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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감온도 ‘40도’...서울시 폭염저감시설 직접 가보니

[이데일리 장시온 인턴기자] 지난달 30일 서울의 최고 기온이 36.1도까지 오르고 체감온도는 40도에 육박하는 등 역대급 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이에 서울시가 시내 곳곳에 더위를 피할 수 있는 폭염 저감시설을 설치, 운영하고 있는데요. 실제 시민들의 반응은 어떤지 이데일리 스냅타임이 무더위를 뚫고 서울 곳곳에 카메라를 들고 직접 가봤습니다.

시원한 물안개로 주변 온도 최대 5도 낮추는 '쿨링포그'

첫 번째는 ‘쿨링포그’입니다. ‘쿨링포그’란 옥외나 실내공간을 간단하게 냉방할 수 있는 장치로 고압호스와 특수노즐을 설치한 뒤 정수 처리한 수돗물을 빗방울의 약 1000만분의 크기로 ‘고압 분사’하는 것을 말합니다. 분사된 물이 순식간에 기화되면서 주변 공기를 냉각시켜 최대 3~5도 낮추어 시원한 청량감을 주고, 피부나 몸에 닿아도 젖지 않는 장점이 있습니다.

(사진=이데일리 장시온 인턴기자)


서울시청 광장에 설치되어 있는 쿨링포그에 직접 가보니 담당자들이 손을 보고 있었습니다. 현장에 있던 서울시 관계자는 “물이 분사되는 방향이 아래를 향하고 있어 사람에게 직접 물이 튄다는 민원이 발생해 방향을 조정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30분 정도 지나고 다시 가보니 시원한 물안개가 주변을 청량하게 맴돌고 있었습니다. 직접 물을 맞아보니 실제로 피부나 옷이 물에 젖지 않았습니다. 당시 34도에 육박하는 날씨에 근처를 지나가는 시민들은 “와 시원하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아이와 손을 잡고 근처를 지나가던 이 모씨(39)는 “아이에게 서울시청을 구경시켜 주기 위해 나왔어요. 날씨가 너무 더워서 힘들지만 이렇게 시원한 물안개 근처를 지나가면서 한숨 돌리게 되네요”라고 말했습니다. 이 씨는 “서울시청 말고도 유동인구가 많은 번화가나 버스정류장 근처에도 설치하면 더 좋을 것 같아요”라고 덧붙였습니다.

서울광장에 설치된 쿨링포그(사진=이데일리 장시온 인턴기자)


쿨링포그는 시청역 5번 출구와 서울도서관 사이 느티나무 그늘 구간과 광진구 숲나루 공원 등 서울시 주요공원 11개소에 설치 운영되고 있다고 합니다. 유영봉 서울시 푸른도시국장은 “여름철 그늘이 적은 서울광장과 야외 공원 이용 시 보다 시원함을 느낄 수 있도록 공원 환경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감은 물론, 쿨링포그와 같이 서울시민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시설들을 많이 도입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지하수 재활용으로 도심지 폭염 피해 예방하는 '쿨링로드'

두 번째는 ‘쿨링로드’입니다. ‘쿨링로드’란 도심지 폭염 피해 예방을 위해 시청역, 종로3가역 등에 설치된 13개의 살수시설을 미세먼지 특보나 폭염 특보 시 최대 3~5회 운영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와 함께 살수차량 188대를 동원하여 10~16시에 주요 간선도로와 중앙버스전용차로를 중심으로 물청소를 집중 실시하고 있습니다.

취재팀이 도착한 서울시청 옆 세종대로는 이미 얼마 전 살수시설이 가동됐는지 도로가 젖어있는 상태였습니다. 마치 금방이라도 폭우가 쏟아진 것처럼 도로 전체에 물이 뿌려져 하수구로 물이 흐를 정도였는데요.

서울시청 옆 세종대로의 쿨링로드(사진=이데일리 장시온 인턴기자)


서울시에 따르면 도로 위에 물을 뿌리면 지면온도가 7~9도 낮아지고 미세먼지도 12㎍/㎥ 줄이는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지하철역에서 버려지는 지하수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더위가 심한 6~9월에는 하루에 3회 이상 물을 뿌립니다.

길을 걸어가던 차 모씨(65)는 “햇빛이 너무 뜨거워서 옆 도로에 시원한 물이 뿌려져 있는 걸 보기만 해도 체감상 몇 도는 더 시원하게 느껴진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정화 서울시 도로관리과장은 “지하철역에서 유출돼 버려지는 물을 사용하여 도로 면에 분사시킴으로써 아스팔트 노면 온도를 낮추고, 타이어 분진 등으로 발생하는 미세먼지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앞으로 지속적으로 확대 설치할 예정이다”라고 밝혔습니다.

2013년 동작구 최초 도입 후 서울 전역 확대된 '그늘막'

세 번째는 ‘그늘막’입니다. 흔히 횡단보도 근처에 설치되어 있는 그늘막은 지난 2013년 전국 최초로 동작구에 도입된 이후 시민들의 호응 속에 매년 확대 설치되어왔습니다. 시민들은 보행 중이나 신호 대기 시 그늘 아래에서 잠시나마 뜨거운 햇볕을 피할 수 있습니다.

시청역 2번 출구 앞 횡단보도에 설치된 그늘막 밑에는 여러 시민들이 옹기종기 모여있었습니다. 대부분 시민들은 긍정적인 반응이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시민은 “한여름에 횡단보도에서 햇볕을 받으면서 신호를 기다리는 게 정말 고역인데, 이렇게 시에서 그늘막을 설치해 주는 건 좋은 행정이라고 생각해요”라고 말했습니다.

시청역 2번 출구 건너편에 설치된 그늘막(사진=이데일리 장시온 인턴기자)


다만 태풍이나 강풍에 잘 견딜 수 있을지, 운전자의 시야 확보에 방해가 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이에 서울시에서는 지난 2017년부터 각 자치구에 설치 가이드라인을 배포하기도 했습니다. ‘운전자 시야 확보에 문제가 없는 위치에 설치해야 한다’, ‘태풍 등 위험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누구나 접을 수 있는 ‘접이식’ 구조면서 혹서기를 제외한 기간에는 탈착해 보관할 수 있는 탈부착 형태여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됐습니다.

이 그늘막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것이 바로 ‘스마트 그늘막’입니다.

기존 접이식 그늘막이 갑작스러운 태풍이나 기상 악화 시 현장 인력을 직접 투입해 차양막을 접어야 했지만, 스마트 그늘막은 기온, 바람에 따라 차양막이 자동 개폐되어 신속한 대처가 가능하고 인력 낭비를 줄일 수 있습니다.

관악구 스마트 그늘막은 기온 15도 이상 또는 풍속 초속 7m 이하일 때 펼쳐지고 기온 15도 이하, 풍속 초속 7m 이상, 일몰 이후 등의 상황에는 접힙니다. 또 친환경 에너지인 태양광을 활용해 전력을 공급받고 밤에는 야간 보안등 기능도 할 수 있다고 합니다.

관악구청 근처에 설치된 스마트 그늘막에 안내판이 붙어있다.(사진=이데일리 장시온 인턴기자)


온도가 36도에 육박했고 풍속은 초속 1m에 불과했던 취재 당일 관악구청 근처 횡단보도에 설치된 스마트 그늘막의 차양막이 펼쳐져 시민들에게 쉼터를 제공하고 있었습니다. 그늘막 기둥에는 ‘관계자외 작동금지’라는 경고문과 함께 차양막 개폐 기준을 설명하는 안내문이 붙어있었습니다.

서울시 관계자는 “한낮의 도로 위는 일반지역에 비해 체감 더위 지수가 매우 높아 온열질환 발생의 위험이 큰데, 폭염 그늘막이 온열질환 예방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본다”며 “시민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시 "지속적 시설 확충 계획 중...건강 관리 유의 당부"

지난 6월 기준으로 서울시는 횡단보도 그늘막 2,885개소를 포함해 쿨링포그, 쿨링로드 등 총 4,225개소의 폭염 저감시설을 설치, 운영하고 있습니다. 서울시는 이번 달까지 그늘막, 스마트쉼터 등 201개소를 추가하여 폭염 저감시설을 총 4,426개소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합니다.

백일헌 서울시 안전총괄관은 “지구온난화에 따라 여름철 폭염일수가 늘어나고 있고 이에 따른 온열질환자도 증가하는 추세”라며 “시민들도 폭염 시 야외활동 및 외출을 최대한 자제하는 등 행동요령을 잘 숙지해 무더위 건강 관리에 각별히 유의하여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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