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 세대를 위한 뉴스

snaptime logo

와인 살때 와인샵 아닌 여기로…홈술 열풍에 와인시장 나홀로 성장

와인이 코로나19 장기화로 유행이 된 ‘홈술템’ 주력 주종으로 부상하면서 수입금액이 맥주마저 제쳤다.  와인바나 와인샵이 아닌 편의점 판매 와인이 와인 대중화에 한 몫을 하고 있다. 집에서 가까워 구매하기 쉬운데다 대량 구매로 품질에 비해 가격은 낮춘 덕이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의 편의점 와인 매출이 지난해 연간 판매 실적을 넘어섰다. 지난달까지 GS25의 와인 매출은 작년 연간 매출 대비 4.7% 늘었다. CU는 16.4%, 세븐일레븐은 35%를 초과했다. 이마트24도 매출과 판매량 모두 작년보다 많았다.

서울 한 대형마트에 다양한 종류의 와인들이 진열돼 있다. (사진=뉴스1)


코로나 홈술족 덕에 와인 판매 급증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와인 수입액이 처음으로 기존 수입 주류 1위인 맥주를 제쳤다.  올들어서는 증가세가 더 가파르다. 2020년 와인 수입액은 전년 대비 27% 증가한 3억3000만달러, 수입량은 7300만병이었다. 2021년에는 지난 7월까지 3억2500만달러로 벌써 지난해 연간 수입액에 육박한다.

2030세대가 새로운 와인 소비층으로 부상한 영향이 크다. 신한카드 빅데이터 연구소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올 상반기 20대의 와인샵 이용금액이 2019년보다 15% 늘었다.

한국소믈리에협회장을 맡고 있는 고재윤 경희대 교수는 “코로나19로 인해 주로 여러 사람과 함께 마시는 맥주를 접할 기회가 많이 사라졌다. 소주는 대부분 다 비슷한 맛이기에 ‘홈술’하기엔 흥미가 없다”며 "반면 와인은 국가·품종별로 맛과 풍미가 다르기에 한번 마셔보면 호기심을 유발해 MZ세대에게 어필한다"고 설명했다.

고 교수는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만 코로나19 이후 와인시장이 급성장했다"며 "접근성이 좋아지고 가격이 저렴해진 것과 인스타그램같은 SNS도 와인시장 성장에 일조했다"고 설명했다.

와인샵 등에서 편의점과 마트 중심으로 대중화하며 가격이 저렴해져 젊은 사람들도 쉽게 구매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눈길을 사로잡는 화려한 레이블도 홈술로 와인이 자리잡는데 한몫을 했다는 것이다.

가격은 싸지만 맛없거나 질이 떨어지는 와인은 아니다. 편의점 와인은 일반 와인샵에서 파는 와인과 같은 제품이라도 대량 주문에 힘입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김지연(23)씨는 “레스토랑 와인은 기본 5만원이라 부담스러웠는데 편의점은 1만원대 이하로 저렴한 와인도 팔아 자주 사마시게 된다”며 "다른 주류보다 도수가 약하고 맛있어 가족들과 분위기를 낼때 주로 마신다"고 말했다.

김씨는 "병이 예뻐 다 마시고 방을 꾸미는 용도로도 사용할 수 있어 좋다"고 덧붙였다.

포켓CU앱을 통해 와인 정보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와인그래프)


편의점별 특화 서비스 등장...취향 따라 추천도 

이에 편의점들은 와인을 더욱 쉽게 구매할 수 있도록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GS25는 1만 6000여 점포와 주류스마트오더 서비스인 '와인25플러스'를 통해 온·오프라인을 통합한 와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프리미엄 와인과 찾기 어려운 와인을 가까운 GS25에서 손쉽게 만나볼 수 있다. 현재 1800여 점의 오프라인 와인 플래그십스토어(주류특화매장)도 운영 중이다.

CU는 와인 추천서비스 업체 와인그래프와 함께 초보자들을 위한 검색 서비스를 출시했다.

포켓CU 앱으로 와인병 전면의 라벨을 촬영하면 △와인 상세 정보 △선호도 및 사용자 리뷰 △사용자 활동 분석 기반 맞춤형 와인 추천 △상품별 페어링 제안 등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하반기엔 와인 큐레이션 서비스도 도입할 예정이다.

세븐일레븐은 ‘이달의 MD 추천 와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와인 판매가 늘어나면서 관련 상품들도 매출이 늘고 있다 GS이 경우 와인과 함께 먹기 좋은 치즈는 지난 8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43.2%, 육포는 65.9%로 신장했다.  휴대하기 좋은 와인 용품도 판매가 늘었다.

CU가 한강 둔치, 서울 숲 등 서울시내 공원 인근 점포 매출 분석 결과 와인 잔과 와인 오프너 매출이 전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규영(가명·26)씨도 "와인은 친구들과 놀러가서 사진 찍을때 예쁘게 나온다"며 "예전엔 편의점에 대여섯 종류뿐이었지만 지금은 오히려 너무 많아 매번 뭘 살지 고민하게 된다"고 말했다.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