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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재택하라는데, 부장은 출근하라네요"

"정부에서 재택근무를 권고 수준으로 하고 있어 회사에서는 들은 척도 하지 않는다. 차라리 재택근무를 강제했으면 좋겠다. 출퇴근길이 가장 두렵다"

한 광고회사에 재직 중인 이모(24·여)씨는 최근 KF94 마스크를 대량으로 구매했다. 더위를 많이 타는 탓에 비교적 덥지 않은 봄에도 덴탈 마스크를 썼던 그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폭증하자 이씨는 혹시나 싶은 마음에 마스크를 바꿨다.

이씨는 "더워서 숨 쉬는 것도 힘들고 땀이 계속나고 답답하다"면서도 "어쩔 수 없지 않나. 델타 변이는 몇 초만에 감염이 된다고 하는데 불안해서 마스크라도 제대로 써야 할 것 같아 바꿨다"고 말했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지속되면서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1600명을 기록한 15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역광장에 마련된 임시선별검사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국내 코로나19 사태 이후 최다 기록을 세운 어제보다 15명 줄었지만 이틀 연속 1천600명대를 이어갔으며 누적 17만3천511명이라고 밝혔다.(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최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이틀 연속 1600명 이상 발생하면서 큰 확산세를 보이고 있다. 예사롭지 않은 확산세에 방역당국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4단계로 올리고 기업에는 재택근무를 권고했다.

그러나 재택근무가 가능한데도 업무효율 등을 이유로 재택근무를 외면하는 회사들이 적지 않다.

 

재택근무는 다른 세상 이야기

여의도의 한 금융 기업에 재직 중인 김모씨도 여전히 출퇴근을 반복하고 있다.  그의 재택근무는 2주 뒤에서야 시작된다. 회사 측이 '효율성'을 이유로 전원 재택근무가 아닌 순환근무로 방침을 정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씨가 근무 중인 층에만 현재 100여명에 가까운 인원이 모여있다.

그는 "가뜩이나 확진자가 많이 나왔는 여의도는 그 상황이 더 심각하지 않냐"며 "이런 상황에서 순환근무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심지어 본사 인원은 전원 재택근무이고 파견 인력만 돌아가면서 재택근무를 한다"고 토로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 등에 따르면 지난 2일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집단감염이 시작된 이래 증권사, 백화점 등을 통해서 코로나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영등포구청이 금융투자협회를 통해 여의도 35개 금융기관에 전 직원 대상의 선제검사를 권고해 2만 8000여명에 달하는 금융사 직원들이 순차적으로 검사를 진행 중이다. 

 

감염 우려 더 큰 대면업종

그런가 하면 출근이 불가피한 대면업종 종사자들도 있다. 이들은 직업 특성상 불특정 다수를 매번 마주해야 해 감염 우려가 더 크다.

병원 행정직으로 근무하고 있는 20대 A씨는 "아직 순서가 아니라 백신 접종도 하지 못했는데 병원에서 일하면서 매일 여러 사람들을 만나야 해 불안하다"며 "백신 접종이라도 했으면 불안감이 조금은 덜 했을 것 같다"고 한숨을 쉬었다.

A씨는 이어 "차라리 백신 접종을 직업 특수성에 맞게 순서를 달리했으면 좋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은행에서 일하고 있는 안모씨도 걱정이 큰 건 마찬가지다. 안씨는 "그나마 의지할 수 있는 게 마스크인데 밥 먹을 때도 마스크를 쓸 수 있는 건 아니지 않느냐"며 "점심시간에 식사하는 것도 걱정이 되고 업무 중에 물 한 모금 마시는 것도 염려스럽다. 하루빨리 이 상황이 진정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는 불가피하게 출퇴근을 해야 하는 업종의 경우 기업 측에서라도 별도의 대책 마련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영국은 아예 국가에서 가정에 자가진단 키트를 보내주고 있고, 미국의 일부 회사도 근로자에게 자가진단 키트를 지원해주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회사에서 자가진단 키트를 지원해주고 일주일에 한 번씩 검사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음성이 나왔을 때 출근을 하도록 하거나 근로자가 재택근무 여부를 선택할 수 있게 하는 것도 방법"이라며 "이렇게 확진자가 많을 땐 분명 회사 내에서도 확진자가 나올 수 있기 때문에 기업주 입장에서도 필수 인력이 아니라면 재택근무를 시행하는 게 오히려 이익"이라고 덧붙였다.

/스냅타임 심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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