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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소비 NEW] ‘살롱문화’ - 우리만의 아지트를 찾아서

2030을 중심으로 취미를 공유하는 움직임을 찾아볼 수 있다. (사진 = 이미지투데이)


정보화 시대는 대면 없는 간편한 온라인 소통을 가능케한 반면, 이로 인해 심리적 고독감을 느끼는 청년이 늘어나고 우울증, 자살과 같은 사회적 문제를 낳기도 했다. 이에 대한 반작용일까, 면대면 ‘소통’을 찾는 청년들이 다시 많아지고 있다. 대화가 통하는 사람, 취미가 같은 사람을 찾는 젊은이들이 늘면서 '진짜 소통’을 찾는 움직임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마음 맞는 사람들과의 취미를 공유하고 얼굴을 맞대며 소통하려는 청년들의 열망이 나타나는 대표적인 곳이 살롱이다. 최근 서울 내 청년들을 중심으로 살롱 문화를 표방하는 공간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뭔가 시도해볼 수 있는 공간'

살롱은 우리말로 ‘응접실’이다. 17세기 프랑스. 살롱은 부유한 귀족들이 모여 좀 더 매력적인 생각, 독특한 생각들을 공유하며 소통하는 장소였다. 최근 서울을 중심으로 ‘살롱’과 비슷한 공간들이 속속 생겨났다. 오프라인 공간들이 등장하면서 이를 활용한 면대면 만남이 활발하다. 뜻이 맞는 이들이 여가시간을 활용해 취미를 공유하며, 오프라인 소통을 하는 모습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올해는 뭘 할지 고민 중이에요. 이게 활동이죠, 뭐” 대학생 박다듬(26)씨는 ‘감자쌀롱’ 멤버다. 감자쌀롱의 감자는 ‘감성자극’의 줄임말이다. ‘소통’하고 싶은 청년들이 모여 만든 단체다. 감자쌀롱은 작년, 청년과 청소년들을 모아 1박 2일 캠프를 다녀왔다. ‘친구만들수있을과’, ‘오늘친해질수있을과’ 같은 개성 있는 팀명을 만들어 팀 대항 게임을 했다. 게임으로 친해진 낯선 이들. 밤엔 서로 모여 고민을 나눈다. 그리고 이어지는 자유시간. 함께 있었던 시간만큼, 타인과의 거리가 가까워진다.

감자쌀롱은 작년 청년과 청소년을 잇는 ‘멘토링’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감자쌀롱 멤버 박다듬씨가 '청년쌀롱'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 감자쌀롱)


‘청년쌀롱’은 시흥에 위치한 커뮤니티 공간이다. 청년쌀롱엔 부엌, 회의실 등이 있다. 부엌에선 만들고 싶은 요리를 언제든지 할 수 있다. 조리과학고 학생들이 부엌을 활용해 요리 활동을 한다. 큰 식탁에 둘러앉아 담소를 나누며 식사를 할 수 있다. 부엌 옆에는 넓은 공간이 있는데 그곳엔 빔 프로젝터가 설치됐다. 영화 관련 단체가 프로젝트 빔을 활용해 영화를 보며 소통한다. 유튜브 영상 제작을 위해 오는 사람도 있다.

청년쌀롱은 감자쌀롱 활동의 ‘아지트’다. 감자쌀롱에게 ‘청년쌀롱’은 ‘뭔가 시도해볼 수 있는 공간’이다. 감자쌀롱은 작년 ‘소통’을 주제로 멘토링 활동을 했다. ‘직장인 청년’, ‘대학생 청년’, ‘창업한 청년’ 등이 청년쌀롱에 모여 청소년과 이야기를 나눈다. 대학 ‘전공’에 관심이 많은 청소년을 위해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영화 한 편을 선정해 심리학과, 아동학과 등 각 전공별로 해석하는 식이다. 박다듬(26)씨는 “지역에서도 문화적 소통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감자쌀롱과 함께 한 이유를 밝혔다. 이어 “지역 청소년의 경우 문화에 소외될 가능성이 높다”며 “청소년들에게 공동체로 함께 할 수 있는 점을 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여자 목수 초대해 이야기 나눌 예정이에요

“누구나 들어와서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신촌살롱’ 대표 원부연씨는 맡고 있는 대표직만 6개다. 신촌살롱뿐만 아니라 여러 곳에서 왕성하게 활동 중이다. “1월에는 ‘살롱’을 주제로, 2월엔 ‘게으름’으로 모임을 가졌어요. 3월엔 ‘와인’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눌 예정입니다.” 그러면서 “열에 아홉은 30대 초반 직장인이에요. 20대 사회 초년생 분들은 자주 보지 못하지만, 누구나 들어와서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살롱 내에선 사람 사이를 갈라놓는 ‘벽’은 찾아볼 수 없다. 내부는 꽤 넓은 편이다. 탁 트인 공간이라, 떨어져 있어도 자연스레 눈인사가 오고 간다. 곳곳엔 액자를 걸 수 있는 프레임이 있다. 이 프레임을 활용해 기획 전시가 이뤄지기도 한다. 서울숲 근처에 있어 모임이 없는 날에는 ‘카페’로 운영된다.

신촌살롱에서 사람들이 면대면 모임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 = 신촌살롱 페이스북)


신촌살롱에선 다양한 활동이 이뤄진다. ‘월간 오늘 살롱’에선 매달 달라지는 주제로 모임을 가진다. 나이, 성별, 직업은 묻지 않는다. 그저 그날 모인 사람들끼리 주어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눌 뿐이다. 얼굴도 모르고 이름도 모르지만, 나와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면 자연스레 대화의 물꼬가 트인다. 신촌살롱 대표 원부연씨는 “우리는 나이, 성별, 직업에 대해 묻지 않는다”며 “20대가 왔는지, 30대가 왔는지 잘 모를 때가 많다”고 말했다.

저번 달엔 현직 배우가 방문해 후배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셀텝살롱’이라는 프로그램인데, 오디션 동영상 어플리케이션 브랜드와 신촌살롱이 협업해 만들었다. ‘리딩파티’는 희곡 작품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는 프로그램이다. 자신이 배우가 돼 희곡 작품 속 대사를 직접 읊기도 한다. 낯선 이들 앞에서, ‘또 다른 나’와 마주할 수 있는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 연기 후 참가자들과 소감을 공유하며 회포를 푼다. 앞으로의 '신촌살롱' 계획에 대해 원대표는 “이번 달엔 와인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라며, “추후 ‘여자 목수’를 주제로 프로그램을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온라인에 부는 오프라인 열풍

한 온라인 사이트는 생활에 필요한 다양한 공간을 시간 단위, 일 단위로 예약하고 이용할 수 있다. 다양한 유형의 공간들이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공유되고 있다.

사이트에 들어가면 다양한 공간 모습을 볼 수 있다. 예약할 수 있는 공간 모습이 사진에 담겨 홈페이지에 전시된다. 지역도 서울부터 부산까지 다양하다. 식당, 연습실, 오피스, 목공방, 부엌까지 원하는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공간을 검색할 수도 있다. 가격대도 천차만별이다. 시간, 일, 월 단위로 예약할 수 있어 자신이 원하는 가격과 시간에 맞춰 예약할 수 있다. 예약 절차도 간단해 인터넷을 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특히 간단하게 모임을 갖고 싶은 청년들에게 인기가 많다.

한 온라인 공간 중개 사이트에선 다양한 컨셉의 공간을 살펴볼 수 있다. 위 사진은 부엌 컨셉 공간을 촬영한 모습 (사진 = 스페이스 클라우드)


공간 역시 다채롭게 꾸며졌다. 서울 내 한 부엌 작업실은 촬영장을 연상케 한다.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벽과 선반을 채우고 있다. 주방 기구들 역시 깔끔하게 정리돼있는 모습이다. 공간을 대여하기 전 ‘청소 보증금’이라는 것을 받는데, 청소 상태가 미비할 경우 이 돈에서 차감한다. 그렇기에 대여자들은 자신이 이용한 물품들을 잘 정리해야 한다.

스크롤을 내려보면 이용자들의 후기도 있다. 이용 후기엔 별점과 사진 자료가 함께 등록돼 이용자가 간편하게 살펴볼 수 있다. 인터넷에 올라온 한 후기에는 “가족들과 친구들을 초대해서 단독 공연을 했다. 배달음식과 음료수를 테이블에 올려놓고 디너쇼처럼 했다”며 “저처럼 조촐한 공연하기엔 딱 맞는 공간이다”라고 적혀 있었다. 또 한 이용자는 “동아리 부원들과 MT를 진행했는데 너무 좋았다”며 “방도 깨끗하고 소파나 냉장고도 유용하게 사용했다. 다음에 또 방문하고 싶다”고 후기를 남겼다.

/스냅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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