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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혼으로 30년…그들은 꿈꾸던 삶을 살고 있나

[이데일리 신나리 인턴기자] 지난해 혼인 건수가 20만건 이하로 떨어지면서 1970년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저 기록을 세웠다. 이러한 현상의 중심에는 ‘결혼은 의무가 아닌 선택’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비혼을 다짐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있다. 이들이 꿈꾸는 ‘싱글라이프’는 어떤 삶일까. 비혼주의자 2030세대와 싱글의 삶을 산지 30년이 되어가는 4050세대 중년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사진=뉴스1)


 

지난 17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혼인·이혼 통계'(혼인·이혼신고서 접수 기준)를 보면 지난해 혼인 건수는 19만 3000건으로 전년 대비 9.8% 줄었다. 1970년 통계 작성 이래 최저 수준으로 혼인 건수는 60대 미만 연령대에서 모두 감소했는데 남자는 30대 초반(-10.3%), 여자는 20대 후반(-14.4%)에서 가장 많이 감소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35년까지의 ‘장래 가구추계’를 보면 전체 가구에서 1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율은 10년 전의 25.3%에서 34.3%까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2030세대가 꿈꾸는 비혼의 삶은 일과 개인적인 삶의 조화를 추구하는 것이다. 직장인 이모씨(여·27)는 “결혼하면 책임져야 하는 가족들이 많아지게 되는데 시댁부터 육아 부담까지 견딜 수가 없을 것 같다”면서 “혼자 사는 것의 가장 큰 단점은 외롭다는 건데 조금 외롭더라도 나에게 집중하면서 혼자만의 삶을 살고 싶다”고 말했다.

직장인 박모씨(남·31) 역시 “연애는 하고 있지만 가장이 되면 책임져야 할 것들이 생기는 것이 두렵다”면서 “지금처럼 좋아하는 취미 생활을 즐기고 일도 열심히 하면서 삶을 여유롭게 살아가고 싶어 비혼주의자가 됐다”라고 전했다.

2030이 바라는 ‘싱글라이프’는 자신을 위해 주체적인 삶을 사는 것이었다. 오랜시간 부모와 주변의 압박을 견뎌내고 '비혼'을 지켜온 이들은 그들이 꿈꾸던 삶을 살고 있을까.

비혼주의자인 직장인 신모씨(여·44)는 “결혼만이 꼭 사랑의 결실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결혼은 희생과 갈등을 동반한다는 점에서 비혼을 결심하게 되었다”면서 “결혼보다는 나 자신에게 집중하는 삶을 사는 것이 더 행복할 것이라고 생각했다”라며 비혼을 결심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또한 “해야하는 것이 아닌 하고 싶은 것에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이 즐겁다”면서 “나를 먹여살려야 하는 1인 가장으로서 책임감이 커지는 만큼 나의 건강과 삶의 행복에 더욱 집중하게 되는 것이 큰 장점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단점을 꼽자면 집을 수리해야 한다거나 누군가가 집에 있어야 할 때 직장생활을 하다보니 제때 일을 처리할 수 없는 경우와 같이 혼자 사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겪은 불편 정도"라고 말했다.

직장인 이모씨(여·47)는 “비혼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딱히 없다”라며 “내 삶을 주체적으로 이끌어나갈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혼자 살아갈 가치가 충분하다”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혼자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함으로써 혼자여서 외로울 수 있는 삶을 채워간다.

사업을 하고 있는 김모씨(남·50)는 “가끔 혼자있는게 외로울 때가 있지만 사람은 결혼을 해서도 외로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누군가를 챙겨야하는 것이 부담스러워서 자연스럽게 결혼을 하지 않게 됐는데 주변의 부정적인 시선과 달리 만족스러운 삶을 살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사회의 분위기에 휩쓸려서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작정 결혼을 하기보다 가정에 책임감을 가질 수 있을 때 결혼을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다만 비혼 증가 등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는 현상은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한다는 점에서 우려가 적지 않다.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비혼주의자가 늘어나는 것은 전통적인 결혼관과 가족관의 변화를 반영한다”라며 “생애미혼율(50세까지 한 번도 결혼하지 않은 사람의 비율)이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만약 이 상태가 지속된다면 저출산이 심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1인 가구가 계속해서 증가한다면 노동력 공급이 줄고 연금 재정도 더 빨리 고갈되어 현재 2030세대가 5060세대가 되었을 때, 대단히 어려운 노후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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