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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대면 행사에 설레요"...3년 만에 돌아온 대학 축제 현장

[이데일리 한승구 인턴기자] 대학가에서 가을 축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며 가을 축제를 시작한 캠퍼스는 사람들로 가득 찼다. 이날 30일은 숭실대학교에서 개교 125주년을 맞아 실시한 대동제 '시선집중'의 마지막 날이었다. 다른 대학이 이번 여름에 간소하게나마 먼저 축제를 시작한 것과 달리 숭실대학교는 이번 가을 축제가 처음이었다. 학교에는 정문 초입부터 그 위로 길게 이어진 언덕 끝까지 각종 행사 부스와 사람들로 북적였다. 이데일리 스넵타임은 3년 만에 다시 활기를 띈 대학가 축제 현장을 찾았다.

(사진=이데일리 한승구 인턴기자)


 

"학교에 사람이 이렇게 많은 건 정말 오랜만이에요"

숭실대학교 글로벌 통상학과 4학년 박태민씨(26)는 군대에 다녀온 뒤로 이번이 학교에서 즐기는 첫 축제다. 지금껏 코로나19로 인해 각종 대면 행사가 진행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번 축제는 2019년도 축제를 마지막으로 3년 만에 열린 가을 축제다. 코로나19 이전 박씨는 각종 동아리 활동을 진행했으나 복학한 뒤로는 제대로 된 활동도 못해보고 4학년이 됐다. "지금까지 비대면 수업과 행사 취소로 학교에 다녀도 친구를 사귀기 어려웠다"며 "이번 학기가 마지막인데, 졸업하기 전에 학교 축제를 즐길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라고 말했다.

박씨처럼 이전에 축제를 즐겨본 학생도 있었지만, 축제에 참석한 대학생 대부분은 대면 행사 자체가 처음인 '코로나 학번'이었다. 코로나 학번이란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으로 수업을 받으며 각종 교내 행사 및 학교 생활을 경험하지 못한 학번을 일컫는다. 그렇기에 이번 대면 행사는 의미하는 바가 더 크다. 정치외교학과 2학년 한씨는 이 날 공강 시간을 맞아 분수 광장에 돗자리를 깔고 동기들과 함께 시간을 보냈다.

대면 축제가 처음이라 말한 그는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수업으로 만날 기회도 적고 친해지는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며 아쉬웠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축제가 너무 설레고 기대된다"며 "코로나 이후의 삶을 살 수 있다는 희망이 보인다"고 말했다.

(사진=이데일리 한승구 인턴 기자)


 

"오늘이 가장 핫한 날"...야외 공연 긴 대기줄 이어져.

점심시간이 조금 지났을 무렵, 대학교 정문부터 늘어선 계단 위로 저녁 무대에 입장하기 위한 대기줄이 길게 이어졌다. 날마다 400명씩 모집하는 우선입장권을 가진 사람들이 더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일찍부터 줄을 선 것이다. 오후 1시 30분경, 중어중문학과 4학년 박병규(26)는 졸업을 앞두고 마지막 축제를 즐기기 위해 대기줄에 서 있었다. 그는 우산을 펼치고 같은 과 친구들과 함께 내리쬐는 햇빛을 피하고 있었다. 박씨는 "지난 19년도 축제 때 본 잔나비가 너무 인상에 깊게 남아서 이번에도 보려고 줄을 섰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늘이 축제 기간 중 가장 줄이 길다"며 조금 더 빨리 나와야 했다"고 아쉬움을 전달했다. 이 날 숭실대에서는 가수 최예나, 비비, 볼빨간사춘기, 잔나비가 초대 가수로 초청됐다.

3년 만에 축제 소식에 외부인도 몰려들었다. 무대 주변으로는 고등학생, 근처 주민들 등 다양한 외부인이 있었다. 이날 아침, 숭실대학교 측에서는 이번 축제기간 동안 외부인이 너무 많아 정작 재학생이 공연에 참석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했다며 외부인의 공연 출입이 불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런 탓에 오후 3시경, 공연장 밖에서 연예인이 잘 보이는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공연장 입구 주변을 시작으로 외부인들이 자리를 지키고 서있기도 했다. 고등학생 이모씨(18)는 오후 3시 정도에 학교에 와 공연장 밖에 자리를 찾아다녔지만 여의치 않았다. 그는 "비비와 최예나를 보기 위해서 왔다"며 "근처를 계속 돌아다니면서 좋은 자리를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이데일리 한승구 인턴 기자)


 

부스 행사, "축제에 흠뻑 빠져드는 기분"

백마상 분수광장 주위로는 각종 동아리와 외부 단체에서 진행하는 부스 행사가 한창이었다. '상상 운세 뽑기', '나와 맞는 패션 스타일' 등의 콘텐츠를 시작으로. 경품 추첨 그리고 음식 판매까지 다양한 종류의 부스가 있었다. 19학번 대학생 최모씨는 그곳에서 카페 부스를 운영했다. 축제 기간 동안 카페를 운영한 최씨는 나중에 카페를 차리고 싶은 마음에 미리 경험을 하고자 이 부스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또한, 두 번의 축제 중 이번 축제가 훨씬 즐겁다는 감상을 밝혔다. 최씨는 "19년도 축제 때는 바빠서 잘 놀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흠뻑 빠져 즐기고 있다"며 "이번 축제는 지금껏 축제에서 놀지 못한 한이 폭발한 것 같다. 수많은 학생들이 아침에 해가 뜰 때까지 논다"고 말했다.

반대편에서는 저녁 주점을 위한 준비가 한창이었다. 한쪽 편에 마련된 주점 부스 안에서 학생들은 음식을 준비하고 재료 손질하는 등 바쁜 모습을 보였다. 주점 '탐라포차'에서 일하는 소프트웨어학부 22학번 김모씨는 부스에 플렌카드를 걸고 있었다. 전날 새벽 2시까지 일을 하고 온 그이지만 전혀 피곤한 기색이 보이지 않았다. 대학 생활 처음으로 축제를 즐겨본 김씨는 "매일 공부하고 수업을 듣던 공간에서 술을 마시고 노는 게 반전 매력"이라며 "주점에서 과 선배들을 만나고 저희가 만든 음식도 대접하니 보람이 있다"고 말했다.

(분수 광장 옆 숭실대 마스코트 '슝슝이'. 사진=이데일리 한승구 인턴 기자)


 

실외 마스크 해제..."아직은 어색하기만"

한편 지난 26일, 50인 이상의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전면 해제됐다. 그에 따라 이번 대동제는 공식적으로 마스크를 써지 않아도 되는 첫 축제가 됐다. 이날 숭실대학교에서는 마스크를 팔에 걸치거나 주머니에 넣는 등 착용하지 사람들이 다수였다. 이번 2학기에 복학한 19학번 박씨는 "실외 마스크가 완전 해제되면서 19년도 축제와 비슷해졌다. 마스크를 벗는 게 오히려 어색하지만 괜히 답답하게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돼서 좋다"고 말했다.

반면, 마스크를 계속 쓰고 있는 사람들도 여럿 있었다. 여전히 코로나19 감염자가 발생하고 있으며 수많은 인파 속에서 언제든 감염될 수도 있다는 이유였다. 이번에 축제가 처음인 중어중문학과 20학번 김씨는 "축제가 4일이나 돼서 학교에 오는 게 재밌어졌다"고 말하면서도 "이렇게 많은 사람들 가운데에서 아직 마스크를 벗는 것은 부담스럽다. 수업이 끝나면 바로 집에 가기도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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