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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녀들이 '팔 자르는 심정'으로 이재명에 투표하는 이유

[이데일리 스냅타임 신나리 인턴기자]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일 저녁 서울 여의도 KBS 본관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 초청 3차 법정 TV 토론회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


 

불과 4일 앞으로 다가온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이대녀(20대 여성유권자)들의 표심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로 향하는 분위기다.

이 후보에 대한 호감이라기 보다는 여성가족부 폐지 등을 공언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에 대한 반감이 낳은 전략적 선택이다. 심정적으로는 심상정 정의당 후보를 지지하지만 심 후보에 투표하면 표가 분산돼 윤 후보가 당선될 수 있다는 판단에 '울며 겨자먹기'로 이 후보에 투표하겠다는 이대녀들이 적지 않다.

오마이뉴스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2월 24~27일 4일간 대선 후보 지지율 여론조사 결과 20대 여성의 이 후보 지지율은 32.4%로, 윤 후보(24.8%)를 7.6%포인트 앞섰다.


올해 1월 1주차(2~7일 실시) 조사에서 이 후보(29.2%)와 윤 후보(27.1%)의 20대 여성 지지율은 박빙으로 이후에도 같은 흐름이 이어졌다가 지난 2월에 들어 이 후보 지지율은 30%대에 안착했다. 반면 같은 기간 윤 후보의 지지율은 23.4%→25.5%→21.4%→24.8%로, 20%대 초반을 맴돌고 있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는 7.5%로 조사됐다.


김윤태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심상정 후보를 심성적으로 지지한다고 해도 사표가 될 것이란 우려로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며 "윤 후보에 반감을 가진 심 후보 지지자들이 이 후보쪽으로 일부 이동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여성 차별은 개인 문제라는 윤석열 

이대녀들은 윤 후보가 반페미니즘 성향이 강한 이대남(20대 남성)에 상대적으로 우호적이라고 본다.

윤 후보는 지난 2월 언론 인터뷰에서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과 관련해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 차별은 개인적 문제"라고 말해 논란을 빚었다.

윤 후보는 10대 공약에서도 ‘여가부 폐지’,  ‘무고죄 처벌 강화’ 등 그동안 반페미니즘 진영에서 요구해온 공약을 포함한 반면 여성 관련 공약은 임신·출산 지원에 초첨을 맞춰  여성단체들로부터 비난을 받았다.

또한 지난 2일 중앙선거관리위가 주관하는 마지막 법정 TV토론에서 윤 후보는 “페미니즘이라고 하는 것은 휴머니즘의 하나로써, 여성을 인간으로서 존중하는 그런 것을 저는 페미니즘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페미니즘과 휴머니즘은 전혀 다른 차원의 사상"이라며 "이것을 같다고 말하는 것은 그만큼 여성문제에 대해 무지하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신민영(24)씨는 “여성의 인권문제에 가장 적극적인 심상정 후보에게 소신투표를 하려고 했지만 윤석열 후보가 당선될 수 있다는 생각에 이재명 후보에 투표할까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김수정(26)씨는 “윤석열 후보보다 적어도 여성의 인권에 대해 조금이라도 고민하는 이재명 후보가 낫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3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단일화 기자회견을 마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여성 5대 공약 앞세워 표심 공략 

이 후보는 윤 후보에 비해 여성 표심 잡기에 적극적이다. 이 후보는 지난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보신각터에서 열린 '우리 모두를 위해, 성평등 사회로' 여성 유세에서 사회구조적 성차별을 해소하고 더 나은 삶을 보장하는 여성안심 대통령이 되겠다는 약속과 함께 페이스북에 5대 여성공약을 제시했다.

김한주(25)씨는 “적어도 이재명 후보는 윤석열 후보처럼 구조적 성차별이 없다는 이상한 소리는 안 한다. 이재명 후보는 여성들의 표심을 잡기 위한 노력이라도 보여주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김다빈(29)씨 또한 “정권교체를 생각해 윤석열 후보에 투표하려 했지만 윤 후보가 여가부 폐지를 청년공약이라고 하는 걸 보고 마음을 바꿨다"고 전했다.

다만 이재명 후보가  선거 막판 뒤늦게 쏟아낸 여성 공약의 진정성을 믿을 수 있을지 의문이란 지적도 있다.

장덕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지지율에 뒤져 발등에 불이 떨어지자  민주당이 20대 여성들을 겨냥한 공약을 쏟아냈다"며 "이런 공약의 진정성을 어디까지 믿을지는 유권자의 몫"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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