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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왜곡 안돼요”...강한 목소리 내는 MZ 세대

최근 드라마 SBS ‘조선구마사’, tvN ‘철인왕후’, JTBC ‘설강화’ 등이 역사 왜곡 논란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특히 조선구마사는 지나친 역사 왜곡으로 논란이 일었고 방영중지를 요청하는 국민청원으로까지 이어졌다. 결국 제작사와 방송사는 시청자 사과와 함께 방영중지 결정을 하면서 논란을 마무리했다.

역사왜곡 논란에 거세게 반대하는 MZ세대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수인(27·여) 씨는 “요즘 드라마 역사왜곡이 심하다”며 “주변 지인들이나 오픈 톡방에서도 역사 왜곡에 굉장히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청와대 홈페이지 캡처)


 

"K드라마 영향력 확대... 왜곡 정보 확산 우려되요"

MZ 세대는 소위 K컬처(드라마, 영화 등) 콘텐츠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세계적으로 퍼지면서 그 영향력을 체감하고 있다.

김씨는 “미디어는 영향력이 크므로 올바른 역사 인식이 필수적이다”라며 “한국 TV 드라마가 OTT를 통해서 외국까지 퍼져나가는데 외국인들이 왜곡된 역사 인식을 가질까봐 걱정된다”고 전했다.

양윤석(18·남) 씨는 “드라마는 역사 인식에 상당히 큰 영향을 미친다”며 “외국인 시청자들이 한국 역사에 대해 왜곡된 인식을 갖지 않도록 올바르게 전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SNS나 유튜브 상에서 이미지나 영상 클립 형태로 2차, 3차 전파된다”고 덧붙였다. 드라마 작품 자체뿐 아니라 작품에 관한 2차 콘텐츠가 확산되는 시대에 역사 왜곡이 미칠 영향을 우려하는 것이다.

심두보 성신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드라마는 이제 특정 지역에서 소비되는 것이 않고 세계적으로 유통·수용되는 콘텐츠”라며 “조선구마사 사례처럼 역사왜곡이 지나친 드라마는 외국에서 한국의 위신을 깎아내릴 수 있다는 점이 큰 문제가 된다”고 말했다. 드라마가 가진 가치, 효용, 영향력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시대에 드라마의 역사왜곡은 한국 이미지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자유로운 해외 여행을 즐기는 MZ 세대의 성향도 역사 왜곡에 민감한 반응으로 이어진다.

양씨는 “개인적으로 외국 여행 도중 한 외국인 할아버지와의 대화를 통해 ‘사소한 정보와 계기가 국가에 대한 인식을 결정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고 말했다.

심 교수는 "오늘날의 MZ세대는 외국 여행을 통해 세계화된 의식을 지닌 것이 오히려 애국심의 강화로 발전한다“고 설명했다.

 

SNS서 불필요한 역사 왜곡 논란 키워

SNS 상에서 확장된 여론이 역사 왜곡 논란을 키웠다는 의견도 있다.

박시현(18·여) 씨는 ”논란이 된 드라마를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SNS를 통해 논란을 접했다“며 ”10대들은 인터넷을 통해 역사 왜곡을 쉽게 접하고 그것에 대해 분노를 표한다“고 말했다.

역사 왜곡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작품을 직접 시청하지 않아도, 논란에 관한 소식을 SNS를 통해 간접적으로 접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SNS 상의 분노를 고스란히 이어받는다.

김세환 한국콘텐츠진흥원 연구원은 ”SNS와 댓글 활성화를 통해 논란이 키워진 측면이 있다“며 ”높은 디지털 접근성 때문에 분노가 훨씬 빠르게 확산된다“고 설명했다.

최계연 겨레하나 미래세대국장 또한 ”보수 유튜버 등 드라마 역사 왜곡 논란을 주도하는 여론주도층이 있다“며 ”이러한 SNS와 유튜브 채널들이 논란에 불씨를 지핀다“고 말했다.

경기외고에서 올바른 역사 인식을 정립하기 위해 '우리의 가치를 되찾아서'라는 캠페인을 벌였다. (사진=경기외고 역사외교 동아리 반크 제공)


 

사회에 관심이 많은 MZ 세대...‘선취력선한 오지랖

역사 왜곡에 우려를 표하는 MZ 세대는 사회현상에 관심이 많다. 이는 ‘선취력’과 ‘선한 오지랖’과도 일맹상통한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는 2020년 MZ세대의 특징으로 ‘선취력’을 꼽았고, 그와 비슷한 백락에서 2021년 키워드로 ‘선한 오지랖’을 꼽은 바 있다. ‘선취력’은 ‘먼저 행동해서 선한 변화를 이끌어내는 능력’을 지칭하고, ‘선한 오지랖’은 특정 사회 문제에 대해 해시태그 운동 등 실천으로 옮기며 ‘오지랖’을 부리는 행태를 의미한다.

따라서 사회 정의와 소신을 외치며 잘못을 꾸짖고 사회를 좋은 방향으로 끌고 나가는 모습이 MZ 세대의 중요한 감수성으로 자리 잡았다는 것이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나라를 위해 힘을 보태야 한다’와 ‘나라가 잘돼야 나도 잘된다'는 생각에 MZ 세대의 60% 이상이 동의했다. 또한 최근 1년 동안 사회 이슈와 관련된 활동 참여율은 Z세대가 72.7%, 밀레니얼 세대가 80.7%로 매우 높은 수준이었다.

젊은 층이 사회에 무심하다는 편견이 팽배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는 역사외교 동아리 ’반크‘의 활발한 종횡무진을 통해서도 엿볼 수 있다.

경기외고 ’반크‘에서 부장을 맡고 있는 양윤석 씨는 “’우리말 되찾기‘, ’역사 왜곡 바로잡기‘ 등의 캠페인과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며 “거창하지는 않지만 작은 움직임이 또 다른 움직임으로 이어질 것이라 믿는다”고 했다. 이어 “이러한 연쇄작용을 통해 사소한 것들이 사회에 좋은 영향을 준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최계연 겨레 하나 미래세대국장은 ”젊은 세대들은 기본적으로 역사에 관심이 많다“며 ”학교에서는 첨예한 갈등을 빚는 역사 이슈에 대해 배우거나 토론을 할 기회를 갖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학교에서 다루지 못해 느끼는 지적 갈증이 ’역사 왜곡 바로잡기에 대한 요구 증가‘로 이어진다“고 덧붙였다.

심 교수 또한 ”MZ 세대의 역사 왜곡에 대한 분노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라며 ”젊고 순수하기에 오히려 중장년층보다 정의감이 더욱 강하다“라고 말했다.

 

역사 왜곡 퇴치 방안...다방면의 노력 필요

역사 왜곡 논란을 종식하기 위해서는 제작자의 높은 책임 의식과 동아시아 역사 공유 등 광범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콘텐츠 제작자들의 창작물이라는 방패 뒤에 숨기보다는 제작 단계부터 책임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것.

심 교수는 ”방송사는 좀 더 책임감을 갖고 방송 제작과 송출에 임해야 한다“며 ”개인 유튜브도 아니고, 특히 지상파 방송의 경우에는 그에 걸맞는 책임감을 수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근본적으로는 동아시아 역사 논란이 해결되어야 한다.

김 연구원은 역사 왜곡 논란을 종식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으로 ’동아시아 역사 공유 플랫폼‘을 꼽았다.

김 연구원은 ”프랑스와 독일의 경우에는 공동 채널을 구축하고 공동 역사교과서를 제작함으로써 역사 왜곡 논란을 해결했다“며 ”한국도 중국, 일본 등 주변 국가와 역사를 공유하면서 역사 왜곡 문제를 해결토록 노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스냅타임 안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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