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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알바생, 로스터리 사업가 된 사연 [청년사장]

[이데일리 장시온 인턴기자] 사철제 대표(29)의 ‘오멜라스 커피’는 지난 2019년 처음 문을 연 인천 부평의 한 자그마한 카페다. 청년 창업가 사철제 씨는 카페 운영을 넘어 전국 130여개 카페에 직접 로스팅한 원두를 납품하는 원두 판매 사업까지 진출했다.

오멜라스커피 사철제 대표. (사진=이데일리 장시온 인턴기자)


 

모두가 취업 준비에 매진하던 대학교 4학년, 사철제 씨는 사업계획서를 쓰고 있었다. ‘도전할 수 있을 때 도전하자’는 일념으로 부모님을 앉혀놓고 사업계획서를 발표했다. 하나부터 열까지 혼자 스스로 일궈나가야 했다. 첫 1년은 적자에 시달렸지만 포기하지 않고 차근차근 사업을 확장시켜 나갔다.

처음 카페를 오픈한 지 갓 3년이 지난 올해 1월부터 지난 6월까지의 매출은 8천만원을 훌쩍 넘겼고,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우리 커피를 즐길 수 있도록’이라는 모토로 처음 시작된 한 26살 대학생의 도전은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사철제 대표는 “일단 부딪혀야 합니다. 돈이 없어서, 상황이 안 좋아서, 준비가 안 돼서 미루고 미루다 보면 결국 실패가 두려운 나이가 됩니다. 도전할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난 특권입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26살 대학을 졸업하기도 전 카페를 창업해 점차 꿈에 다가가고 있는 한 청년을 만나러 인천 부평의 ‘오멜라스 커피’를 찾았다.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저는 인천 부평에서 오멜라스 커피를 운영하고 있고 유튜브의 사군카페인 채널을 운영 중인 사철제입니다. 지금 기본적으로 카페를 운영하고는 있는데 제일 메인으로 하는 건 원두를 생산하고 그 원두를 다른 카페에 판매하는 로스터리 사업입니다. 현재 전국 각지의 130여개 카페에 납품하고 있습니다.

Q 대학교 4학년 때 처음 카페를 창업하셨던데 당시 그런 도전을 했던 계기가 있을까요?

A 저는 성인이 되고 나서 계속 카페에서 일을 했었습니다.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도 하고 직원으로 일하기도 하면서 자연스레 커피 쪽으로 진로를 결정했습니다. 그러다가 대학교 4학년 때 취업을 할지 창업을 할지 고민을 하던 와중에 저는 젊을 때 도전하자는 생각에 우선 창업을 한 번 해보자는 도전을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후에 저만의 사업계획서를 쓰고 이걸 부모님 앞에서 직접 발표를 해서 이런 사업을 하고 싶다고 당당하게 말했습니다. 그렇게 부모님의 허락을 받고 이 곳에 작게 카페를 처음 열게 되었어요.

Q 그 당시 열었던 카페가 여기인가요?

A 지금 앉아 있는 이곳입니다. 처음에는 13평 정도였는데 점점 확장을 해서 옆에 벽도 헐고 2층까지 넓혀서 지금은 26평 정도로 늘어났습니다.

(사진=장시온 인턴기자)


Q 요새 창업을 고민하는 청년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데 어떤 이유가 있을까요?

A 최근에는 정말 정보를 얻기가 쉬운 세상이 되었습니다. 대기업이나 공무원이 당연히 준비해야 할 진로였는데 지금은 돈을 벌 수 있는 경로가 다양해졌습니다. 특히 유튜브에도 창업 브이로그나 창업 방법 같은 정보들이 많이 있어서 청년들의 시야가 많이 트이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Q 창업을 처음 할 당시 자리를 잡으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 있었나요?

A 역시 제일 어려웠던 점은 자금 문제였습니다. 그동안 커피 관련 공부를 열심히 해왔었기 때문에 처음 카페를 오픈할 때 비싼 장비를 사고 싶었던 욕심이 정말 컸는데, 자금 문제로 저 자신과 그런 부분은 타협을 하고 포기를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주변에서 처음에는 작게 시작하라는 말을 정말 많이 했는데 지금 되돌아보니 그 말이 정말 맞는 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처음부터 욕심부리지 않고 차근차근 성장해나가면서 자금을 모으고 확장하고, 또 자금을 모으고 확장하는 단계를 반복하다 보니 지금의 단계까지 이를 수 있었습니다.

또 경영주로서 직원과 달리 스스로 개척해나가야 한다는 점도 어려웠습니다. 직원으로 일할 때는 주어진 일만 해내면 됐는데 창업을 하고 나니 제가 모든 일을 스스로 해결하고 총괄해야 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조금이라도 빨리 창업을 해서 이런 것들을 몸으로 부딪히며 통달해 나가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 것도 그때부터였습니다.

Q 카페 창업이 다른 요식업 창업과 가장 다른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카페의 컨셉을 개성 있게 정하는 게 굉장히 중요합니다. 이를테면 제 커피 교육 수강생 중에도 쿠키를 정말 잘 만드는 분이 계신데 그분은 쿠키 전문 카페를 하면서 그 쿠키를 전국적으로 판매를 하시기도 했고, 어떤 분은 꽃을 정말 좋아하셔서 꽃이랑 카페를 접목하기도 하셨습니다. 이런 프랜차이즈 카페와는 다른 자기만의 개성을 찾아서 차별성을 찾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는 투자금은 큰데 객단가가 굉장히 적습니다. 카페라는 공간은 사실 좀 고급스러워 보여야 하고 인테리어에 굉장히 신경을 많이 써야 해서 투자금이 엄청나게 들어갑니다. 여기에 커피 장비, 임대료 등도 있는데 막상 판매하는 커피와 디저트는 몇 천원에 불과합니다. 다른 일반 식당에서는 한 번에 몇 만원씩 객단가가 나올 수 있지만 카페에서는 그게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서 수익을 내기가 상당히 어렵습니다.

Q 투자 비용이 크고 객단가가 적으면 투자 비용을 회수하는 데 상당히 오래 걸리지 않나요?

A 사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는 합니다. 당시 저도 처음부터 이런 문제를 인식하고 있었고 카페 하나만으로 수익을 많이 내기는 거의 불가능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유튜브를 통한 홍보와 수익을 노렸었고 이후 원두 납품으로 전국적인 거래망을 확장해 나가고자 노력했는데 결과적으로 성공했습니다. 즉 카페 장사도 중요하지만 지금 여러 사업을 확장해나가면서 카페는 그 사업 간의 연결 다리가 되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는 상황인 거죠. 사실 카페는 ‘쇼룸’의 일종이고 다른 수익원을 통한 매출 증대가 중요합니다.

Q 사실 그렇게 원두 판매나 커피 교육 등으로 수익 구조를 다변화하기 위해서 많은 역량과 노력이 필요해 보이는데 어떻게 그런 역량을 기를 수 있었나요?

A 저는 우선 시작하고 바로바로 고쳐나가는 타입인 것 같습니다. 이를테면 처음 커피 교육을 시작할 때도 낯설고 두려운 마음이 든다고 해서 회피하기 보다 일단은 부딪혀보고 그때부터 엄청나게 공부하고 연습하면서 발전해나갔습니다. 물론 중간중간 실패하는 경험도 꽤 있었지만 물러서지는 않았습니다. 제 멘토께서 해주신 “젊었을 때 한 번 망한다고 해서 굶어 죽지 않는다”라는 말을 믿고 앞으로 달려나갔습니다.

(사진=장시온 인턴기자)


Q 창업을 하시고 지금까지의 삶에 대해 만족하시나요?

A 지금까지 취업을 하거나 일반적인 진로를 택한 친구들이 부러웠던 적은 거의 없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일한 만큼 벌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습니다. 열심히 일한 만큼 그대로 보상이 돌아오는 것에 대해서 저는 굉장히 재미있기도 했고 수익적인 측면도 만족도가 높습니다. 물론 월급제가 아니기 때문에 수입이 오르락내리락할 수도 있지만 오히려 그런 부분이 저에게는 동기부여가 되고 더 열심히 임하게 되는 자극제가 되는 것 같습니다.

Q 창업을 꿈꾼다면 대학을 가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A 저는 개인적으로 대학은 가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단순히 이 커피라는 사물을 아는 게 ‘지식’이라면, 그 커피를 이용해서 상품 가치를 올린다든가 경영을 한다든가 하는 건 ‘지성’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지성과 생각의 회로를 배울 수 있는 곳이 바로 대학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업을 하다 보면 홍보, 마케팅, 세무, 노무 이런 많은 학문이 필요한데 그런 것들을 자주 접할 수 있는 곳이 대학이라고 생각합니다.

Q 지금 창업을 준비하거나 고민하고 있는 청년들에게 세 가지 조언을 해줄 수 있다면 어떤 조언을 하고 싶으신가요?

A 첫 번째는 일단 시작하라는 겁니다. 저는 완벽한 준비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시작하고 고쳐나가는 게 맞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이를테면 평소 커피 교육을 받으러 오시는 분들 이야기가 ‘저는 5년 뒤에 창업할 거예요’ ‘저는 아직 준비가 안됐어요’ 이런 말씀을 많이 하십니다. 막상 주변 창업한 분들 보면 젊을 때 창업에 일찍 도전해서 산전수전 다 겪으신 분들이 자리를 빨리 잡고 사업을 키워나가시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두 번째는 자신이 리더 성향인지 팔로워 성향인지 파악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모든 사람이 리더가 될 수는 없습니다. 리더의 방향을 알고서 따라가는 팔로워 역할도 사업을 하다 보면 중요한 역량이기 때문에 본인이 자신의 성향을 파악하고 이후 창업을 하면서 어떤 역할을 맡을 것인가를 고민해 봐야 합니다.

세 번째는 아까 말씀드린 젊을 때 도전하고 실패한다고 해도 굶어 죽지 않으니, 도전할 수 있을 때 바로 도전하라는 겁니다. 첫 번째 조언과 어느 정도 맥락이 비슷한데, 그만큼 정말 젊을 때 도전해 보는 것은 소중한 특권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사람마다 경제적 사정이 다 다릅니다. 부모님의 지원이 가능하다면 조금 더 유리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그렇다고 ‘내가 가진 게 없어서 5년 뒤에, 10년 뒤에 할래’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으면 오히려 더 뒤처질 수도 있습니다. 작게라도 일단 시작하는 게 그래서 중요합니다.

(사진=장시온 인턴기자)


Q 앞으로의 최종 목표는 무엇인가요?

A 저의 모토가 “세상 모든 사람들이 우리 커피를 즐길 수 있도록”입니다. 작은 카페든 큰 카페든 차별 없이 저희가 만드는 커피를 즐길 수 있도록 좋은 원두를 공급하고, 그렇게 되면 모든 사람들이 저희 원두와 저희 커피의 매력을 알게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포부를 가지고 도전을 이어나가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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