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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장님 저는 혼밥할게요" 직장 점심시간이 달라졌다

[스냅타임 박서윤 기자] “불편한 자리에서 맛있는 걸 먹는 것보다 혼자서 도시락 먹는게 훨씬 행복해요.”

스타트업에서 인턴사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이지예씨(25)는 혼밥(혼자 먹는 밥)의 자유로움을 강조하며 이렇게 말했다.

자신만의 시간을 중시하는 MZ세대는 일상회복단계 시행 이후에도 혼밥을 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점심시간을 온전히 자신만을 위해서 쓰고 싶다는 것이다.

부서 전체가 우르르 한 식당에서 함께 식사를 하는 문화 자체가 코로나19로 장기간 제한되면서 인원제한이 완화된 이후에도 '따밥', '혼밥'이 자연스레 정착하는 분위기다.

이지예씨는 "'코로나 발생 이후 입사한 터라 따밥'(따로 먹는 밥)이 자연스러운 문화였다”며 "함께 먹는 것도 좋지만, 혼밥이 더 편한 날도 있는데 눈치보지 않고 자유롭게 얘기할 수 있어서 편했다"고 말했다.

지난 6월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59세 직장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직장인의 ‘점심시간’ 및 ‘점심식사’와 관련해 진행한 설문조사에 직장인은 전년도에 비해 거리두기가 강화된 2021년도에 혼밥을 더 많이한 것으로 나타났다.

점심식사를 혼자 먹는 직장인들이 2020년 31.8%에서 올해 35.3%로 3.5%포인트 늘었다.  젊은 직장인일수록 점심을 혼자 먹는 성향이 두드러졌다. 혼밥 한다는 응답이 20대 40.8%, 30대 38.4%, 40대 33.2%, 50대 28.8%순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점심시간을 ‘휴식시간’(78.3%)이라고 생각한다.  패션업계에 근무 중인 정성진(가명⋅27)씨는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힘든 날이 있다. 점심시간만큼은 내가 먹고싶은 것을 먹고 하고 싶은걸 하면서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엠브레인 트렏드모니터 조사에서 점심시간을 감정노동을 잠시라도 피할 수 있는 시간이라고 보는 직장인들이 2020년 30.8%에서 올해 34.5%로  3.7%포인트 늘었으며, '정서적 안정을 찾을 수 있는 시간'이란 답변도 2020년 28.4%에서 올해 33.1%로 4.7%포인트 높아졌다.

동료들과 함께 식사하고 교류하는 시간이 아닌 '나홀로' 휴직을 취하는 시간으로 활용하려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다는 얘기다.

임명호 단국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는 "코로나 19라는 외부적인 상황과 타인의 평가를 두려워하지 않는 MZ세대의 특성이 합쳐져 혼밥 문화가 자연스럽게 성장했다"고 하며 추가로 "이들은 SNS 등 온라인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생각이 있어 혼자라는 물리적인 상태에 상대적으로 무던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는 기성세대의 집단주의 문화에 대한 반발이라는 해석도 있다.

김헌식 문화평론가는 "획일성을 강조한 사내 문화로 인해 거꾸로 2030의 혼밥 문화가 부각된 것"이라고 말하며 "식습관, 개인 사정을 고려하지 않아 일시적으로 돋보이는 현상일 뿐이다. 조직생활에서는 개인의 취향과 니즈만을 강조할 수 없고, 관계성 역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1인 가구나 독거노인 등 많은 사람들에게 혼자 먹는 밥은 불가피한 현실의 문제"라며 " '혼밥'이 트렌디하다는 인식에 빠져서는 안된다. '혼밥의 낭만화'는 주의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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