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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순에 수능, 여든엔 대학원…"공부에 때가 있나요?"

[이데일리 공유경, 신나리, 오현경 인턴기자] "왜 뒤늦게 공부를 시작했냐"는 우문에 "공부에 때가 따로 있냐"는 현답이 돌아왔다.

오랜 기간 배움에 대한 갈망이 있는 상태로 지내다가 마침내 ‘대학 입학’이라는 꿈을 이룬 만학도들을 만나봤다. 이들은 늦은 나이에 공부를 시작한 만큼 누구보다 열정적인 자세로 공부했고 젊은 청년들보다 몇배로 노력했다.

가천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제광웅(81)씨는 2011년 칠순의 나이에 대학교에 입학했다. 늦은 나이에 대학교 입학을 결심한 이유는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6·25 전쟁을 지나오면서 가난 때문에 배우지 못했던 한을 풀고 싶어서다. 입학 후에 공부 내용이 벅차 배움을 포기할까도 했지만 결국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장을 받았다.

제광웅(81)씨 (사진=본인제공)


그는 “공부가 적성에 맞아 즐겁게 했다”라며 “공부를 하고 싶어서 하는거지 특별한 목적 같은 것은 없다”고 말했다. 공부를 다시 시작한 것은 오로지 자신의 선택이었기 때문에 그저 최선을 다하고 즐기며 대학 생활을 할 수 있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제씨는  “치매를 예방하기 위해 자청해서 더 열심히 공부하고자 한다”며 “대학 졸업 후 철학 대학원을 가고자 결심했지만 아직 이루지 못해 현재 준비중”이라며 끊임없는 배움에 대한 열정을 드러냈다.

가천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 후 경영대학원까지 수료한 유정자(82)씨는 직장인 전형으로 대학교에 입학했다. 그는 “당시에는 나이가 차면 수중에 아무것도 가진 것 없이 결혼해야 했다”라며 “저랑 남편 둘이서 배운 것 없이 사업을 시작했던 만큼 늦게라도 공부를 하고픈 마음이 절실했다”고 말했다.

그는 “대학교에 입학하고 보니 암기할 것도 많고 시험도 보니 처음에는 많이 벅차서 이겨낼 수 있을까 하는 의문도 들었다”며 “그러나 공부를 중간에 그만둔다는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어린친구들 사이에서 정말 열심히 했다”고 했다. 청년들보다 늦은 나이에 시작했기 때문에 그저 열심히 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남서울대학교 글로벌영미문학과 4학년에 재학중인 이순한(60) 씨는 영어에 대한 열망으로 대학교에 입학했다. 현재 대학교에서 배운 것을 발판 삼아 학원에서 초등학생들의 영어수업을 맡고 있는 그는 꾸준히 공부해서 향후 미국인들을 대상으로 한국어를 가르치는 교사가 되고자 꿈을 쫓고 있다.

공부를 하면서 하나씩 알아가는 과정 자체가 즐겁다는 그는 과제 하나를 할 때도 도서관에 들러 자료를 찾아보면서 성취감을 느낀다고 했다. 그는 “동기들은 내 자식보다도 어렸지만 같이 밥도 먹으러 다니면서 잘 어울렸다”며 “현재는 비대면 위주로 수업을 하고 있어서 친구들을 자주 보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영어 수업을 하고 있는 이순한씨(60)


이어 “나이가 들수록 더 공부해야 빠르게 돌아가는 세상에 발 맞출 수 있다”라며 “죽을 때까지 공부하면서 뭐든 자꾸 배우고 알고자 하는 노력은 끊임없이 해야 한다”고 말했다. “요즘 세상에 50-60대는 젊은 나이라고 생각한다. 이때부터라도 준비해서 노후를 조금이라도 탄탄하게 준비하고 활기차게 생활할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평생학습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중인 대한노인회 광명지시회 노인대학 측은 "어린 시절 공부할 수 없었거나 배움에 대한 열정이 있는 6080세대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공부하고, 사람들을 만나는 것에 의의를 두신다"며 "노인들은 배움 자체를 통해 즐거움을 느끼고 삶의 활력을 얻기 때문에 늦은 나이에 공부하는 것이 그들의 낙으로 자리잡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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