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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졸업식, 굳이 가야 하나요”



대학생 10명 중 3명 “졸업식 참석할 생각 없다”
취업 부담감이 주원인…졸업장, 등기로 받기도

서울 관악구 서울대 종합체육관에서 열린 제72회 후기 학위수여식 졸업증서(사진=뉴시스)


직장인 신모(25)씨는 최근 졸업한 학교에서 보낸 등기우편을 받았다. 확인해보니 졸업장이었다. 졸업식에 참석하지 않은 신씨는 학과 조교에게 연락해 졸업장을 등기로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동기들도 졸업식에 안간다하고 굳이 가야 할 필요성도 느끼지 못해 참석하지 않았다”며 “회사에 다니고 있거나 취업준비로 바쁘다 보니 졸업식에 안 가는 학생이 더 많다”고 말했다.

한 해의 마지막 달인 12월이 찾아왔다. 학업을 마친 학생들의 졸업시즌도 점점 다가오고 있다. 변해가는 시대만큼이나 ‘졸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의 반응도 다르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졸업’이 가져다주는 상징성은 특별했다. 하지만 취업에 대한 부담감과 학교에 대한 아쉬움을 느끼지 않은 상황에서 졸업식의 의미는 퇴색하고 있다.

서울 서대문구 대현동 이화여대 대강당에서 열린 2018 후기 학위수여식에서 졸업생들이 학사모를 던지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10명 중 3명 졸업식 불참

9일 취업포털 알바천국이 조사한 결과 대학생 10명 중 3명이 졸업식에 참석하지 않을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큰 이유로 ‘별 의미가 없는 것 같아서(62.4%)’였고 그 뒤를 이어 ‘취업, 시험 준비에 시간이 빠듯해서(17.2%)’, ‘취업을 못해서(12.9%)’였다.

대학생 김모(24)씨는 몇 달 뒤 있을 졸업식에 불참할 생각이다. 경주가 고향인 김씨는 굳이 시간을 투자해 서울에 있는 학교에 올라오고 싶지 않다. 취업 준비 등으로 졸업식에 참석할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다.

김씨는 “취업에 성공한 동기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조차 부담스러운데다 취업 준비에 정신없는 상황에서 졸업식에 참석할 정도로 마음의 여유가 없다”며 “졸업식에 가봤자 사진만 잔뜩 찍고 끝나는 게 대부분이라 아쉽지도 않다”고 말했다.

실제로 김씨처럼 대학 졸업을 앞둔 학생 다수가 부정적인 감정을 품고 있다. 알바천국의 조사 결과 “대학 내내 무엇을 했나 허망하다(36.4%)”, “취업이 되지 않아 답답하다(35.5%)”가 가장 많았다.

서울 성동구 한양대 올림픽체육관에서 열린 2017학년도 후기 학위수여식에서 졸업생들이 단상을 바라보며 서 있다.(사진=연합뉴스)


학과실에 쌓인 졸업장…등기로 보내는 진풍경도

졸업식에 참석하지 않는 학생이 늘면서 학과 사무실에는 찾아가지 않은 졸업장과 이를 등기우편으로 보내려고 준비해놓은 졸업장이 가득 쌓여 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현대사회 내 개인주의 성향이 강해지다 보니 공식적인 행사가 가진 영향력이 무의미해진 상황”이라며 “졸업을 당연시하게 생각하면서 당장에 급한 일부터 처리하려는 심리가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곽 교수는 “학교에 대한 애정보다는 눈앞에 닥친 취업 생각에 졸업식이 가진 의미가 퇴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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