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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보다 캐릭터 꾸미기가 먼저”…MZ세대는 ‘룩덕’?

나만의 캐릭터 선호하는 MZ세대 “이마 넓이까지 조정”
일부 아이템은 한정판...기한 지나면 가격 급등
의뢰 맡겨 찍는 캐릭터 사진 ‘스샷작’도 있어
전문가 “MZ세대의 가치소비적 특성 반영된 것”

조 씨가 친구들과 메둥룩(메이플스토리 커플룩)을 맞추고 찍은 '스샷작' (사진=조씨 제공)

‘메이플스토리2’ 유저 최하린(여·21)씨는 게임 캐릭터를 육성할 때 가장 먼저 ‘룩덕’에 투자한다. 룩덕이란 자신의 게임 캐릭터의 외형을 보고 꾸미며 자기만족을 느끼는 행위를 뜻하는 신조어다.

최 씨는 아무리 게임 내에서 캐릭터의 레벨이 높고 기술이 화려해도 예쁘지 않으면 만족감이 떨어진다고 한다. 그는 “다른 사람들의 화려한 캐릭터를 보면 내 캐릭터도 더 예쁘게 꾸미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고 말했다.

그는 예쁘게 꾸민 게임 캐릭터가 ‘자식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자신의 노력과 정성이 하나하나 들어가 더욱 캐릭터에 애착이 간다는 것. 이어 “여러 캐릭터를 하나하나 꾸미다 보면 캐릭터로 가족을 만든 것 같아 재미있고 각자 다른 매력의 캐릭터들을 보면 뿌듯하다”며 웃었다.

 

룩덕이 MZ세대의 취미로 떠오르고 있다.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여러 커뮤니티에선 관련 게시물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룩덕을 위해 유저들이 모이는 카카오톡 오픈채팅방도 있다. 룩덕을 즐기는 이들은 게임에서 레벨업이나 무기 강화같은 다른 콘텐츠보다 캐릭터 꾸미기에 열중한다. 이를 위해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까지 투자한다.

이들은 자신의 취향을 반영해 마음대로 커스터마이징(맞춤제작) 할 수 있어 좋고, 다른 이용자들에게 자랑하고 소통할 수 있어 좋다고 입을 모은다. 아기자기하고 깜찍한 캐릭터의 디자인과 편리한 커스터마이징은 온라인 게임의 중요한 요소가 됐다.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라면 아낌없이 투자하는 MZ세대의 가치소비적 특성과 차별화 욕구가 강한 특성이 반영된 현상으로 해석된다.

 

룩덕은 생명캐릭터가 예뻐야 게임할 맛 나요

 

게임 ‘엘소드’ 유저의 캐릭터 (사진=독자제공)

‘룩덕’을 즐기는 이들은 마음에 드는 캐릭터는 게임을 즐기는 데 필수적이라고 말한다.

‘로스트 아크’ 유저 이한솔(여·26)씨는 “취향에 맞춰 캐릭터를 만들고 싶은데 옷이 예쁘지 않으면 재미가 반감된다”고 했다.

이 씨가 특히 로스트 아크 게임을 즐기는 이유는 자유로운 커스터마이징이다.

이 게임의 캐릭터는 턱의 돌출이나 미간 간격까지 조절할 수 있는 등 세분화 한 커스터마이징 기능을 제공한다. 이 씨는 “혼자 하는 게임보다 온라인 게임에서의 커스터마이징이 더 큰 재미를 준다”며 “다른 사람과의 취향을 비교해 볼 수 있고 마음에 들면 공유해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캐릭터로 대리만족할 수 있다는 점도 룩덕을 하는 이유다.

‘테일즈런너’ 유저 최지원(여·20)씨도 “내가 입지 못하는 헤어와 옷을 입힐 수 있어 기분이 좋아지고 내가 옷을 입을 때도 캐릭터의 코디를 비슷하게 입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룩덕에 1000만원 이상은 지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 씨도 “현실의 내가 캐릭터처럼 화려해지려면 오히려 돈이 더 많이 들고 캐릭터와 똑같아 질 수도 없다”며 “또 일상에서 난 멋진 제복 같은 옷을 입을 수 없는데 게임 속 캐릭터는 가능하니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때 아니면 못 사니까요”…코디 아이템의 인기요인

게임 내 코디 아이템은 무기나 장비 아이템과 달리 ‘한정판’이 많다. 예쁘고 매력적인 코디 아이템이 시기를 놓치면 사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도 유저들의 구매욕구를 자극한다.

메이플스토리의 경우 ‘스페셜 라벨(스라벨)’, ‘마스터 라벨(마라벨)’이라는 이름으로 한 달에 한 번 기간 한정 코디 아이템들이 출시된다.

메이플스토리 유저 조민정(여·27)씨는 “‘스라벨’, ‘마라벨’ 아이템은 기간 한정으로 새로운 아이템이 출시되면 오래된 순으로 더 이상 판매하지 않아 더 비싸진다”며 “더 이상 판매되지 않는 ‘단종템’이 비싸고 현금화했을 때 몇십만원이 되는 아이템도 있다”고 했다.

 

유저들과 모여 게임 사진 찍기도…‘스샷작남겨

예쁘게 꾸민 캐릭터를 모아 사진을 찍어 ‘스샷작’을 남기기도 한다. 스샷작은 스크린샷 작품이라는 뜻으로, 게임 스크린샷을 찍어 캐릭터에 맞게 잘라 편집한 사진이다. 일부 유저들이 게임머니나 장당 20~30원을 받고 찍어준다. 편집 스타일이 사람마다 달라 인기다.

메이플스토리 유저 조 모씨(여·25)는 “혼자서 캐릭터를 꾸미는 것도 재미있지만 메이플스토리의 매력은 역시 친구들과 커플룩을 맞추고 사진을 찍는 것”이라고 했다.

조씨는 “전 긴 머리와 염색모 관리가 힘들어 머리를 쉽게 바꾸지 못하는데 양갈래, 웨이브 헤어와 눈부시게 밝은 색의 헤어를 소화하는 캐릭터 사진을 보면 기분이 너무나 좋다”고 설명했다.

 

조 씨가 친구들과 메둥룩(메이플스토리 커플룩)을 맞추고 찍은 ‘스샷작’ (사진=독자 제공)

 

전문가 “MZ세대는 가치소비 즐겨…개성도 강해”

 

(사진=이미지투데이)

전문가들은 내가 만족감을 느낄 수 있는 가치라면 적극적으로 소비하는 MZ세대의 특성이 반영된 현상이라고 말한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MZ세대는 평소엔 합리적이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라면 남들의 시선을 신경쓰지 않고 아낌없이 소비한다”고 말했다.

이재흔 대학내일20대연구소 책임연구원도 “룩덕 소비는 나를 위한 소비, 내 취향에 맞는 소비라는 점에서 가치소비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차별화 욕구가 강한 Z세대의 특성도 룩덕에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커스터마이징이 자유로운 게임의 인기 요인에 대해 “Z세대는 대량생산이 아닌 ‘주문생산’ 세대”라며 “개성을 살려 나만의 무언가를 만들고 싶어하는 욕구가 크고 남들과 다르다는 점에서 존재 가치를 인정받는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도 “MZ세대는 자신의 개성과 취향을 드러내길 좋아하는 세대”라며 “다른 사람과 다른 내 개성을 표현하고 취향에 딱 맞는 제품과 서비스를 얻기 위해 커스터마이징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스타벅스나 서브웨이의 커스터마이징뿐만 아니라 다꾸(다이어리 꾸미기), 스꾸(스티커 꾸미기) 등 자신의 취향을 더해 표현하는 꾸미기 문화의 유행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스냅타임 권보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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