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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몰표에도 '여가부 폐지'…이대녀 6·1 지방선거 또 뭉칠까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윤석열 당선인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0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 마련된 '국민의힘 제 20대 대통령선거 개표상황실'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제20대 대통령선거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불과 26만표라는 역대 최저 표차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신승을 거뒀다.  20대 여성들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표를 몰아주면서 선거를 초박빙으로 몰고 가는데 한 몫을 했다는 진단이 나온다.

KBS·MBC·SBS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를 보면 20대의 성별 표심 차이가 확연하게 드러났다. 20대 이하 남성 유권자의 과반인 58.7%가 윤석열 후보에게 투표했다. 반면 20대 이하 여성은 58%가 이재명 후보에게 투표했다고 답했다.

여성들의 마음이 돌아선 것은 국민의힘이 이대남 공략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여성가족부 폐지, 무고죄 처벌 강화와 같은 남성 중심의 공약을 내세운 영향이 크다.

◆"이재명 별로지만 윤석열 막으려 투표"

20대 여성들은 이재명 후보에 대한 선호보다는 반여성적 공약을 앞세운 윤석열 후보의 당선을 막기 위한 고육책으로 이 후보에 투표했다는 분석이 많다.

정유미(26)씨는 “이재명 후보도 여성 문제에 대해 무결한 후보가 아니었지만 여성의 표를 무시하지 않았기 때문에 선택했다”라며 “20대 여성들의 결집을 보여줬다는 것만으로 결코 무의미한 선거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선거 막판 CBS 라디오 ‘한판승부’에서 “이대녀는 결코 뭉치지 않는다”라는 취지로 발언한 것이  반발심을 키워 오히려 결집하도록 만들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대학생 최인영(24)씨는 “비록 이재명 대선 후보가 당선되지 못했지만 커뮤니티 등을 통해 이재명 후보로 결집하자고 독려한 결과가 실제 투표로 이어져 뿌듯했다”면서 “윤 당선인이 여성도 유권자라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라고 전했다.

◆이대녀 재결집 윤 당선인 행보에 달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서 당선 인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국회사진공동취재단)


당초 예상보다 표차가 크게 줄어든 원인 중 하나로 반여성적 공약이 꼽히면서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여가부 폐지 공약 등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5선 중진인 서병수 국민의힘 의원은 11일 페이스북에 “‘여가부 폐지’ 공약 다시 들여다보자”며 “차별, 혐오, 배제로 젠더의 차이를 가를 게 아니라 함께 헤쳐 나갈 길을 제시하는 게 옳은 정치”라고 했다.

지난 9일 대선과 함께 치뤄진 보궐선거에서 서울 서초갑에서 당선된 조은희 의원도 라디오 인터뷰에서 “여가부를 부총리급으로 격상해서 제대로 역할을 하게 해야 한다”며 오히려 여가부 격상을 요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여가부 폐지를 지속적으로 주장해 결국 공약으로 관철한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는 여전히 완강한 모습이다.

이준석 대표는 11일 KBS 광주 라디오 ‘출발 무등의 아침’ 인터뷰에서 “‘여가부 폐지가 반여성이다’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굉장히 이상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라며 “여가부는 특임 부처로서 그 수명이 다했고, 업무가 명확하지 않아 폐지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이대녀들의 분위기는 싸늘하다.  온라인상에서는 국민의힘과 윤 당선인이 여전히 반여성적인 행보를 이어갈 경우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본때를 보여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직장인 김수미(28)씨는 “국민의힘과 윤 당선인이 끝까지 여가부 폐지와 같은 반여성적인 정책을 밀어붙인다면 6월에 있을 지방선거에서 여성표를 얻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대선때 보여준 20대 여성들의 결집력은 6월 지방선거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어느 정도의 영향력을 미칠지는 윤석열 정부가 하기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다”라고 진단했다.

그는 “그러나 윤석열 정부가 여가부 폐지를 대신할 만한 새로운 정책을 만들기보다는 변명으로 일관할 것”이라며 “이럴 경우 반발이 거세져 지방선거에서는 더 많은 여성들이 반대 진영에 결집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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