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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일회용 컵 없는 매장 두달..."여전히 불편" vs "감수해야"

[스냅타임 박수빈 기자]스타벅스코리아가 지난달 6일부터 서울 12개 매장에서 ‘일회용 컵 없는 매장’인 에코 매장을 시범 운영한지 한달이 넘었다. 제주도는 12월 7일부로 모든 스타벅스 매장을 에코 매장으로 운영하기 시작했다.

여전히 다회용 컵 사용이 실질적으로 환경 개선에 도움이 되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고객들과 환경보호에 도움이 되는 만큼 작은 불편은 감수해야 한다는 의견이 엇갈린다.

시범 초반에는 "이럴 시간에 MD나 프리퀀시 제작을 줄여라"는 목소리가 높았으나 시범 운행이 시작된 후에는 "확실히 버려지는 양이 줄어들긴 했다"며 환경 문제 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의견 또한 다수다. 대기업부터 환경 문제에 나서는 본보기를 보여준다는 의견에 긍정적으로 보는 사람들이 늘었다.

스타벅스 에코매장 내 반환기를 사용하면 다회용 컵 보증금 1000원을 돌려받을 수 있다. (사진=박수빈 기자)


컵에 스티커가 부착되어 있거나 음료가 남아있을 시에는 반환이 되지 않기에 세척대에서 직접 씻은 후 반환해야한다. (사진=박수빈 기자)


스타벅스 무교동점 파트너 케이티씨는 “일회용 컵이 사라진 후 텀블러를 가져오시는 분들이 늘어났다”며 실질적으로 환경에 도움이 되고 있음을 밝혔다. “처음 시행할 땐 간혹 돈을 더 내야 하느냐, 일회용 컵을 달라는 분들도 계셨지만 지금은 많이 줄어든 상태”라고 덧붙였다.

퇴근 후 점심에 받은 다회용 컵을 반납하러 온 이지연(가명·29세)씨는 “처음 사용했을 때 정말 신기했다”며 “불편함보다 환경 보호에 더 도움이 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반면 불편함을 호소하는 사람도 많았다. 에코 매장을 방문한 이나혜(가명·31세)씨는 다른 지역으로 이동해야해 구매하지 않고 매장을 나섰다. 이씨는 "커피는 길을 가다가 갑자기 사 마시는 경우가 많은데 매번 텀블러를 들고 다닐 수도 없고, 우리 지역에는 에코매장이 없어 반납이 불가능해서 그냥 안마신다"고 말했다.

인근 회사에서 일하는 정지욱(가명·23세)씨는 “보증금 1000원으로 인해 법인카드 청구가 복잡해졌다”며 불만을 토했다. 컵을 하나씩 밖에 반납하지 못해 업무 상 방문 시 빠른 세척과 반납이 불가능해 불편하다고도 말했다. 사람이 몰리는 점심시간에는 길게 줄을 늘어서 있어 빠른 반납이 불가능하다.

아직 코로나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아 세척해 사용하는 컵의 사용이 미덥지 않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는 세척 전문 기관에서 최종 오염 여부를 점검하고 재사용하기에 문제 없다.

이 외에도 각종 커뮤니티에서는 9월 시행한 리유저블 컵 행사 당시와 마찬가지로 환경 문제를 생각한다면 일회용 컵이 아닌 플라스틱투성이의 스타벅스 MD를 먼저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진=스타벅스 앱 갈무리)


스타벅스는 지난 7월 제주 지역 4개 매장에서 에코매장 시범 운행한 결과 석 달 만에 약 20만개의 일회용 컵 사용을 줄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서울로 운영 지역을 확대했다.

구매 시 음료는 매장용 머그잔이나 개인 텀블러, 혹은 다회용 컵에 제공된다. 다회용 컵은 보증금 1000원을 내고 받을 수 있으며 무인 회수기를 통해 반납 시 현금 또는 포인트로 돌려받을 수 있다.

반납된 컵은 전문업체가 수거해 세척한 후 재사용한다. 스타벅스는 내년 중으로 서울 전 매장, 2025년엔 전국 스타벅스 매장으로 다회용 컵 이용을 확대해 일회용 컵 사용을 전면 중단할 예정이다.

문제는 컵 반납기가 에코 매장에만 있어 타지역으로 이동 시 반납이 어렵다. 제주 시범 운행 당시에 다회용 컵 회수율이 절반도 되지 않았다는 문제가 있어 이번에도 회수율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스타벅스는 세계 최초로 전국 종이 빨대를 도입했으며 빨대 없이 쓰는 뚜껑을 사용하고 있다. 최근 편의점과 마트에서 판매하는 컵 커피 빨대도 종이로 바꾸며 환경 문제에 앞장서고 있다.

홍수열 자원순환경제사회연구소 소장은 "회수율이 쟁점"이라며 "다회용 컵 제작에 플리스틱이 더 많이 사용되기에 90% 이상의 회수율이 보여야만 환경 개선의 의미를 가진다"고 말했다.

그는 보증금이 아닌 인센티브 형태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일회용 컵과 다회용 컵을 모두 판매해 선택권을 주되 반환 시 인센티브를 주는 형식이어야 소비가 늘어난다는 것이다. 더불어 다회용 컵의 간편한 반환을 위해 스타벅스와 같은 브랜드 외에 일반 카페에서도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병행할 수 있는 인프라가 구축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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