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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급 고어무비 '인간지네'…'쿠엔틴 타란티노' 언급한 이유?



슬래셔와 가학적 변태 성욕…잔혹성 고려해 흑백제작
영화 등장하는 타란티노 감독 이름, B급 정서에 어울려

 

왼쪽부터 휴먼 센티피드1, 2, 3(사진=휴먼 센티피드 시리즈 포스터)


피가 튀기고 살점이 나뒹구는 ‘슬래셔 무비’를 광적으로 좋아하는 사람에게 잔인하기로 유명한 영화 ‘쏘우’와 ‘파이널 데스티네이션’ 시리즈는 가벼운 드라마 수준이다. 뻔한 소재를 이용해 폭력성에만 의존한 B급 고어 영화는 더 이상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하지 못한다.

여기 지나치게 독특한 소재로 사람들의 관심을 끈 고어 영화가 있다. 톰 식스(Tom Six) 감독의 영화 ‘휴먼 센티피드(인간지네)’ 시리즈다. 이 영화의 소재는 충격과 공포 그 자체다. 인간의 항문과 입을 연결해 하나의 소화기관을 가진 ‘인간지네’를 만든다는 엽기적인 설정이다.

고문과 절단 등 슬래셔적 요소뿐만 아니라 대변을 강제로 먹게 하는 가학적 변태성욕 요소까지 담겨 있다. 웬만큼 단단한 정신력과 비위를 가진 사람이 아니고서야 영화를 끝까지 보기 어려울 정도다.

(사진=휴먼 센티피드2 예고편 캡쳐)


잔혹성 고려해 흑백제작

세 편의 시리즈로 구성한 인간지네 중 가장 최악을 꼽자면 단연 두 번째 작품이다. 과학적 이론을 앞세워 3명을 연결하는 1편과 달리 2편은 정신장애가 있는 주인공이 12명을 납치해 의학 장비 하나 없이 가위와 스테이플러로 연결한다. 지나친 피와 폭력성을 우려해 흑백으로 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엽기적인 장면에 눈살이 찌푸려진다.

인간지네1편에 등장한 희생자 ‘애슐린 예니’가 인간지네2에도 똑같이 희생자로 등장한다. 2편의 주인공이 1편을 보고 엽기적인 행각을 따라 한다는 설정 때문인지 그는 예니에게 과도한 집착을 보인다.

주인공은 영화배우 예니를 납치하기 위해 영화계 거장인 ‘쿠엔틴 타란티노(Quentin Tarantino)’ 감독을 사칭한다. 감독이 차기작으로 인간지네2를 준비하고 있어 출연을 요청한다는 거짓말로 유인한다.

타란티노 감독 이름 등장 이유는

2003년 개봉한 영화 ‘킬빌(Kill Bill)’의 감독으로 잘 알려진 쿠엔틴 타란티노는 B급 소재를 살려 A급 작품을 만드는 감독으로 유명하다. 그의 작품에는 철퇴를 든 일본 여고생이 등장하고 피가 분수처럼 뿜어져 나오는 등 B급 영화의 오마주가 난무한다.

타란티노 감독은 B급 슬래셔 무비에도 관심이 많다.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사람을 죽이는 영화 ‘호스텔’ 시리즈와 절단된 다리에 총을 장착해 좀비를 죽이는 영화 ‘플래닛 테러’의 기획에 참여할 정도다.

인간지네라는 불쾌한 고어 영화에 쿠엔틴 타란티노처럼 위화감이 들지 않는 ‘거장’ 감독이 또 있을까. 영화에서 타란티노 감독을 언급한 데에는 단순히 그가 유명한 감독이어서가 아니라 B급 정서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감독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감독의 작품과 성향을 아는 사람에게는 인간지네에 등장하는 ‘쿠엔틴 타란티노’ 이름이 특히나 반갑다. 영화 대사에 잠깐 등장하는 것으로 끝이지만 기괴하고 엽기적인 소재를 오마주한 타란티노 감독만의 인간지네를 상상하는 재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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