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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공무원 증원 “딱 한 번만 더?”

 



[취업난맥⑥]내년 3만6000명 추가 증원 발표에…
“합격 희박한 것 알지만 어쩔 수 없다”
공무원 시험 늪으로 빠져드는 취준생

9급 공무원시험을 마치고 나오는 취준생들(사진=연합뉴스)


3년간 경찰공무원을 준비하고 있는 심모(26)씨는 정부가 내놓은 내년도 공무원 추가 증원계획발표안에 다시 한번 책상 앞에 앉았다.

심 씨는 “추가 증원을 한다고 하면 그만큼 기대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취업준비생들이나 일반 행정직공무원을 준비하는 사람도 경찰공무원 쪽으로 눈을 돌릴 수 있어 경쟁률은 더 치솟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5년간 공무원 17만4000명 증원하기로 하고 내년 국민 생활과 안전 분야에서 국가직 공무원 2만1000명, 지방직 1만5000명 등 공무원 3만6000명을 충원할 방침이다.

세부적으로는 △보건·영양·상담 교사 등 교원 3300명 △파출소·지구대 등 순찰인력 중심으로 경찰 5700명 △질병 검역, 미세먼지, 세관 등 국민 생활·안전 밀접분야 6000명 등이다.

9급 공무원 시험을 보고 나오는 취준생들 (사진=연합뉴스)


취준생, 다시금 공무원 시험의 늪으로

정부 추가 증원 발표로 취준생들은 다시금 공무원 시험이라는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 최근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의 ‘청년층의 취업관련 시험 준비 실태’에 따르면 올해 약 105만명의 취준생 중 41만명인 38.8%가 공무원 시험을 준비했다.

연평균 6%포인트씩 상승하면서 늘고 있다. 특히 20대 초반 청년층을 중심으로 급격히 느는 추세다. 실제로 개발원 조사 결과 15만9000명이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어 1위를 기록했다.

지난 3년간 공무원을 준비하다가 돌아선 박모(27)씨는 “공무원 수를 추가 충원하는 것은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겠지만 우리 사회의 부족한 일자리를 메우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수”라며 “결국 장기적인 관점에서 20대 청년들에게 ‘고시 지옥’에 빠지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인원 늘려도 턱없어…‘희망고문’ 전락

문제는 이들도 시험을 준비하면서 합격하기 어렵다는 인식을 하고 있다. 결국 ‘희망 고문’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서울산업진흥원이 공시생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시행한 결과 공시생 10명 중 3명은 진로 전환을 희망하고 있었다. 응답자 중 절반 이상이 ‘합격 가능성 희박’을 진로 변경의 이유로 꼽았다.

그럼에도 시험을 준비하는 것은 공무원 시험 이외에는 다른 직업을 구체적으로 생각해 본 바가 없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진흥원 조사에서 진로 변경 시 본인의 경쟁력이 ‘없다’고 답한 비율은 37.8%를 기록해 가장 많았다.

서울 노량진의 모 공무원시험학원 강사 김모씨는 “공부를 오래 한다고 해서 시험에 붙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며 “남들이 그 시간에 준비하는 ‘스펙쌓기’는 뒷전이 돼서 다른 곳에 취업하려고 해도 자신감이 없고 막막한 게 공무원 준비를 하는 취준생들의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불필요한 인력을 늘리는 것이 아니고 소방, 안정, 복지와 같은 삶의 질 개선에 도움이 되는 부분을 늘리는 것이므로 나쁘지 않다”며 “국가는 최종고용자의 의무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일자리가 부족한 상황에 일자리를 만드는 노력을 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다만 현재 민간부분에 젊은이들이 가고 싶은 매력적인 일자리가 많이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에 안정적인 공무원에 몰릴 수밖에 없다”며 “잠재적 성장률을 끌어올리면서 양질의 일자리를 추가적으로 창출하려는 정부의 노력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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