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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글'을 아시나요?" 올림픽에 더 바빠진 온라인 커뮤니티

김모씨(24·남)는 올림픽 경기를 볼 때 온라인 커뮤니티에 접속한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오는 '올림픽 달글'을 보며 시청하면 재미를 더할 수 있어서다.

그는 "혼자 보면 조금 지루하게 느껴지는데 온라인 커뮤니티의 반응을 보면서 함께 시청하면 웃으면서 보게 된다"고 했다.

MZ세대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하나의 게시글을 만들어 TV 프로그램을 보며 실시간으로 댓글을 다는 '달글'을 하거나 트위터에서 '올림픽 보는 계정'을 따로 만들어 소통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온라인 공간에서 올림픽을 즐기고 있다.

 

"달글 통해 감정을 공유하고 재미도 느낄 수 있어"

(사진=대학내일 20대 연구소)


지난 4월 대학내일 20대 연구소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MZ세대가 TV를 이용하는 이유로 'TV를 보면서 다른 기기도 사용할 수 있어서'가 2위를 차지했다.

대부분의 MZ세대는 TV를 시청할 때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등 다른 기기를 동시에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의 '달글'은 이러한 성향을 보여주는 새로운 문화다.

지난 27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 올라온 달글이다. 하나의 달글에 댓글 수가 9999개가 넘어가면 더 이상 이용을 못 하는데 이 날은 총 20개의 달글이 올라왔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이번 올림픽 기간에도 마찬가지로 온라인 커뮤니티 내 달글을 통해 올림픽을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20대 A씨는 "익명의 사람들과 같은 방송을 보면서 똑같은 반응을 하는 것이 재밌어서 달글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올림픽 경기 도중 우리나라한테 부당한 상황이 발생하면 달글에서 단체로 화를 내는데 그럴 때 다함께 감정을 공유하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가족들이랑 있을 때는 아무래도 말을 조심해야 하니까 눈치를 봐야 하는데 달글에서는 그럴 필요가 없어서 편하다"며 달글을 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특히 A씨는 달글로 이어지는 재치 넘치는 댓글들이 올림픽 보는 재미를 더한다고 강조했다.

펜싱(왼쪽)과 배구 경기(오른쪽) 달글에 달린 댓글이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그는 "각 종목마다 이모티콘을 활용한 다양한 댓글들이 나와서 이번엔 어떤 댓글이 있나 하고 매번 달글을 찾게 된다"고 말했다.

 

"실시간 반응을 볼 수 있고 재치 있는 밈들이 많아"

한편 달글 외에도 트위터에서 올림픽 전용 계정을 만들어 올림픽을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트위터에 '올림픽' 사용자를 검색하면 오륜 안경을 쓴 올림픽 전용 프사를 한 계정들이 나온다. (사진=트위터 캡처)


본인의 계정에서 실시간 반응을 올리며 사람들과 경기의 기쁨을 나누거나 올림픽과 관련된 웃긴 글을 리트윗하며 올림픽을 즐기는 것.

김지우씨(21·여)는 "타임라인에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경기 결과를 보며 트위터 친구들과 경기의 기쁨을 바로 나눌 수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트위터 친구들과 오랫동안 팔로우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들과 올림픽을 즐기고 싶어 TV로 경기를 보면서 그때마다 반응을 올리는 편이다"며 트위터로 올림픽을 즐기는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한예림씨(20·여)도 "하루 종일 수많은 사람들과 함께 실시간으로 경기를 보고 대화를 나눌 수 있어 트위터에서 올림픽을 즐기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가족들과 함께 올림픽을 보는 것보다 트위터에서 올림픽을 즐기는 것이 트위터 특유의 분위기 때문에 더 재밌다"며 "온갖 밈들과 드립, 그리고 선수들의 새로운 애칭은 트위터가 아니면 볼 수 없는 광경"이라고 말했다.

김제덕 선수가  애니메이션 '주먹밥쿵야' 속 캐릭터를 닮았다는 글이다. (사진=트위터 캡처)


실제로 지난 24일 양궁 남녀 혼성 경기에서 김제덕, 안산 선수가 금메달을 따면서 온라인을 중심으로 두 선수와 관련된 각종 밈들이 쏟아져 나왔다.

특히 김제덕 선수의 우렁찬 응원 소리가 화제가 돼 국민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 온라인에서는 '제덕쿵야'라는 애칭을 얻기도 했다.

한씨는 "제덕쿵야라는 트윗이 나온 이후로 제덕쿵야 패러디와 팬아트들이 줄지어 나오는 것을 보면서 너무 재밌었고 양궁협회 인스타 스토리에도 제덕쿵야가 올라와서 신기했다"며 이번 올림픽이 끝난 후에도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 "온라인 관계에 소속감과 친근감을 느끼기 때문"

전문가는 달글과 트위터를 통해 올림픽을 즐기는 것이 MZ세대가 온라인에서 형성된 관계에 친근감을 느끼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사진=대학내일 20대 연구소)


실제로 작년 4월 대학내일 20대 연구소에서 진행한 '세대별 친구라고 생각하는 관계의 유형' 설문조사에 따르면 '온라인 커뮤니티 회원'과 'SNS 팔로워·구독자·이웃'이 MZ세대 사이에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해당 조사를 진행한 대학내일 20대 연구소 이재흔 책임연구원은 "MZ세대는 온라인에서 소통하는 것이 익숙한 세대인데, 이 때 실제 소속이나 친분보다는 관심사 등 서로 통하는 코드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같이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 게 있을 때마다 달글이나 트위터 타임라인 등 판을 열어서 소통하는 것 같다"며 "각자의 관심사를 중심으로 형성된 관계이기 때문에 더욱 친근감과 소속감을 느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스냅타임 공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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