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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 아닌 'SNS'로 이뤄지는 청년정치…그들 마음을 잡으려면

[이데일리 염정인 인턴 기자] 청년 정치는 '파격'으로 통한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정당사 최초로 30대 당대표로 당당히 선출됐고,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20대 대선 과정에서 청년 여성의 표를 주도했다. 공교롭게도 두 청년 정치인은 기성 정치의 배척을 받았다. 정치권 밖 청년들은 '청년 정치'가 무엇이라고 생각할까. 스냅타임이 ‘요즘’ 청년들에게 정치를 물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청년층부동층 비율 상승

 

이번 대선에서 20·30대는 ‘캐스팅보트’로 떠올랐다. 26일 국회입법조사처가 발표한 ‘제20대 대통령선거 분석’에 따르면 20대 중 부동층 비율은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다. 부동층은 1·2위 간 지지율 차이가 적은 경합 선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번 대선에서 윤석열 투표자 중 18%, 이재명 투표자 중 24%가 부동층으로 분석됐다. 특히 전체 연령대에서 19대 대선보다 20대 대선의 부동층 비율이 감소했지만, 유일하게 20대에서만 부동층 비율이 높아졌다.

(사진=국회입법조사처)


 

정치권에서도 이러한 변화를 기민하게 잡아채고 ‘청년 정치인’을 앞으로 내세웠다. 이준석 전 대표는 20대 대선 과정에서 종횡무진하며 윤석열 당시 후보를 띄웠고, 더불어민주당은 20대인 박지현 비상대책위원장을 임명하는 파격을 단행했다. 현재 청년정치의 상징인 두 사람 앞엔 모두 ‘전(前)’이 붙게 됐지만 청년 유권자들은 “놀랍긴 했다”고 입을 모은다.

대학생 J(24)씨는 “어쨌거나 청년 정치인들이 주류 정치에 속속 등장하게 되면서 청년 문제도 민감한 ‘표심’ 이슈로 자리 잡은 것 같아 그건 좋다”고 평했다.

 

시위는 촌스러워요” SNS로 표출되는 청년 민심

‘청년층’에 대한 정치권의 관심은 커졌는데 청년들은 어떻게 정치를 하고 있을까.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올 7월 발표한 ‘2021년 청년사회경제실태조사’에 따르면 ‘SNS·홈페이지·블로그에 글을 올리거나 답변하기’가 청년 세대의 가장 빈번한 정치 참여 유형으로 꼽혔다.

주 1~2회 혹은 매일 SNS 등에 정치 관련 글을 올리는 청년은 응답자 중 10.2%였고, 1년 중 한 번이라도 SNS 등을 통해 정치적 의사를 밝혔던 청년은 응답자 중 35.3%였다.

과거 기성세대의 주 정치 참여 방법이었던 ‘집회·시위’에 참여하는 청년은 드물었다. 지난 1년간 ‘집회·시위’에 단 한 번도 참여한 적 없는 청년이 응답자 중 95.5%였다.

대학생 Y(23)씨는 “SNS나 개인 블로그에 글을 올리는 걸 소극적인 정치 참여라 단정할 순 없다”고 말했다. “해시태그를 이용한 미투 운동 등 온라인에서 결집해 오프라인으로 뻗어나가는 정치 참여가 등장하고 있지 않냐”고 주장했다.

대학생 J(24)씨도 “정치 참여 형태에 변화가 생긴 것”이라 입을 모았다. “SNS에 글을 쓰지 않는 사람이 집회에 나갈 수 있고 집회에 나간 청년이 SNS를 안 할 수도 있다”며 “여러 정치 참여 방식이 혼재돼 다양한 청년 정치가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화여자대학교 김수정 교수 외 2인의 ‘청년세대의 정치: 정치의 주변화인가 새로운 정치의 등장인가’를 보면 일상 속 정치 참여가 보편화됐고 정치 참여의 스펙트럼이 확장됐다고 한다.

김 교수는 “지금의 청년들에겐 과거 정치 참여로 여겨졌던 정당 활동이나 집회 참여 등은 오히려 특수한 것이 됐다”고 설명한다.

 

그런다고 바뀌나요? 취준해야죠

청년들은 SNS 등을 활용한 정치 참여 방식을 “효율적인 방법”이라 설명한다. 실제 논문에서 김 교수는 “오늘날 청년들은 정치 지형이 과거와 달라졌다고 생각”하며 “이전 세대의 방식은 효율성이 떨어지고 지속하기도 힘든 것이라 여긴다”고 밝혔다.

대학생 J(24)씨는 “지금 청년들은 취업이나 부동산 이슈 등 당장 먹고사는 문제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특히 “정당 활동이나 집회 참여는 품이 많이 드는 일”이라 강조했다.

대학생 Y(23)씨는 “정치에 무력감을 느끼는 것도 사실이지만 시위에 참여하는 것이 사회를 바꾸기 위한 더 나은 방법이란 생각이 안 든다”고 덧붙였다.

대학생 S(25)씨는 ”지금 청년들은 민주화를 쟁취하며 정치 효능감을 느꼈던 기성세대와 다르다“며 ”그런 효능감을 느낄만한 대전환을 겪지 못해 정치 참여에 관한 강력한 동기가 없다“고 전했다. 이어 ”부동산·물가 등 생활 전선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다면 청년들이 더 정치에 나설 것”이라 말했다.

결국 청년층은 ‘먹고사니즘’ 이슈와 “더 효율적이지 않다”는 판단 아래 오프라인 정치에 나서지 않고 있다. 김 교수는 논문에서 “투표보다 알바가 중요한 세대”라고 현재 청년 세대를 표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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