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일반
2019년 8월 31일 - 오전 12:22
왜 일본 전범기는 사라지지 않는가?
[caption id="attachment_32966" align="alignnone" width="700"] 논란이 된 2020 도쿄 올림픽·패럴림픽 메달 <출처: 공식 홈페이지>[/caption]
한일 관계의 긴장감이 팽팽한 가운데 일본의 전범기인 '욱일기'를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일본이 2020 도쿄 패널림픽(장애인 올림픽)의 문양으로 전범기를 연상시키는 도안을 그려 공분을 사고 있고 미국 팝 가수가 욱일기 티셔츠를 입고 공개적으로 찬양한 사건이 발생했다. 가뜩이나 반일 감정이 극에 달한 시점에 발생한 욱일기 사건에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높다.
도쿄 패럴림픽 메달, 日 전범기와 닮아 논란
지난 25일 도쿄 올림픽 패럴림픽 조직위원회는 패럴림픽 개최 1년을 앞두고 메달 디자인을 공개했다. 위원회에 따르면 이 패럴림픽 매달은 '부채'를 형상화한 모양이다. 위원회는 "세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는 부채를 모티브로 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도쿄 패럴림픽 메달이 공개된 직후 국내에서는 방사형으로 뻗은 부채 모양이 욱일기를 떠올리게 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누리꾼들은 "의도한 게 아닐지라도 전범기를 떠올리게 하지 않도록 조심했어야 한다"며 "평화의 상징 올림픽에 전범기라는 오해를 살만한 디자인을 한 게 문제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에 대한장애인체육회는 국제패럴림픽조직위원회와 도쿄 조직위원회에 항의의 뜻을 전하고, 다음 달 도쿄에서 열리는 선수단장 회의에서도 문제를 제기할 것으로 알려졌다.
美 팝가수 ‘전범기’ 두둔 논란
이에 앞서 미국인 가수 샬롯 캠프 뮬은 일본 전범기 티셔츠를 입은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려 한국인들의 비난을 사고 있다. 지난 19일(현지 시각) 샬롯 캠프 뮬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전범기가 그려진 티셔츠를 입고 포즈를 취하는 사진을 게재했다.
더 큰 문제는 반성이 없는 그의 태도다. 그는 "한국인들은 늘 일본에게 지나친 주장을 하고 있다. 왜냐면 그들은 반일교육으로 길러졌기 때문”이라는 막말을 했다. 여기에 그녀의 남자친구인 션 레논이 가세하며 논쟁을 키웠다. 이들 커플은 욱일기를 비판하는 팬들을 조롱하는 사진을 인스타에 버젓이 올리기도 했다.
논란이 증폭되자 그는 또다시 인스타그램을 통해 자신의 의도와는 무관하게 와전된 부분이 있다고 해명했지만 팬들의 분노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한 네티즌은 "해외 스타들의 왜곡된 역사 인식은 반성없는 일본 정부를 두둔하는 꼴"이라며 "왜곡된 해외 스타들의 광고 모델 섭외 등은 철저히 차단하고 비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왜 일본 전범기는 사라지지 않는가?
샬롯의 사례에서도 보듯 서양은 독일 전범기에 대해서 엄격하지만 일본 전범기에는 상당히 관대한 편이다. 두 나라의 방향이 엇갈리게 된 건 전후 국내외 요인이 맞물린다. 독일이 전후 사죄가 빨랐던 이유에 대해 성균관대학교 동아시아역사연구소 이진일 박사는 "미국을 포함한 점령군의 나치즘 발본색원과 전후 서독의 민주주의교육에 대한 의지가 강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한 "냉전의 중심에서 공산주의와 대치하고 있다는 것이 큰게 원인이 됐을 것"이라며 독일 사죄의 외적 요인을 분석했다. 독일은 내부적으로도 나치와 결별한 이유가 드러난다. 첫 선거에서 보수주의 정당인 기독민주당이 집권했지만 이들 상당수도 나치에 저항한 과거를 가진 사람들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의 정통성이 나치와 결별을 드러내는 요인이 됐다.
독일에서는 반나치법안으로 전범기사용이 금지됐지만 이 법안이 결정적이었던 건 아니었다. 이진일 박사는 "나치휘장을 없앤 것은 일종의 국민적 공감이었고 히틀러와 나치, 전범기를 동일하게 받아들였기에 히틀러주의자라고 얘기할 필요가 없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욱일기의 경우 그 자체가 정당의 깃발이 아니었기에 나치 휘장만큼 일본 파시즘의 대표성은 떨어진다"고 말을 이었다. 파시즘의 상징이라기 보다는 폭력적 침략의 상징이나 군 침략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일본이 억지로 전통적 해군기라고 우겨도 아주 틀린말은 아니게 된다고 덧붙였다. 일본이 욱일기를 사용하는데 망설이지 않는 결정적인 이유다.
욱일기를 국제법상 막을 방도는 없다. 올림픽위원회 내부와 국제야구연맹 등에서 규제할 수는 있지만 국제적인 포괄적 규제는 아직 미비하다.
/스냅타임 민준영 인턴기자
한일 관계의 긴장감이 팽팽한 가운데 일본의 전범기인 '욱일기'를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일본이 2020 도쿄 패널림픽(장애인 올림픽)의 문양으로 전범기를 연상시키는 도안을 그려 공분을 사고 있고 미국 팝 가수가 욱일기 티셔츠를 입고 공개적으로 찬양한 사건이 발생했다. 가뜩이나 반일 감정이 극에 달한 시점에 발생한 욱일기 사건에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높다.
도쿄 패럴림픽 메달, 日 전범기와 닮아 논란
지난 25일 도쿄 올림픽 패럴림픽 조직위원회는 패럴림픽 개최 1년을 앞두고 메달 디자인을 공개했다. 위원회에 따르면 이 패럴림픽 매달은 '부채'를 형상화한 모양이다. 위원회는 "세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는 부채를 모티브로 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도쿄 패럴림픽 메달이 공개된 직후 국내에서는 방사형으로 뻗은 부채 모양이 욱일기를 떠올리게 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누리꾼들은 "의도한 게 아닐지라도 전범기를 떠올리게 하지 않도록 조심했어야 한다"며 "평화의 상징 올림픽에 전범기라는 오해를 살만한 디자인을 한 게 문제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에 대한장애인체육회는 국제패럴림픽조직위원회와 도쿄 조직위원회에 항의의 뜻을 전하고, 다음 달 도쿄에서 열리는 선수단장 회의에서도 문제를 제기할 것으로 알려졌다.
美 팝가수 ‘전범기’ 두둔 논란
이에 앞서 미국인 가수 샬롯 캠프 뮬은 일본 전범기 티셔츠를 입은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려 한국인들의 비난을 사고 있다. 지난 19일(현지 시각) 샬롯 캠프 뮬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전범기가 그려진 티셔츠를 입고 포즈를 취하는 사진을 게재했다.
사진을 본 한 한국인 팬이 “당신의 패션은 존중하지만 팬으로서 말해줘야 할 것 같다. 사진 속 옷은 나치와 같은 문양이다”라는 지적을 올리자 뮬은 “이건 일본의 욱일승천기이다(It’s the Rising Sun Flag from Japan. agghh… you people)”라며 민감하게 대응했다.
더 큰 문제는 반성이 없는 그의 태도다. 그는 "한국인들은 늘 일본에게 지나친 주장을 하고 있다. 왜냐면 그들은 반일교육으로 길러졌기 때문”이라는 막말을 했다. 여기에 그녀의 남자친구인 션 레논이 가세하며 논쟁을 키웠다. 이들 커플은 욱일기를 비판하는 팬들을 조롱하는 사진을 인스타에 버젓이 올리기도 했다.
논란이 증폭되자 그는 또다시 인스타그램을 통해 자신의 의도와는 무관하게 와전된 부분이 있다고 해명했지만 팬들의 분노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한 네티즌은 "해외 스타들의 왜곡된 역사 인식은 반성없는 일본 정부를 두둔하는 꼴"이라며 "왜곡된 해외 스타들의 광고 모델 섭외 등은 철저히 차단하고 비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왜 일본 전범기는 사라지지 않는가?
샬롯의 사례에서도 보듯 서양은 독일 전범기에 대해서 엄격하지만 일본 전범기에는 상당히 관대한 편이다. 두 나라의 방향이 엇갈리게 된 건 전후 국내외 요인이 맞물린다. 독일이 전후 사죄가 빨랐던 이유에 대해 성균관대학교 동아시아역사연구소 이진일 박사는 "미국을 포함한 점령군의 나치즘 발본색원과 전후 서독의 민주주의교육에 대한 의지가 강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한 "냉전의 중심에서 공산주의와 대치하고 있다는 것이 큰게 원인이 됐을 것"이라며 독일 사죄의 외적 요인을 분석했다. 독일은 내부적으로도 나치와 결별한 이유가 드러난다. 첫 선거에서 보수주의 정당인 기독민주당이 집권했지만 이들 상당수도 나치에 저항한 과거를 가진 사람들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의 정통성이 나치와 결별을 드러내는 요인이 됐다.
독일에서는 반나치법안으로 전범기사용이 금지됐지만 이 법안이 결정적이었던 건 아니었다. 이진일 박사는 "나치휘장을 없앤 것은 일종의 국민적 공감이었고 히틀러와 나치, 전범기를 동일하게 받아들였기에 히틀러주의자라고 얘기할 필요가 없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욱일기의 경우 그 자체가 정당의 깃발이 아니었기에 나치 휘장만큼 일본 파시즘의 대표성은 떨어진다"고 말을 이었다. 파시즘의 상징이라기 보다는 폭력적 침략의 상징이나 군 침략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일본이 억지로 전통적 해군기라고 우겨도 아주 틀린말은 아니게 된다고 덧붙였다. 일본이 욱일기를 사용하는데 망설이지 않는 결정적인 이유다.
욱일기를 국제법상 막을 방도는 없다. 올림픽위원회 내부와 국제야구연맹 등에서 규제할 수는 있지만 국제적인 포괄적 규제는 아직 미비하다.
/스냅타임 민준영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