 수업에 과거 촬영 영상 재사용 빈번
학생들 “성의 보여야” vs “같은 내용 재촬영 비효율적” 이견
학교측, 수업 내용 업데이트 권고하지만 강제력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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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라도 바꾸는 성의는 있어야지”, “그 분 재탕 심한데 공지도 안 함”, “교수님 혼자 종강하셨네”

개강 이튿날인 지난 3일 대학생 온라인 커뮤니티 경희대 에브리타임에 ‘강의 재사용’을 지적하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한 학기 전체 강의 녹화본이 하루 만에 업로드 된 것. 녹화본 영상 제목에 ‘12/14(월)’이라고 날짜가 명시돼 있어 지난 2학기 강의를 재사용한 것임을 짐작케 했다. 학생들은 이 영상에 대해 “제목조차 바꾸지 않았다”는 댓글을 달면서 교수의 무성의를 비판했다.

경희대 2학년생 이모(22·여)씨도 지난주 비대면 비실시간으로 진행되는 교양 과목의 오리엔테이션(OT) 강의를 듣고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4월 30일 석가탄신일 수업이 휴강이라고 공지돼 있었기 때문이다.

이씨는 “달력을 찾아보니 지난해 수업 일정이란 걸 알 수 있었다”며 “설령 강의 내용이 대동소이하더라도 학기 초에 정보를 전달하는 OT 강의는 새로 찍어 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지난 학기 녹화본이 또교과목 따라 괜찮다는 옹호도

3월 개강 후 대학 내 비대면 비실시간 수업에서 온라인 강의를 재사용하는 실태가 반복되고 있다.

과거 녹화본의 연도·날짜가 특정되거나 강의 내용이 업데이트 되지 않은 채 제공되는 식이다. 학생들은 원격 수업의 질이 떨어진다며 불만을 제기하고 있으나 전공·과목별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비대면 강의는 크게 실시간 강의와 비실시간 강의로 나뉜다.

줌(Zoom)·웹엑스(Webex) 등 비대면 화상강의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실시간 강의는 교수와 학생이 수업 시간에 맞춰 프로그램에 접속해 수업을 진행한다. 반면 비실시간 강의는 교수가 미리 녹화해 업로드 한 영상을 학생들이 일정 기간내에 시청하면 출석으로 인정한다.

문제는 녹화본을 활용한 수업.

담당 과목의 강의진이 강의 내용을 업데이트하지 않고 지난 학기에 사용한 것을 그대로 재사용한다는 게 학생들의 불만이다.

국민대에 다니는 김모(24·남)씨는 강의 재사용을 두고 “(교수가) 변화된 예시를 추가하거나 지난 학기 수강생들의 피드백 내용을 수업에 반영할 의지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경희대생 김모(22·여)씨는 “강의 재사용은 책임과 의무에 대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최소한 같은 내용의 강의라고 하더라도 다시 한 번 녹화해서 업로드하는 성의를 원한다는 것.

다만 과목 특성에 따라 강의 내용을 평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경희대에 다니는 또 다른 학생 김모(27·남)씨는 “수업 내용이 크게 달라지지 않는 과목은 이전 강의 녹화본을 듣는다고 해서 수업의 질이 떨어지지 않는다”며 “교수가 매학기 같은 내용을 재촬영한다는 것이 오히려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쌍방향적 소통이 필요하지 않거나 ‘족보’같은 시험 관련 문제점이 없다면 과거 강의 내용을 재사용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모(28·남)씨 또한 “학생이 감정적으로 화가 난다고 무조건 재사용을 하지 말라고 요구할 순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전대넷)이 지난 4일 정부서울청사 앞 등록금 반환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전대넷 페이스북)

 

실질적 대책 마련 어려워등록금 반환 요구 지속

강의 재사용의 문제는 학교측과 학생회 모두 인지하고 있지만 적극적인 개선에는 나서지 않는 게 현실이다. 대응책이라고 해봐야 사례 수집 후 개선을 권고하는 수준에 머무르는 게 전부다.

서울 소재 A대학 관계자는 “교수들에게 연도나 학기가 특정될 수 있는 상황이나 보완이 필요한 강의 내용을 최신화하도록 권장하고 있다”며 “최신화가 부실할 경우 관련 부서에 이를 알릴 수 있고 총학생회 차원에서도 별도로 학생들의 의견을 모으고 있다”고 설명했다.

B대학 관계자 또한 “(매 학기) 새롭게 촬영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며 시간이 많이 지난 강의를 재사용하는 경우 모니터링을 통해 교수들에게 따로 얘기한다”고 말했다.

그는 “강의 재사용으로 교수가 학교로부터 받는 제재는 따로 없다”며 “다만 학기말에 학생들이 실시하는 강의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을 수는 있다”고 덧붙였다.

반복되는 원격강의 질 저하는 결국 ‘등록금 반환’ 요구로 이어지고 있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지난달 25일 공개한 ‘비대면 개강에 따른 등록금 실태조사’ 결과 대학생·대학원생 614명 중 92.6%가 등록금을 ‘코로나19 이전(2019년) 수준보다 줄여야 한다’고 답했다.

원격수업이 ‘부정적’이라고 평가한 비율은 55.8%였다. 부정평가 이유로는 △등록금이 아까움(16.8%) △수업 집중력 저하(16.2%) △온라인 강의 질 저하(13.9%) 등을 꼽았다.

 

/스냅타임 윤민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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