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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튀김 주시면 리뷰 남길게요"…점주 두번 울리는 리뷰 먹튀

"리뷰 잊지 말라고 스티커도 붙여보내는데...음식만 챙기고 '먹튀'하니 답답하죠. 10명 중에 8명이 그래요."

최근 수제버거가게를 오픈한 A씨의 말이다. A씨는 개업 기념으로 리뷰를 남길 시 감자튀김을 서비스로 보내주는 리뷰 이벤트를 진행중이다. 그러나 대다수의 손님이 약속을 어긴다는 게 A씨의 설명이다.

'리뷰 갑질' 못지 않게 '리뷰 노쇼'도 점주들에겐 골칫거리다. '리뷰 노쇼'는 리뷰를 약속하고 사은품을 챙긴 뒤, 리뷰는 나몰라라 하는 행동이다.

배달앱에 신규 등록했거나 새로운 메뉴를 선보이는 점주들은 이벤트를 열고 리뷰를 모은다. 고객에게 리뷰를 약속받고, 캔음료·사이드메뉴 등을 서비스로 보내주는 방식이다. 업장에 따라 리뷰를 잊지 말아달라고 서비스 품목에 스티커를 붙여 보내기도 하는 등 '좋은' 리뷰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되는 '리뷰 뇌물'용 스티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리뷰는 자영업자들에게 대단히 중요하다. 좋은 리뷰가 얼마나 많으냐가 매출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지난 6월 정의당 6411민생특별위원회와 정의정책연구소가 발표한 ‘배달앱 이용 실태 조사’에 따르면, 리뷰가 매출에 영향을 준다는 응답은 74.3%에 달했다. 지난 7월 비씨카드와 여기어때컴퍼니가 발표한 '식당매출액과 리뷰·평점의 영향분석' 리포트에 따르면, 식당 매출액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이 '리뷰 수'라고 나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뷰 노쇼'는 끊이지 않는다. 리뷰 서비스로 제공하는 음식 등은 주문한 음식과 함께 배달되다보니 고객이 '리뷰 노쇼'를 해도 대처할 방법이 없다.

그렇다고 전화해 따지기도 어렵다.  리뷰 노쇼를 항의했다가 '별점 테러'를 당할수도 있어서다.

피자가게 업주 B씨는 "리뷰를 남기는 사람이 상상 이상으로 적다. 단가 3천원짜리 메뉴가 서비스로 나가는데, 리뷰는 돌아오지 않으니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말했다.

심지어 리뷰 노쇼를 방지하는 서비스가 런칭되기도 했다. 지난 6월 출시한 커넥트온의 '49리뷰'는 리뷰 작성 시 포인트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노쇼를 미연에 방지한다. 업체에 따르면, 서비스만 받고 리뷰는 작성하지 않는 경우가 전체의 80%에 이른다.

요식업 커뮤니티에서 꾸준히 논란인 '리뷰 노쇼' (사진=네이버 카페)


해법 없는 '노쇼'...'블랙리스트' 도입 원해

배달의 민족 등 배달 플랫폼은 리뷰 이벤트는 가게와 고객 간 문제여서 개입할 여지가 없다는 입장이다.

배달플랫폼 관계자는 "(리뷰 노쇼를 하더라도)가게측에서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이벤트는 제재 및 위반사항이 아니다"고 말했다. 악성 리뷰가 정보통신망법, 개인정보보호법 등에 의거해 차단되는 것과 대비된다.

배달앱에 '블랙리스트' 도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블랙리스트'란 업주측에서 요주의 고객의 주문을 차단할 수 있게 만드는 시스템이다.

악성 리뷰·잦은 리뷰 노쇼를 하는 손님에 대응해 주문이 불가능하도록 만들자는 설명이다.

초밥가게 업주 C씨는 "살 권리가 있으면 팔지 않을 권리도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골치 아플 일이 없도록 블랙리스트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인하대 소비자학과 이은희 교수는 "공급자와 소비자가 만나는 배달플랫폼에서 악성 개인은 제재해야 할 필요가 있다. 개개인은 대체로 선량하지만 나쁜 행동은 쉽게 학습되기 때문"이라고 말하며 "점주와 고객이 서로 평가하는 '쌍방평가제' 도입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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