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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트에 ‘진심’인 MZ 세대…개성 표현부터 ‘디지털 굿즈’ 판매까지

넷플릭스 자막‧SNS 등서 다양한 폰트 활용
폰트 제작회사 이용자 절반 이상 MZ세대
기업‧지자체 등서 폰트 제작‧배포... 홍보효과 ‘톡톡’

블로그를 운영하는 문은빈(23·여)씨는 주제별로 블로그에 게재하는 글의 제목 폰트를 변경한다.  폰트 하나 변경하는 것만으로도 글의 느낌을 다르게 할 수 있어서다.

최근 MZ 세대는 글의 폰트에 많은 관심을 갖는다. 콘텐츠를 보거나 작성할 때 폰트 설정에 심혈을 기울인다는 것이다.

넷플릭스 자막을 분위기에 맞는 폰트로 바꾼다. 콘텐츠 장르와 형식에 따라 분위기에 맞는 폰트를 선정하는 것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할 때도 폰트를 변경한다. 인스타그램 프로필, 카카오톡, 블로그 등을 이용할 때 상대방에 맞게 프로필을 변경한다.

 

다양한 산돌 글씨체. (사진=산돌 홈페이지)

개성 표현의 수단이 된 폰트…“‘나만의 무드 표현

문씨는 전시회 관람 같은 문화 생활 주제는 차분하고 고급진 느낌을 주기 위해 ‘마루 부리’ 폰트를, 일상적인 주제는 ‘다시 시작해’ 폰트를 게임 리뷰는 신나고 동적인 느낌을 주기 위해 ‘바른 히피’ 폰트를 사용한다.

문씨는 “폰트 하나로 전체적인 느낌이 달라진다”며 폰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객관적인 수치로도 MZ 세대의 폰트에 대한 관심을 확인할 수 있다.

국내 대표적인 폰트 회사 산돌에 따르면 MZ세대는 산돌 이용자의 약 50%를 차지하며, 그 이용자 수는 지속적인 증가 추세다.

폰트 회사 윤디자인그룹 이용자 또한 MZ 세대가 압도적으로 많다. 윤디자인그룹 폰트 이용자 중 MZ 세대가 차지하는 비율은 70%에 육박한다.

김보경(29·여)씨는 “폰트를 통해 ‘나만의 무드’를 표현할 수 있다”며 “블로그, 카페, 카카오톡 등에서 취향을 반영한 폰트를 사용한다”고 말했다. 이어 “휴대전화의 경우 매일 사용하기 때문에 앱의 위치와 기능 등에 대해 이미 파악한 상태”라며 “화면을 통해 보이는 느낌과 취향을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홍지수(28·여) 씨는 “사진 또는 영상에 효과를 더하기 위해 SNS 게시물의 폰트를 변경한다”며 “인스타그램에서의 폰트 변경은 일종의 자기만족이자 과시욕”이라고 전했다. 이어 “고급스러운 게시물을 업로드함으로써 ‘스스로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만든다’는 점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텍스트의 짧은 길이로 인해 폰트의 중요도가 올라간 측면도 있다.

폰트를 중시하는 한 이용자는 “최근에는 특히 짧은 텍스트의 표현으로 다양한 의미를 표현한다”며 “길이가 짧아진 만큼 텍스트를 표현하는 방법에 집중한다”고 말했다. 텍스트의 길이가 짧아지는 만큼 텍스트 표현 방식의 중요도가 올라가고, 그 표현 방식 중에 하나가 폰트라는 것이다.

황남석 산돌 마케팅팀 PD는 최근의 폰트 인기 현상을 “나를 표출하고자 하는 욕구와 시각 콘텐츠 소비량 급증이 맞물린 결과”라고 분석했다.

나만의 콘텐츠를 전달하고자 하는 욕구와 함께 아이패드 등의 스마트 기기 활용이 증가가 폰트에 대한 MZ세대의 높은 관심으로 이어졌다는 것.

김좌진 장군체. (사진=세븐일레븐 홈페이지)

 

휴머니스트체인기가치, 의미, 정서 담긴 폰트

폰트는 크게 ‘지오메트릭(geometic)체’와 ‘휴머니스트(humanist)체’로 나눌 수 있다. 지오메트릭체는 완전히 대칭적이고 조형적으로 완벽한 폰트인 반면 휴머니스트체는 완성도는 떨어지지만 인간미가 느껴지는 폰트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과거에는 지오메트릭체를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려졌지만 최근에는 손글씨의 특징을 가미한 휴머니스트체가 많이 선택받는다.

황PD는 “최근 MZ 세대는 가치, 의미, 정서가 담긴 폰트를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김좌진 장군체’와 ‘안중근체’가 대표적인 사례다. 황PD는 “작년 출시된 독립운동가 손글씨를 본뜬 ‘김좌진체’와 ‘안중근체’는 MZ세대에게 좋은 반응을 유도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의 경우도 뒤늦게 글공부를 시작한 노인들의 삐뚤빼뚤한 글씨체를 출시했다. 황PD에 따르면 이에 대한 MZ 세대의 반응은 좋았다.

 

폰트로 홍보해요”…‘디지털 굿즈’가 된 폰트

폰트는 일종의 ‘디지털 굿즈(Digital Goods)’의 역할 또한 한다. 디지털 굿즈는 온라인에서 배포할 수 있는 템플릿 형태의 굿즈를 의미한다.

휴대폰이나 태블릿PC 배경화면, 카카오톡 테마, 노트 필기 앱인 굿노트에서 사용가능한 속지 등 모바일 환경에 사용할 수 있는 템플릿이 대표적인 사례다. 최근 기업들은 디지털 굿즈를 홍보 수단으로 활용하고,  폰트 또한 그 일환인 것이다.

윤디자인그룹의 최치원 담당자는 “기업들이 폰트 제작·배포를 통해 ‘바이럴 마케팅(Viral marketing)’ 효과를 누린다”고 말했다.

누리꾼들의 주목을 끌 수 있는 폰트의 제작·배포를 통해 기업이 화제가 되면 그 자체로 홍보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것.

최 담당은 “네이버의 경우는 ‘나눔과 착한 기업’의 이미지를, 배달의 민족의 경우 ‘B 급 정서’의 재미있는 이미지를 만들어냈다”고 설명했다.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자체 폰트를 개발하기도 한다.

조문석 마포구청 일자리지원 담당자는 “과거와 다르게 폰트에 대한 선호도가 증가했다”며 “거기에 착안해서 마포 지역 브랜드 서체를 개발했다”고 말했다.

이러한 서체는 지역 홍보 효과도 있다. 마포 축제에서는 마포나루체를 사용하고, 홍대 관련 사업에는 홍대프리덤체를 씀으로써 지역 홍보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지민영(34·여) 씨는 “폰트를 활용한 기업이나 지자체 홍보 효과는 좋은 것 같다”며  “마포구청체나 배달의 민족 폰트의 경우 무료로 배포해서 더 홍보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스냅타임 안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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