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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관광, 재개할까?



[장휘의 북한엿보기]
국제적 대북 제재 여전…당장 순수관광 어려워
美 특별지정제재대상에 ‘고려항공’까지 포함해
5·24 조치 해제 관건이지만 ‘넘어야 할 산’ 많아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지난 10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북핵 폐기와 관련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10일부터 2018년 국정감사가 국회에서 시작됐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외교부 국정감사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5·24 조치 해제를 관련 부처와 검토 중이라고 언급했다. 이는 외교부의 성격과 맞지 않는 발언이라며 거센 논란이 일자 이튿날 공식적으로 사과의 뜻을 밝혔다.

강 장관이 언급한 5·24 조치는 2013년 북한의 천안함 폭침 도발에 내놓은 우리 정부의 대북 제재다. 여기에 대북 지원 사업의 원칙적 보류 조항을 포함하고 있어 남북 간의 관광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순수 관광의 목적으로 대북 관광이 이뤄지려면 국제 제재 완화와 함께 5·24조치 해제에 달려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건설장과 양덕군의 온천지구를 각각 시찰했다 (사진=연합뉴스)


‘대북 관광’ 여부는 5·24 조치 해제 달려

북한 외화벌이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관광 산업이다. 김 위원장 집권 이후 북한이 처음 개최한 집단체조 공연 ‘빛나는 조국’의 가장 비싼은 무려 800유로(103만원)였다. 비싼 가격임에도 당시 ‘빛나는 조국’ 관련 패키지 투어는 전부 매진을 기록했다.

북한이 국제 제재 속에서도 관광 산업을 통해 외화벌이를 지속할 수 있는 것은 관광 산업에 대해서는 제재 대상에서 제외했기 때문이다. 관광을 위해 자금이나 물자를 지원하면 위반이지만 순수한 관광 자체만은 제재 위반이 아니다.

하지만 순수 관광 목적의 대북 관광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비핵화 논의 진척에 따라 대북 제재가 완화해야 하는 데다 가장 관건인 우리 정부의 5·24 조치 해제까지 국민적 동의와 정치권의 합의를 이루기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아서다.

실제로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지난 4일(현지 시간) 홈페이지에 특별지정제재대상(SDN), 세컨더리 제재 대상을 공개했는데 여기에 김정은 국무위원장,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을 포함한 북한 관련 개인, 기관 정보와 함께 고려항공을 추가했다.

남성욱 고려대 행정대학원장은 “비핵화 등 중요한 문제들이 아직 선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남북 간 관광부터 재개하는 것은 조금 이른 것처럼 보인다”며 “5·24 조치가 해결되면 북한 관광은 바로 재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5월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를 취재하기 위해 외신 기자들이 고려항공에 탑승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北관광 외화 벌이 창구는 中

북한의 관광 외화벌이 창구는 어디일까. 바로 중국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두 차례 방중 이후 중국 관광객의 북한 방문이 급증하기 시작했다.

국내 대형 여행사 한 관계자는 “매월 1000~2000명의 중국 관광객이 평양 관광에 나서고 있다”며 “나이 층은 50세 이상이 60~70%로 북한에 대한 향수가 있어 이를 자극하는 내용으로 중·노년층의 수요에 맞게 개발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국 역시 북한과의 항공 노선을 재개하는 등 대북 제재의 허리띠를 슬슬 푸는 모양새다. 지난 5월31일 북한 고려항공이 평양과 상하이 노선을 재개한 데 이어 6월6일 중국 국제항공은 베이징과 평양 노선을 다시 개통했다.

지난달 13일에는 고려항공의 ‘평양·다롄’ 간 전세기를 정식 운항하면서 베이징, 선양, 상하이, 청두, 시안, 다롄까지 노선을 넓혔다. ‘평양·다롄’ 간 항공 노선은 중단한 지 12년 만에 복구한 것이다.

고려항공은 민간항공사로 등록돼 있어 유엔 대북 제재 리스트에 포함되지 않아 북한이 국제 사회의 경제 제재를 피하는 방법으로 사용하고 있다.

北관광은 ‘국가관광총국’서 관할

북한에서 관광은 국가관광총국에서 담당하고 있다. 북한은 이곳을 ‘나라의 관광 사업을 통일적으로 지도 관리하는 국가 관광 관리 기관’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국가관광총국에서 제공하는 관광은 패키지 투어다. 주로 북한에서 홍보하고 싶은 곳 위주로 투어를 진행하고 있다.

국가관광총국에서 현재 판매 중인 패키지 상품은 비행기 애호가 관광, 등산 관광, 체육 관광, 열차 관광 등을 포함해 총 14가지로 돼 있다. 북한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선전하는 방식이며 보고 듣는 체험 위주의 관광이 많다.

특히 북한은 최근 들어 원산 갈마 관광지구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원산 갈마 관광지구에는 ‘10리 구간에 펼쳐진 이름난 사취’라는 뜻인 명사십리 해안도 있다. 이 해안은 북한의 천연기념물 193호로 김정은의 고향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북한 당국은 관광과 함께 홍보 효과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으리라 판단해 원산 갈마 관광지구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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