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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文 "韓 코로나 치명률 세계서 가장 낮은 수준"…사실일까?

지난 2일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K방역이 흔들림 없이 작동되고 고령층 등 고위험군에 대한 백신 접종도 완료되면서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의 치명률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중앙일보 사설에서는 “국내에서 20만 명이 감염됐고, 2104명이 희생됐는데 치명률이 낮다고 자랑할 때인가”라고 비판했다.

강민국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의료진들의 헌신 앞에서 ‘K-방역’의 성과를 운운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국민들은 대통령의 자화자찬이 아닌 ‘언제 백신을 맞을 수 있는지, 언제쯤 답답한 마스크를 벗을 수 있을지’에 대한 답을 원한다”며 비판했다.

이처럼 비판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 코로나 치명률,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는 문 대통령의 발언이 사실인지 확인해보았다.

 

우리나라 코로나 치명률,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 ‘대체로 사실’

치명률이란 확진자 수 대비 사망자 수를 뜻한다. 지난달 중앙방역대책본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코로나 치명률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코로나 치명률은 2.7% 정도였으나 꾸준히 하락해 올해 4월에는 0.6%, 올해 6월에는 0.24%를 기록했다.

세계 각 국의 코로나 치명률은 어떠할까? 우리나라의 코로나19 치명률을 미국,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캐나다, 일본 등의 국가와 비교해보았다.

전 세계의 코로나 통계를 확인할 수 있는 아워월드인데이터(Ourworldindata) 자료를 보면, 올해 4월까지의 전 세계 평균 치명률은 약 2.13%이었다.

치명률이 가장 높은 나라는 이탈리아(2.94%)였으며  독일(2.43%), 영국(2.19%)이 뒤를 이었다. 다음으로 캐나다(1.85%), 프랑스(1.80%), 미국(1.75%), 일본(1.61%) 순이었으며, 한국은 1.04%로 위 국가들 중 가장 치명률이 낮았다.

(출처=아워월드인데이타터Ourworldindata) 홈페이지 갈무리)


다음으로 최근 코로나19 치명률 수치를 확인했다.

실시간 코로나 통계를 알려주는 코로나보드(Coronaboard)에 따르면 우선 코로나 치명률은 전 세계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지난해 치명률이 약 6.2%까지 상승했던 것에 비해 5일 기준 치명률은 약 1.7%였다. 특히나 지난해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던 이탈리아의 경우 지난해 치명률은 약 14.5%까지 치솟았었지만, 현재 2.9% 정도의 치명률을 보였다.

다른 국가들의 현재 코로나 치명률을 살펴보면 독일 2.4%, 영국 2.2%, 캐나다 1.95%, 프랑스 1.8%, 일본 1.5%였다.

이때 전 세계 평균 치명률은 약 2.12%로, 국내 치명률(1.03%)보다 약 두 배 가량 높았다. 우리나라에서는 총 확진자 약 20만 5700명에서 약 2100명 정도가 사망했는데, 전 세계적으로 보았을 때 치명률이 낮은 수준인 것은 사실이다.

반면 각 국가의 치명률을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의 코로나 치명률이 낮은 수준인 것은 맞았지만, '가장' 낮은 것은 아니다.

코로나보드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치명률이 가장 낮은 국가 중 하나는 아랍에미리트로 0.3% 정도이다. 이외에도 터키(0.9%), 덴마크(0.8%), 쿠바(0.7%), 노르웨이(0.6%) 등의 국가가 우리나라보다 치명률이 낮았다.

8월 5일 기준 코로나 치명률 현황 (원출처=코로나보드)


 

"국내 의료 체계·의료진 헌신 덕에 치명률 낮은 편"

우리나라에서 유독 코로나 치명률이 낮은 이유로는 '국내 의료 체계와 의료진들의 헌신' 덕분이라는 평이 많다.

실제로 지난해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국내 치명률이 낮은 이유는 조기에 검사와 신고가 이뤄진 영향이 크다"며 "환자를 직접 진료하는 의료진의 역할이 지대하다"고 말했다.

또한 권 부본부장은 "동시에 국내 건강보험의 보장성 강화, 우리나라의 전체 병상의 인구대비 비율, 의료기관 문턱이 매우 낮은 점 등 의료체계 역할도 다른 나라에 비해 분명히 기여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반면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 치명률이 낮아지고 있는 것에는 '백신 접종'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상대적으로 사망 위험이 높은 60대 이상 고령자에 대한 백신 접종이 우선적으로 이뤄지면서 치명률이 낮아진 것이다.

앞서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화이자 백신의 경우 2차 접종 6개월 후에도 예방 효과가 84%까지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국내 접종이 많은 아스트라제네카(AZ) 역시 백신 접종 효과가 최대 94%까지 나타났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의료계 등에서 코로나 방역 방식을 현재의 확진자 중심에서 치명률 관리 중심으로 바꾸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확진자가 늘어도 백신 접종을 통해 치명률만 잘 관리할 수 있다면 인명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어서다.

치명률 중심의 방역 체계는 확진자 발생을 억제하기보다는 거리두기 등 방역 관리를 최대한 완화하면서 고령층 등 치명률이 높은 대상을 보호하는 체계다.

그러나 방역당국은 최근 델타 플러스 등 감염속도가 빠르고 백신이 잘 듣지 않는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고 있다는 점 때문에 신중한 입장이다.

중대본은 지난 4일 정례 브리핑에서 "치명률 중심 코로나 방역은 예방접종을 통해 치명률을 충분히 낮추고 확산 규모를 적정 수준으로 통제 가능한 때에 가능한 방안"이라며 "해외 동향이나 변이 바이러스 특히, 델타 변이 동향 등을 보면서 신중하게 검토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양지혜 인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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