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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스타일·긱스·넬' 싸이월드 BGM 전설…MZ세대가 열광하는 이유

싸이월드 '브금(BGM)'이 돌아왔다.

지난 6월 싸이월드의 운영사인 싸이월드 제트측은 '그때 그 감성'을 담은 노래들을 리메이크하는 '싸이월드 BGM 2021'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당시 싸이월드 미니홈피의 배경음악으로 인기를 얻었던 노래를 2021년 버전으로 재발매하는 프로젝트다.

음반시장에서도 '뉴트로(New-tro)' 열풍이 계속되고 있다.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2'의 OST는 차트 상위권에 위치하고, 엔터사도 나서서 리메이크 음원을 발표하는 모양새다. '뉴트로'란 새로움(New)과 복고(Retro)를 합친 신조어로, 복고(Retro)를 새롭게(New) 즐기는 경향을 말한다.

이런 뉴트로 열풍에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여파로 인한 경기불황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슈퍼맨씨엔앰 제공)


도토리로 모았던 'BGM', 2021 버전으로 재탄생

2000년대 '미니홈피 신드롬'을 일으켰던 싸이월드가 재오픈을 준비하며 '싸이월드 BGM 2021'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싸이월드의 BGM 데이터를 분석해서 나온 역대 톱100 곡을 MZ세대가 좋아하는 가창자들이 다시 부르는 프로젝트다. 13일에는 프라이머리의 '자니(feat. 다이나믹 듀오)'를 가수 하성운과 펀치가 부른다는 예고영상(Teaser)이 공개됐다.

지금까지 △프리스타일의 'Y(Please Tell Me Why)' △넬의 '기억을 걷는 시간' △긱스의 'Officially Missing You' △박효신의 '눈의 꽃' △이은미의 '애인 있어요' △진원의 '고칠게' 가 소유, 에일리, 정승환 등의 목소리로 재탄생했다.

'싸이월드 BGM 2021' 프로젝트 전에도 유튜브와 각종 음원 사이트에는 싸이월드 배경음악을 담은 플레이리스트가 인기를 끌었다.  유튜브에 업로드 된 '싸이월드 BGM 모음' 영상은 조회수가 500만회가 넘는다.

중·고등학생 시절 '싸이월드'를 활발히 이용했던 MZ세대는 싸이월드 BGM을 통해 그 시절을 추억할 수 있다며 환영하는 분위기다.

특히 MZ세대에게 BGM은 '아이덴티티'의 일종이라는 의미가 더해진다. 미니홈피를 통해 개성을 드러냈던 만큼, 배경음악 역시 자신의 감성과 정체성을 드러내는 수단으로 여겼기 때문이다.

중고등학생 시절 싸이월드 미니홈피를 이용해 지인들과 소통했다는 배모(25)씨는 "싸이월드에서 BGM은 '나'를 표현하는 수단이었다" 라고 돌이켰다. 조원아(26)씨 역시 "BGM을 통해 나 자신이 보여주고 싶은 이미지를 만들고자 고민한 적 있다"고 말했다.

고등학생 때까지 싸이월드를 활발히 이용했다는 백유진(25)씨는 "그때그때의 기분이나 인간관계에서의 의사표현의 수단으로 BGM을 사용하는 유행이 있었다"고 말했다. 백씨는 "옛날 노래들을 좋아해 리메이크 된 것들이 올라오면 바로 듣는 편"이라며 "싸이월드 BGM도 리메이크 된 것들을 챙겨 들을 것"이라고 말했다.

프로젝트 진행을 맡은 슈퍼맨씨앤엠 측은 "싸이월드를 복원하는 과정에서 가입자들이 구매했던 BGM 5억여개를 복원했다"며 "싸이월드를 그리워하는 분들께 선물이 될 것이라 생각해 기획했다"며 "방송출연 등 별다른 홍보 없이도 음원이 발매되면 일부 음원사이트에서 '급상승 1위'를 기록하는 등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전했다.

불황으로 새 음원 등장 어려워...음원차트는 뉴트로 열풍 

싸이월드 BGM 뿐 아니라 음원차트는 뉴트로(New-tro) 열풍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명곡을 리메이크하는 '고백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카카오엔테인먼트측은 "사회 문화 전반에 확산된 뉴트로 트렌드 속에서 시대를 뛰어넘어 오랫동안 사랑을 받은 명곡들의 가치를 재발견하는 것은 물론, 새롭고 신선한 감동과 공감을 선사할 것"이라고 전했다.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2(슬의생)'은 연기자들이 1980~1990년대 노래를 직접 부르고 OST로도 활용한다. 이 음원은 각종 음원차트의 상위권을 지키고 있다.

이처럼 음반계 전반에 부는 뉴트로 열풍은 '추억'과 '경기불황'이라는 두 가지 축으로 이뤄진다.

MZ세대는 싸이월드 BGM을 들으며 학창시절을 떠올리고, 30~40대는 '슬의생' OST를 들으며 대학시절을 떠올리는 것이다.

김진우 가온차트 수석연구위원은 지난 5월 발표한 '음원 시장 상수로 자리 잡은 코로나19 와 불황형 역주행' 보고서에서 "팬데믹 환경에서 전반적인 음반시장 트래픽이 줄어들었다"며 "음원 이용량이 감소할 경우 외부 충격 요인(유튜브, 방송콘텐츠 등)에 의해 쉽게 차트가 영향을 받는 상황이 최근 음악 시장에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레트로가 유행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사회경제적으로 어려움을 느낄 때"라며 "오늘날 청년세대가 코로나19로 인한 취업난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에 이런 현실에서 잠시나마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방편이 '레트로 음악'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임 교수는 또한 청년세대의 레트로 소비를 '현실 회피'로 바로 연결짓는 것을경계하며 "일상에서 소소한 행복을 찾는 방법이기도 하다"라고 덧붙였다.

 

 

/스냅타임 이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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