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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 ‘코로나 블루’ 확산... 심리방역 나선 대학들

“그냥 화난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 확산으로 대학이 오프라인 개강을 재차 연기하는 가운데 대학생들의 심리적 불안감 역시 커지고 있다. 서울 모 대학의 익명 커뮤니티에는 “(코로나19 때문에) 나가지도 못하고 도서관도 폐쇄돼 집에서 공부하니 답답하다”는 글이 올라왔다. 학생들은 댓글로 “우울증 올 것 같다”, “새내기인데 죽겠다”, “넷플릭스도 지겹다”며 공감했다.

모 대학의 익명 커뮤니티 익명 커뮤니티 게시글 (사진=에브리타임 캡쳐)


비대면 상담 문 활짝... 많은 학생 찾아왔으면

최근 일부 대학 상담센터에서는 학생들의 이러한 심리상태를 파악하고 우울감 해소를 돕기 위해 비대면 상담에 적극 나섰다. 감염병으로 인한 불안감과 고통을 예방하는 이른바 '심리방역’에 들어간 것이다.

경상대 학생상담센터는 지난달 30일부터  'GNU 心콜' 운영을 시작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고민이 있는 재학생들에게 심리적 돌봄을 제공하기 위한 조치다.

경상대 학생상담센터 관계자는 "이 서비스를 시행하기 이전에도 코로나19로 인한 우울감을 토로하는 학생들이 있어 이번 서비스를 시행하게 됐다"며 "기존에 진행하던 대면상담과 함께 진행되는 이 서비스를 통해 학생들이 도움을 얻길 바란다"고 말했다.

동남보건대 학생상담센터는 지난달 26일부터 ‘코로나19 심리방역 캠페인’을 시작했다. 학생들과의 비대면 상담을 통해 코로나19 이후 생긴 심리적 불안 및 스트레스를 점검하고 학생의 심리 상태에 따라 수원시 행복정신건강복지센터와 협력해 추가적인 치료를 제공한다.

센터 관계자는 “이제 시작단계라 많은 학생이 비대면 상담 서비스를 이용해주기를 바란다”고 설명했다.

호남대에서 시행하는 호남마음 콜 (사진=호남대 제공)


미래에 대한 불안감 해소... 신입생 모두에게 전화

호남대는 개강 연기로 혼란을 겪고 있을 신입생을 대상으로 지난달 23일부터 ‘호남마음 콜’을 운영하고 있다.

호남대 학생상담센터가 개발한 상담 프로그램인 ‘호남마음 콜’은 10명의 전문 상담사가 20학번 신입생 1700명 모두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일대일 비대면 상담을 진행한다. 여가생활, 심리상태 등을 묻는 8단계의 상담 매뉴얼에 따라 학생의 상태를 파악한 후 결과에 따라 2차 화상 상담 또는 지역사회와 연계한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김미례 호남대 학생상담센터장은 “코로나19가 길어지면서 생기는 심리적 우울감, 일명 ‘코로나 블루’가 확산돼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학생들의 불안감이 커졌다고 판단했다”며 “특히나 신입생의 경우 기존의 학교생활 경험이 없기 때문에 사회적 연결망이 새로 형성되어야 하는 시기에 고립감을 느낄 수 있어 이들을 대상으로 비대면 심리 상담을 시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온라인 강의 때문에 전화를 받지 못한 학생들을 제외하면 31일까지 1200명의 신입생들과 전화로 만났다”며 “‘입학을 축하한다’는 상담사의 말에 학생들이 행복해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전화를 받은 신입생들은 학교측의 배려에 고맙다는 반응이다.

이수빈(20·가명)씨는 “강의를 듣고 공강 시간에 친구들과 여기저기 다니며 학식을 먹어보는 것이 캠퍼스 로망이었는데 코로나19 때문에 할 수 없게 돼 큰 아쉬움을 느끼고 있었다”며 “호남마음 콜을 받았을 때 학교에서 학생들을 위해 많은 힘을 써주고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송민아(20·가명)씨 역시 “학생 한 명 한 명에게 직접 전화 상담을 제공해 줘서 좋았다”며 “요즘 어떻게 지내는지, 코로나 때문에 밖에 나가지 못했을 텐데 건강이 악화되지는 않았는지를 물어보는 방식으로 상담이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19일 오후 경남 창원의 한 대학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개강이 연기돼 한산하다. (사진=연합뉴스)


전문가 "일상 속 규칙적인 리듬 찾는 것 중요"

코로나19 사태 속 심리방역에 대해 전문가는 규칙적인 생활이 필요함을 강조한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방역이라는 것은 나만의 문제가 아닌 공동 사회의 문제이기 때문에 청년들이 책임감을 갖고 참여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체와 정신은 불가분의 관계"라며 "심리 상태가 불안정할 경우 면역력에 이상이 생겨 신체에 안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은 여러 사례로 증명되었기 때문에 심리방역도 신체방역만큼 중요하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심리방역에서 중요한 것은 일상을 유지하는 것"이라며 "일어나서 잠드는 시간과 운동·청소 시간을 스스로 정해 본인만의 생활계획표를 간단히 만들어 규칙적으로 생활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스냅타임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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