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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느끼는 이국 정취...이색 외국인 거리 4선

해외여행을 떠나는 한국인들이 많아지면서 여행지에서 접한 이국적인 음식을 국내로 돌아와서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바쁜 일상 때문에 직접 여행을 가지는 못하는 대신 외국인이 직접 운영하는 식당이나 카페를 방문함으로써 그 나라의 분위기를 간접적으로 느끼고 싶어 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이런 사람들이라면 좋아할 만한 이색적인 장소가 서울 곳곳에 숨어있다.

익숙한 풍경에서 잠시 벗어나 평소에 접하기 힘들었던 음식을 맛보고 외국 느낌이 물씬 풍기는 거리를 걷는 것만으로도 한국을 벗어난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서울에서 즐길 수 있는 이색 외국인 거리 4곳을 소개해본다.

(사진=스냅타임)


일요일마다 열리는 필리핀 장터, 혜화동 필리핀 마켓

매주 일요일 아침 서울 종로구 혜화동성당 앞은 천막을 쳐놓고 ‘필리핀 마켓’을 준비하는 필리핀 사람들로 활기가 넘친다. 필리핀 사람들 대부분은 천주교 신자로 매주 일요일 이 성당에서 미사를 드리는 이들이 많다. 이 마켓은 혜화동성당 바로 앞에 위치해 미사를 마치고 나오는 필리핀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거치는 곳으로 매주 일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열린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갖가지 필리핀 음식이 푸짐하게 차려져 있고 한국에서 보기 힘든 필리핀 통조림, 식료품 등이 다양하게 진열돼 있다. 필리핀 사람들은 고향의 음식을 먹고 사람들을 만나 얘기를 나누기 위해 이곳에 온다. 일요일이면 혜화역 근처에서 필리핀 사람을 많이 마주치는 것은 이 때문이다. 또 지나가는 사람들이나 외국인들은 단순 호기심이나 필리핀 음식을 경험해보고 싶은 마음에 이곳에 들르기도 한다.

오리지날 '커리'를 찾아서, 창신동 네팔 거리

한국에서 진짜 인도식 ‘커리’를 찾는 사람이라면 종로구 창신동을 가보자. 혜화에서 동대문 쪽으로 조금 내려오면 동대문역과 동묘앞역 사이에 있는 창신동에는 ‘네팔 거리’가 있다. 다른 외국인 거리에 비해 이국적인 색깔이 짙지는 않지만 제대로 된 인도-네팔 음식을 먹기에 이보다 좋은 곳은 없는 듯하다. 이곳엔 10개 이상의 네팔 음식점이 있는데 그 중에는 ‘수요미식회’에도 나올 만큼 유명한 식당도 있다. 식당에서 파는 것은 대부분 비슷한데 다양한 종류의 커리, 난(화덕에서 구워내 커리에 찍어먹는 납작한 빵), 짜이(밀크티) 등을 판매한다. 가게를 장식한 네팔 공예품들과 네팔 전통 음악을 들으면서 커리를 먹으면 네팔 느낌을 조금이나마 느껴볼 수 있다. 많지는 않지만 네팔 향신료나 과자를 파는 잡화점도 거리에서 찾아볼 수 있다.

(사진=서울 중구 문화관광 홈페이지)


'사마르칸트'에서 실크로드의 식사를, 광희동 중앙아시아 거리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에서 가까운 광희동에는 ‘중앙아시아 거리’가 있다. 가게 간판은 낯선 키릴 문자로 적혀 있고 한국말보다 러시아어가 훨씬 많이 들리는 이곳에선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등 중앙아시아 사람과 몽골, 러시아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실크로드 교역의 중심지였던 도시 ‘사마르칸트’을 이름을 그대로 따온 식당들은 가게 앞에 있는 중앙아시아식 화덕에서 바로 빵을 구워내 중앙아시아 음식인 샤슬릭(꼬치구이), 만티(만두), 쁠로프(볶음밥) 등과 함께 판다. 다른 가게에선 러시아 보드카와 맥주, 케이크, 중고서적 등을 판매하며 중앙아시아 식자재를 팔기도 한다. 전국에 흩어져 있는 중앙아시아 사람들은 이곳에 모여 동향 사람들과 교류하고 가족들에게 돈이나 짐 따위를 부치고 받는다.

‘몽골타워’라고 불리는 10층짜리 건물은 이곳의 랜드마크다. 바깥에서 안쪽까지 몽골말로 가득한 이 건물 안에는 몽골 음식점, 여행사, 식료품점, 물류대리점 등 몽골인이 운영하는 가게들이 1층부터 10층을 빼곡히 채우고 있다. 대부분 몽골인들이 이곳을 드나들며 2층에 있는 '울란바타르', 3층에 있는 '잘루스'가 잘 알려진 식당이다.

(사진=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여기 중국 아니야? 대림동 차이나타운

인천 차이나타운이 관광객을 위한 차이나타운이라면 대림동 차이나타운은 ‘서울 속의 중국’이라고 해도 될 만큼 중국 느낌이 물씬 나는 곳이다. 영화 ‘범죄도시’, ‘청년경찰’의 촬영지이기도 한 대림동은 실제 서울 내 중국인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곳이기도 하다. 이곳에 있는 대림중앙시장은 초입부터 중국어로 쓰인 간판들이 즐비하다. 중국의 향이 강하게 나는 시장 골목을 따라 가지각색 식료품과 음식이 널려 있는데 그 중에는 돼지 코, 오리 머리, 소 힘줄 등 익숙지 않은 것들도 많이 있어 구경하는 맛이 난다. 시장 내 식당에선 훠궈나 마라탕, 만두 등 다양한 중국 요리를 파는데 한국 사람이 잘 모르는 중국 음식도 찾아볼 수 있다. 시장 상인이나 식당 직원들은 대부분 중국인이나 조선족이며 중국어를 못하면 의사소통이 불편할 수도 있다. 그래도 중국말, 중국 간판과 중국 음식에 둘러싸여 걷다 보면 서울이 아닌 중국의 한 마을에 온 것 같다는 착각을 하게 된다.

/스냅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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