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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버거 가격 또 올라? ‘빅맥지수’로 읽는 원화가치

[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최근 햄버거 프랜차이즈점들의 가격 인상이 무섭습니다. 버거킹, KFC가 올해에만 벌써 두 번째로 가격을 올렸고 롯데리아, 맥도날드, 맘스터치도 마찬가지로 제품 가격을 인상했습니다.

버거킹 매장. (사진=뉴스1)


 

가격 인상 폭도 상당합니다. 29일부로 가격을 인상한 버거킹의 경우, 대표 메뉴인 와퍼 가격이 지난 1월 6100원에서 6400원으로, 이번 인상에서 다시 6900원으로 몸값을 높였습니다. 불과 6개월 새 800원이 오른 겁니다.

KFC는 지난 1월 징거버거 가격을 4900원으로 올렸다가 지난 12일부로 5300원으로 8.1% 인상했습니다. 롯데리아 역시 지난해 12월 제품 가격을 한번 올렸는데, 지난 6월 16일부터 불고기버거를 4100원에서 4500원으로 올렸고요. 맥도날드와 맘스터치도 지난 2월부로 일부 제품 가격을 인상했습니다.

한 번만 올려도 서운한 햄버거 가격이 여러 차례 인상되다 ‘버거 플레이션(버거+인플레이션)’이라는 신조어도 생겼습니다. 햄버거 가격 인상 이유는 간단합니다. 물류비와 원재료값 등 물가가 너무 올라서 햄버거 가격도 올려야 한다는 것이죠.

 

근데 빅맥지수는 왜 떨어지지?

 

햄버거 가격 하면 떠오르는 유명한 지표가 있습니다. 영국 경제지인 이코노미스트가 발표하는 ‘빅맥지수’가 그것입니다. 전 세계에서 팔리는 빅맥 가격을 달러로 환산해 비교하죠.

지난 21일 발표한 우리나라의 빅맥지수는 3.5달러였습니다. 그런데 지난 1월의 빅맥지수는 3.82달러였고, 2021년 7월은 4달러, 2021년 1월은 4.1달러였습니다. 내가 실제로 사먹는 햄버거 가격은 오르는데 빅맥지수로 따지면 햄버거가 비교적 더 저렴해지고 있다니, 엉터리 같죠?

우리나라 빅맥지수가 점점 떨어지는 이유는 최근 무섭게 올라간 원달러 환율 때문입니다. 달러 대비 원화가치가 떨어지다보니, 적은 달러로도 우리나라에서 빅맥을 사먹을 수 있게 된 것이죠. 특히 이번 달에는 13년만에 원달러 환율이 1300원을 돌파하기도 했습니다.

사실 원달러 환율을 알아보기 위해서는 굳이 빅맥을 낄 필요 없이, 그냥 원달러 환율을 살펴보면 됩니다. 빅맥지수는 각 나라 간 환율이 ‘적절한지’ 평가하는 방법으로 활용되고 있죠. 빅맥지수는 ‘구매력평가설’이라는 환율 결정 이론을 실제 상품에 적용해본 것에 불과합니다. 진지하게 살펴보기보다는 재미로 보는 것이 적절할 것 같습니다.

2022년 7월 빅맥지수. (사진=이코노미스트)


 

좀 더 설명해보겠습니다. 빅맥지수는 빅맥이 어느 나라든지 ‘같은 가격으로 팔린다’는 전제를 깔고 만들어졌습니다. 그래서 2022년도 7월을 기준으로 미국에서 5.15달러에 팔리는 빅맥이, 우리나라에선 3.5달러로 판매되고 있으니 1달러 당 적정 환율은 893.20원이라고 봅니다. 그런데 현실에서 환율은 1300원을 돌파하고 있어서, 빅맥지수로 보면 우리나라의 원화 가치가 32%나 낮게 평가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게 됩니다.

물론, 진짜로 1달러의 가치가 893.20원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빅맥지수를 근거로 원달러 환율을 강제로 낮춰버리면 우리나라 원화의 가치가 높아져서 수출에 불리해질 수 있습니다. 미국에 때수건을 1달러에 팔고 있었는데, 환율이 1300원에서 800원으로 낮아지면 수입이 줄어들게 됩니다. 기업들은 기존 수익을 유지하려고 때수건 가격을 올릴 것이고, 그러면 미국 소비자는 더 싼 다른 때수건을 찾을지도 모릅니다.

 

사실 빅맥은 더 올라야 한다

 

빅맥지수로 봤을 때 빅맥 가격은 낮아지고 있었습니다. 사실 빅맥은 다른 프랜차이즈사의 대표 메뉴보다 ‘덜’ 올랐습니다. 맥도날드가 햄버거 가격을 올렸지만 빅맥 가격은 올해 올리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통계청에서는 소비자물가지수(CPI) 변동을 이용해 원화가치의 변동을 간접적으로 추정하는 ‘화폐가치 계산’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2021년도 1월을 기준으로 하면 올해 6월의 물가 상승 배수는 1.071배입니다. 2021년도 1월 빅맥 가격은 4500원이었는데, 올해 6월로 환산하면 4819원입니다. 지금 빅맥 가격이 4600원이니까, 물가가 상승한 만큼 가격을 올리려면 219원 더 인상해야 합니다.

올해 800원이나 오른 버거킹 와퍼는 어떨까요? 2021년도 1월 와퍼 가격은 5900원이었습니다. 소비자물가지수가 오른 만큼 가격이 오른다면, 와퍼 가격은 6월 기준 6318원이 되어야 합니다. 6월 와퍼 가격은 6400원이었고, 이제 와퍼는 6900원이니 남들이 올린 물가보다 더 올려 받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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