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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왕이면 갓생"…MZ세대가 '일잘러'를 꿈꾸는 이유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적 동기를 바탕으로 성취를 얻는 직장생활을 하고 싶어 일잘러를 희망한다. 개인의 성장이 조직에도 기여한다면 서로 윈-(win-win) 할 수 있다고 본다.” (9년차 직장인 김세진 씨)

능력이 뛰어난 일잘러가 돼야 주체적으로 일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몇십 년 동안 일을 하며 살 텐데 (능력 부족으로) 끌려다니고 싶지 않다.” (취업준비생 김가은 씨)

 

MZ세대(1980년대~2000년대 초 출생)중에는 ‘일잘러’(일 잘하는 사람)를 꿈꾸는 사람이 적지 않다.  다만 과거 선배들이 생존과 승진, 높은 급여를 위해 '일잘러'를 목표로 했다면 이들은 자아성취와 주체적인 사회생활을 위해 시간을 쪼개 개인의 성장을 모색한다.

이들은 직무 역량을 학습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에서 '랜선 멘토'를 찾는다. 직장 내 일대일 도제식 교육을 벗어나 배우고 싶은 분야를 직접 선택할 수 있어서다.

일잘러를 희망하는 이유 또한 단순 자기만족에 그치지 않는다. 자신을 하나의 브랜드로 인식하고 가치를 높이려 노력하는 것. 기성세대와 비교해 조직에 대한 충성심과 주인의식은 약할 수 있지만 성장에 대한 열망은 더 뚜렷하다.

 

(사진=이미지투데이)


 

"끌려다니고 싶지 않아, 주체적으로 일하려  일잘러 꿈꿔

MZ세대 직장인에게 일잘러란 맡은 일을 잘 해내는 것을 넘어 다방면으로 능력을 기르고 커리어 확장을 노리는 사람이다. 연공서열에 따른 평가를 거부하고 능력 위주의 공정한 경쟁을 원하는 성향이 반영됐다. .

다재다능한 인재가 되기 위해 일잘러를 희망한다는 9년 차 직장인 김세진(가명·남)씨는 ”잘 할 수 있는 분야를 늘려 그 사이 연결고리를 발견하는 게 목표“라며 ”사회가 복잡해지며 이같은 능력이 필수라고 생각해 (다양한 분야를 다룰 수 있는) 일잘러가 되고 싶다“고 전했다.

올해 4년 차 직장인인 30대 박가희(가명·여)씨는 “최근 스타트업으로 이직하며 맡은 업무량이 늘었다”며 “큰 조직에 있을 땐 ‘중간만 하자’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직 후) ‘일잘러’를 희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씨는 “맡은 일을 잘 해내고 싶고 스스로 부족함을 느끼고 싶지 않은 것은 (능력에 따른 성과를 중시하는) MZ세대의 본능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구직 과정에서 실무 역량을 키워 ‘준비된 일잘러’를 노리기도 한다.

온라인으로 실무 엑셀 강의를 수강하고 있는 취업준비생 김가은(25·여)씨는 “(취업을 하면) 몇 십년 간 일을 해야 할 텐데 수동적으로 끌려다니고 싶지 않다”며 “능력을 갖춘 일잘러가 돼야 주체적으로 일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취업 후 일잘러로서) 회사의 인정을 받아 원하는 방향으로 커리어를 만들어 나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

일을 통해 성장하려는 욕구는 이들 세대의 보편적 특성으로 풀이된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는 지난해 9월 ‘밀레니얼-Z세대가 원하는 커리어라이프’ 보고서에서 “Z세대는 회사 안에서의 ‘성장’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이들은 다른 세대에 비해 업무를 통해 자아 실현과 지적 성장을 더 많이 추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온라인 플랫폼 통해 커리어 콘텐츠 소비...직장인 브이로그도 인기

이들은 디지털에 익숙한 세대답게 온라인으로 직무 역량과 관련된 콘텐츠를 적극 소비하고 있다. 일잘러가 되기 위해 지갑을 여는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퍼블리·패스트캠퍼스 등 유료 커리어 콘텐츠 플랫폼은 일잘러를 꿈꾸는 저연차 직장인에게 ‘랜선 멘토’ 역할을 한다. 엑셀·PPT 제작 등 기초 실무 스킬부터 사업군별 트렌드까지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어서다.

박가희 씨는 커리어 콘텐츠 플랫폼에 대해 “중요한 업무를 처리해야 하는데 역량이 부족할 때 빠르게 배울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퍼블리 관계자는 “올해 7월 기준으로 퍼블리 멤버십 유료 이용자 3만 2000여명 중 5년 차 이하 직장인 비율은 53.2%, 10년 차 이하는 79.1%를 차지한다”며 “지난해 말부터 이용자가 급격히 늘었다”고 설명했다.

 

일잘러 직장인의 일상을 담은 브이로그(v-log·비디오와 블로그의 합성어)도 인기다. 또래 저연차 직장인들이 일하는 모습을 보며 동기를 부여받을 수 있어서다. 영상과 댓글을 통해 실무 경험과 업계 트렌드를 서로 공유하기도 한다.

이밖에 MZ세대는 일잘러가 되기 위해 △직무 관련 스터디 △전문 자격증 취득 △직장생활 관련 도서 읽기 등에도 시간을 할애한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전문가, “일잘러 추구는 스스로 가치 높이려는 MZ세대의 노력

전문가는 이들이 일잘러를 추구하는 이유가 조직보다 개인의 성장을 중시하는 세대 특성과 연관돼 있다고 설명했다. 인플루언서 등을 중심으로 형성된 ‘멋진 삶 살기’ 트렌드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했다.

취업 및 워킹트렌드를 연구하는 송혜윤 대학내일20대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일잘러가 되기 위한 MZ세대의 노력에 대해 "(업무를 잘 해내는 것을 넘어) 궁극적으로 스스로 가치를 높이려는 목적이 있다"고 분석했다.

송 연구원은 "(이들이 일잘러를 꿈꾸는 이유는) 새로운 분야를 학습하며 자기 계발을 통해 본인의 가능성을 키우려는 것"이라며 "이같은 현상의 배경에는 ‘갓생(God生·이상적이고 멋진 인생) 살기' 트렌드와 또래 인플루언서·유튜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스냅타임 윤민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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