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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정용진 "北이 미사일 쏘면 투자도 다 빠져" 사실일까?

[이데일리 박두호 인턴 기자] 정용진 신세계 그룹 부회장은 지난 1월 10일 자신의 SNS에 “(북한이) 미사일 쏘면 투자도 다 빠져나가더라”라며 북한 리스크로 기업 경영 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발언을 했다. 실제 북한은 설 연휴에 발사한 미사일을 포함해 1월에만 7차례 미사일을 발사했다.

정용진 부회장이 1월 10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게시글.


 

북한이 핵실험을 하거나 미사일 발사 등 도발 행위를 한 것이 한국 주식시장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확인해보았다.

핵실험이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 미미

주식시장은 다양한 변수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라는 요인만 작용한다고 보기 어렵지만 어느 정도의 경향성은 파악할 수 있었다.

북한은 그동안 여섯 번의 핵실험을 강행했다. 여섯 번의 핵실험이 실시된 당일 코스피 지수는 평균 0.93%  하락했다.

1차 핵실험 때 코스피 지수는 2.41% p떨어져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고,  2차 핵실험은 0.2%로가장 낙폭이 작았다. 주가가 핵실험 전으로 다시 회복되기까지는 짧게는 하루, 길게는 18일이 걸렸다.

2006년 10월 9일에 북한은 1차 핵실험을 실시했다. 전날 코스피 지수는 1352로 마무리됐고, 핵실험을 단행한 9일에 1319.4로 주가가 32.6p(2.41%) 하락했다. 당시 주가는 상승세를 이어가다 북한 핵실험으로 주저앉았다.

다만 다음 날부터 다시 상승세를 이어가 일주일 뒤인 10월 16일 주가는 1356을 기록해 핵실험 전 코스피 지수를 회복했다. 북한 핵실험 영향으로 떨어진 코스피 지수가 일주일 만에 회복된 것이다.

북한은 2009년 5월 25일 2차 핵실험을 강행했다. 전일 코스피 지수는 1403.7 이었고, 핵실험이 있었던 25일 코스피는 1400.9로 2.85p(0.2%) 하락에 그쳤다.

이틀 뒤인 5월 27일까지 코스피는 하향세를 이어가 1362까지 떨어져 핵실험 전과 비교해 2.9%까지 떨어졌다. 이 역시 핵실험 이후 일주일이 지난 6월 1일 코스피는 1415를 기록해 핵실험 있기 전 수치로 돌아왔다.

3차 핵실험은 2013년 2월 12일에 실시됐다. 전일 코스피는 1950.9 였고, 핵실험 당일 코스피는 1945.7로 5.1p(0.26%) 감소에 그쳤다.

오히려 다음 날에는 1976으로 30.3p 증가했고, 이후 상승세를 이어갔다. 3차 핵실험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사실상 없었다.

2016년 1월 6일에 강행된 4차 핵실험때도 하락폭은 크지 않았다. 전날 코스피 1930.5에서 핵실험 당일에는 5.1p(0.26%) 하락해 1925.4를 기록했다. 당시 주식시장은 핵실험이 있기 2주 전인 12월 23일부터 하락장을 이어갔다. 핵실험으로 낙폭이 더 커지지 않았다.

2016년 9월 9일에 있었던 5차 핵실험 때는 전일 코스피가 2063.7에서 25.8p(1.25%) 하락해 2037.8로 장을 마감했다. 3일 뒤인 9월 12일에 1991.4까지 주가가 하락해 핵실험 전보다 72.3p(3.5%) 떨어졌다. 핵실험 18일 뒤인 9월 27일이 돼서야 지수는 핵실험 전으로 회복됐다.

2017년 9월 3일에 있었던 6차 핵실험 때 주가는 전일 코스피 2357.6에서 28p(1.19%) 하락한 2329.6을 기록했다. 3일 동안 코스피가 하락했고, 8일 뒤인 9월 11일에 2359로 복원됐다.

무력 도발과 미사일 발사도 큰 영향을 주지 않아

과거 천안함 피격, 연평도 포격 사건과 최근에 있었던 미사일 발사가 주식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살펴보았다.

2010년 3월 26일에 있었던 천안함 피격 사건 때는 전일 코스피 1688.3에 비해 오히려 9.3p( 0.55%) 오른 1697.7이 기록됐다. 같은해 11월 23일에 있었던 연평도 포격 사건 때는 전일 코스피 1944.3에서 15.4p(0.79%) 하락에 그쳤다.

남북관계에 찬물을 끼얻었던 천안함  피격 사건과 연평도 포격 사건도 막상 주식 시장에 미친 영향은 미미했다는 얘기다.

북한이 1월 27일 발사한 전술유도탄이 이동식 발사대(TEL)에서 화염을 내뿜으로 발사되는 모습. (출처=연합뉴스)


북한은 설 연휴 직전인 1월 27일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개량형)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고, 설 연휴인 1월 30일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27일에 발사한 이스칸데르 단거리 탄도미사일 때는 전날 코스피 2709.2에서 94.7p(3.5%) 하락한 2614.5를 기록했으나 바로 다음날부터 반등을해 설 연휴가 지나고 열린 2월 3일 주식시장은 2707.8로 마무리돼 북한 미사일 발사 전으로 회복됐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9차례의 북핵 리스크 발생시 평균 1.9% 하락했고, 평균 5일내 이전 주가 수준으로 회복된다”고 분석했다.

정 부회장이 “북한이 미사일을 쏘면 투자가 다 빠져나간다”는 주장은 북한 리스크가 주가 하락을 견인한 것은 사실이나 그 영향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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