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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이 중국을 싫어하는 이유…'매너없고 규칙 무시'

[이데일리 스냅타임팀 박수빈, 신나리, 이연서 인턴기자]

'눈 뜨고 코 베인다' 라는 속담을 활용해 베이징 올림픽을 풍자한 이미지가 온라인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출처=온라인 커뮤니티)


 

청년들의 반중 정서가 베이징 올림픽으로 폭발했다.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중국에 대한 부정적 반응을 드러내는 여론이 잇따라 쏟아졌다. 이같은 청년들의 반중 정서는 사실 하루이틀 사이에 만들어진 게 아니다. 중국인들과 온오프라인으로 부딪히며 갖게 된 반감이 수년 간 켜켜이 쌓여서 불거진 결과다. 심지어 조선족이 범죄자로 등장하는 영화들은 이들에 대한 공포감을 조장해 반중 정서의 골을 더 깊게 만들었다.

◆"돈이면 다냐"…매너없는 중국인에 혐오

청년들은 중국 사람들의 비매너적인 행동 때문에 중국에 비호감을 갖게 됐다고 말한다. 신연우(가명∙24)씨는 관광지에서 중국인 관광객들을 대하면서 중국에 부정적 감정을 느꼈다고 했다.

신씨는 우도 관광객들에게 바이크(스쿠터)를 빌려주는 가게에서 외국인 관광객을 응대하는 일을 했다. 코로나19로 해외 여행이 쉽지 않은 상황이었는데도 중국 관광객들은 하루에 5팀 이상 올 정도였다.

그런데 이들 중에서 헬멧 착용 등 주의사항을 따르지 않아 여러 차례 마찰을 빚었다고 한다. 신씨는 “스쿠터를 고장 내 놓고 사과 없이 현금만 던져 놓고 간 사람들도 있었다”라며 “남의 나라에 놀러 와서 자기 나라 욕 보이는 행동을 왜 하는지 이해가 안 됐다”라고 전했다.

조선족 밀집지역인 서울 광진구 자양동에 거주하는 양민경(가명·26)씨는 대중교통 예절 문제를 지적하며 “마스크를 반쯤 내리고 버스에서 시끄럽게 통화하는 사람들은 대개 중국인”이라고 말했다.

해외 유학중에 접하는 중국인들 또한 이런 인식을 고착화하는데 한 몫을 한다. 홍콩의 한 대학에 재학 중인 김재현(가명 23)씨는 "중국인들은 조별과제를 하면 무임승차가 기본이다. 심지어 팀원들이 알아들을 수 없게 중국어로만 대화하는 모습이 배려 없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지난 해 11월 서울시립대 하남석 교수 외 2인이 발표한 ‘한국 청년 세대의 온라인 반중 정서의 현황’ 연구 결과에 따르면 중국에 대한 비호감의 이유를 묻는 질문에 48.2%가 '교양 없는 중국인'을 꼽았다.

◆"이기면 장땡이냐"…규칙 안지키는 중국인에 분노  

'펍지: 배틀그라운드 뉴스테이트' 공식 포스터. (출처=배틀그라운드)


온라인 게임대회에서 벌어진 중국 게이머들의 습관적인 ‘반칙’ 사용, 중국정부의 노골적인 문화공정(工程) 등 때문에 중국에 대한 반감이 커졌다는 이들도 많다.

지난해 2월 유명 온라인 게임 ‘배틀그라운드’에서 열린 한국 대 중국의 대결에서 중국 참가자 다수가 불법 프로그램(맵핵)을 사용해 게임을 이긴 상황이 발생했다.

이에 많은 한국 이용자들이 배틀그라운드 개발사인 펍지(PUBG)에 진상규명을 요구하기도 했다.  당시 경기를 지켜봤다는 김승만(27)씨는 “중국이라는 나라가 자국의 우월함을 보여주기 위해서 편법을 아무렇지 않게 동원하는 모습을 보고 너무 불쾌했다”고 했다.

배틀그라운드를 출시 직후부터 꾸준히 해 왔었다는 방진한(가명·22)씨는 중국인들의 맵핵 사용으로 어이없게 게임에서 지는 경우가 많았다고 했다. 방씨는 "중국인들의 편법을 볼 때마다 저렇게해서 이기고 싶나 싶고 화가 났다"고 말했다.

 

2022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에서 한복을 입고 등장한 출연진. (출처=뉴스1)


지난해에는 중국인들이 한복에 이어 김치와 삼계탕 등도 자국 문화라 주장한 일도 있었다. 또 2020년 국회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조사한 '국내외 프로그램 포맷 권리 침해 사례'에 따르면 2016~2020년 사이 한국 예능 18편이 20차례 표절 또는 도용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홍빈(가명∙33)씨는 “"중국은 남의 것을 훔쳐쓰는 양심없는 국가라는 생각이 든다"라며 “부디 남의 문화를 베끼거나 자기 문화라 주장하지 말고 '중국만의 것'을 만들어 내길 바란다"라고 답했다.

◆청부살인·인신매매…영화속 조선족은 범죄자 

EBS 다큐 시선 '대림역 12번 출구'. (출처=EBS)


 

조선족을 부정적으로 묘사하는 영화로 인해 중국인에 대한 거부감이 한층 강해졌다는 목소리도 있다.

영화 ‘황해(2010)’에서 중국 조선족 동포가 청부살인업자로 등장한 이후 조선족은 한국 범죄 영화의 악역 단골로, 서울 대림동은 온갖 범죄의 소굴로 그려졌다.

대림동 차이나타운에서 조선족이 일으킨 엽기적인 범죄 사건을 다룬 대표적 영화가 2017년 개봉한 영화 ‘청년경찰’과 ‘범죄도시’ 다.

신아림(가명·23)씨는 “영화를 본 이후로 대림역 근처는 절대 혼자서 안 가려고 한다. 특히 밤에는 중국어를 쓰는 사람이 지나가면 휴대전화에서 긴급전화를 바로 켤 수 있게 해 놓은 적도 많다”라고 전했다. 김정수(30)씨 역시 “평소에는 조선족에 대해서 막연하게 생각하다가 영화로 보니 실체를 확인한 느낌이었다. 그 이후로 식당이나 대중교통에서 중국인은 무조건 피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윤태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과거에 비해 중국과 갈등이 격화되고 중국인에 정서적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은 맞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일부 중국인들의 행동이 비매너적으로 보일 수는 있으나, 언론이나 영화, 드라마 속 중국인의 이미지 때문에 모든 중국인을 부정적으로 봐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막연한 혐오로 확산하지 않기 위해서는 정부의 역할도 중요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가 외교와 경제 면에서 중국과의 긍정적 관계 유지가 필수적이기에 단순 갈등이 외교적 문제로 심화되지 않도록  정부차원에서상황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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