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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대’ 도전한 2030의 이유? “내 이야기 들어 주니까”

"전당대회를 통해 우리 당이 약속한 변화는 대한민국 국민 가운데 능력 있고 의지만 있다면 누구든 정치에 참여할 기회를 마련한다는 것이었다. 그간 당 대변인은 지도부에서 인선했지만 이와 달리 이번에는 공개 토론 배틀로 선발한다."

헌정 사상 처음으로 30대 제1야당 대표로 선출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27일 한 말이다.

국민의힘 대변인단을 선발하는 토론 배틀 ‘나는 국대다’에 20·30대가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지난 4월 지방선거 보궐선거에서 젊은층의 전폭적인 지지를 이끌어 낸 이 대표가 강조한 ‘공정한 경쟁’이라는 의제에 적극 공감한 탓으로 풀이된다.

토론 배틀에 직접 참여한 2030세대는 선발 방식에 만족했을 뿐만 아니라 ‘내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다. 젊은 세대에게 높아만 보이던 정치 참여의 문턱을 낮췄다는 평가다.

이들은 실험적인 시도가 몰고 올 ‘새로운 정치’에 대한 기대도 숨기지 않았다. 다양한 형식을 빌려 젊은 세대를 비롯한 일반 국민들이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통로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원자 중 70%2030...3 김민규 군 8약진

청년층은 다른 세대에 비해 이번 토론 배틀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아울러 준비된 전형을 거치며 40대 이상 경쟁자들을 압도하는 실력을 뽐냈다.

지난 18~22일 진행한 ‘나는 국대다’ 1차 모집에는 총 546명이 지원해 14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중 20대는 235명(41.6%), 30대는 178명(31.6%)으로 전체 지원자의 70% 이상을 차지했다. 10대 지원자도 36명(6.4%)이나 됐다.

1차 논평 영상 심사를 거쳐 진행된 2차 압박 면접과 16강에서도 2030세대의 약진은 두드러졌다. 16강 진출자 중 12명, 8강 진출자 중 5명이 2030세대였다. 최연소 참가자로 8강에 오른 고등학교 3학년 김민규(18)군까지 포함하면 남은 8명 중 6명이 청년층인 셈이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27일 제1회 국민의힘 대변인 선발 토론 배틀 '나는 국대다' 16강 오디션에서 심사위원단, 참가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낮아진 정치 참여 문턱에 청년층 선뜻 도전장

‘나는 국대다’에 참가한 20·30대는 공통적으로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와 공정한 경쟁을 담보하는 형식에 매료돼 지원했다고 입을 모았다. 청년층이 나이·신분 등 사회적 배경에 구애받지 않고 야당의 대변인직에 도전장을 내밀 수 있었다는 것.

1차 논평 심사에서 탈락한 서원렬(23·남)씨는 “모두에게 열린 경쟁의 장을 통해 정치권에 진출하거나 자신의 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라는 생각이 들어 놓치고 싶지 않았다”며 지원 동기를 밝혔다.

서씨는 “엘리트 정치인에 의한 영입·발탁이 아니더라도 ‘공정한 경쟁’이란 의제 아래 청년들이 정치에 뛰어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2차 압박 면접에서 고배를 마신 이정섭(24·남)씨는 “국민의힘 당사에서 면접 순서를 기다리는 동안 정육점 직원부터 변호사, 기업인, 좌·우파 정치 유튜버 등 다양한 분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그는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모여 토론과 경쟁을 거쳐 당 대변인이 된다면 국민의 입장을 더 잘 이해하고 다가갈 수 있으리라 본다”며 “또한 많은 사람들이 정치를 어려운 것이 아닌 ‘나도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될 것 같다”고 대변인 선발 방식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토론 배틀의 기획자이자 ‘첫 30대 당수’인 이 대표의 상징성 때문에 관심을 가졌다는 언급도 나왔다.

‘5차 재난지원금 전국민 지급’을 주제로 한 토론 끝에 8강에 진출한 신인규(35·남) 변호사는 “2030세대에게 이 대표가 갖는 상징성이 매우 크다”며 “나이가 30대라는 점 외에도 ‘내 이야기가 통할 것 같다’는 이미지 때문에 심적으로도 가깝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감성적 혜택보다는 나국대같은 공정한 경쟁 원해

국대 선발에 직접 참여하지 않았지만 선발과정을 지켜보는 청년층도 이번 선발과정이 공정한 경쟁의 장을 보장받길 원하는 그들의 취향을 저격했다는 평가를 했다.

16강 토론을 지켜본 권순준(25·남)씨는 “대변인을 뽑는 방식을 통해 당의 이미지를 쇄신하고 2030세대를 설득할 수 있는 ‘공정한 경쟁’이라는 의제를 드러냈다”고 평가했다.

권씨는 젊은 세대가 공정한 경쟁을 환영하는 이유에 대해 “직장을 구하는 과정에서도 경쟁에 내몰려 있다”며 “청년은 할당제 같은 혜택에 대한 감성적 기대보다 ‘나도 공정히 싸울 테니 다른 사람도 공정히 싸우는지 확인하고 싶은 욕구'가 크다”고 설명했다.

일부 청년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박성민 청와대 청년비서관 발탁과 이번 토론 배틀을 비교하기도 했다.

김기현(26·남)씨는 “‘능력주의’라는 이 대표의 색깔과 잘 맞는 방식으로 대변인을 선발하는 과정이 민주당·청와대의 인사와 대비되며 긍정적인 여론을 이끌어 냈다고 본다”고 말했다.

 

(사진= 국민의힘 '나는 국대다' 홈페이지)


 

국민의힘 대변인 공개 선발 각 시·도당으로 확대할 의향 있어

국민의힘은 ‘대변인 공개 선발’에 대해 실험적 시도지만 긍정적인 선례를 남길 것이라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16강 심사위원을 맡은 김용태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은 ‘나는 국대다’에 2030세대가 뜨거운 관심을 보인 데 대해 "앞으로도 곳곳에 보이지 않는 벽을 제거해 공정한 경쟁을 유발한다면 더 많은 2030세대가 정치에 참여할 수 있지 않을까 본다"며 대변인 공개 선발을 각 시·도당으로 확대할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현재 (‘나는 국대다’가) 중앙당 차원의 시도지만 각 시·도당에도 대변인이 있다"며 "(대변인 공개 선발이) 자리를 잘 잡아 지역 방송사들과 연계해 각 지역별로 확대된다면 (지역에도) 파급력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최고위원은 이 대표가 지난 26일 토론 배틀에 이어 ‘정책공모전’ 개최 구상을 밝힌 데 대해 “대학생·청년들이 현실에서 느끼는 아이디어가 훌륭함에도 잘 다듬어지지 않아 정책으로 이어지지 못했다”며 “실생활에 밀접한 아이디어를 발굴해 좋은 선례를 남긴다면 다른 당과 함께 ‘혁신 경쟁’을 이뤄나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민의힘은 30일 8강전과 다음 달 5일 결승전을 치러 최고 득점자 2명을 대변인으로 임명한다. 나머지 2명은 상근부대변인을 맡는다.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중계했던 16강과 달리 8강부터는 TV 생중계에 나서 더욱 이목을 집중시킬 예정이다.

 

/스냅타임 윤민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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