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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서류 없어도 괜찮아요"...유명무실 ‘공적 마스크 5부제’

“원칙적으로는 주민등록등본이나 신분증 없으면 대리구매가 불가하지만 이번에만 구매하게 해드립니다.”

정부가 ‘공적 마스크 5부제’의 대리구매 대상자를 확대한 하루 뒤인 7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의 한 약국에서는 ‘대리구매 시 필요한 서류를 구비하지 않아도 마스크를 구매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7일 기자가 방문한 서울시내 대부분의 약국에서는 필요한 서류 없이도 대리구매가 가능한 곳이 많았다. (사진=연합뉴스)


마스크 대리구매 확대 후 원칙 지키는 곳 드물어

정부는 지난 6일부터 ‘공적 마스크 5부제’의 대리구매 대상자를 고등학교 3학년에 해당하는 2002년 출생자와 요양병원 입원환자 등 415만여명 가량을 추가한다고 발표했다.

이들의 공적 마스크를 대신 살 수 있는 사람은 가족 등 주민등록부상 동거인으로 제한하며 대리구매 시 이를 증명할 수 있는 서류를 지참하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지난 7일 기자가 방문한 서울시내 약국들 중 이 원칙을 지키는 곳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서울 중구의 한 약국에서는 대리구매 대상자에 해당하는 동생의 마스크를 구매하려는데 필요한 서류를 준비하지 못했다는 시민에게 “기본적으로 서류가 필요하지만 이번에만 구매자의 신분증 확인 이외에 별도의 확인 절차 없이 마스크를 판매하겠다”고 말하는 약국 관계자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7일 기자가 방문한 대부분의 약국에서는 마스크 물량이 많이 남는다는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사진=연합뉴스)


약국 측 "마스크 수량 많아 별도 서류 확인하지 않기도"

같은 날 방문한 서울 중구의 약국 5곳에서도 비슷한 답변이 나왔다.

서울 중구의 한 약국 관계자 A씨는 “신분확인을 위해 필요한 관련 서류를 지참하지 않고 방문하는 분들이 많다”며 “기본적으로 판매가 불가하지만 요즘 마스크 수량도 많이 남고 그날 꼭 마스크가 필요해서 구매하러 오시는 분들이 많기 때문에 암암리에 판매하는 편”이라고 털어놨다.

마스크 물량이 많다보니 일일이 대리구매에 필요한 서류를 확인하지 않는 곳도 있었다.

서울 서대문구의 한 약국의 약사 B씨는 “대리구매 대상자 확대가 마스크 물량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라며 “최근 마스크 물량이 굉장히 많이 남기 때문에 언제 방문해도 누구나 마스크를 구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공적 마스크 5부제'가 제대로 시행되려면 정부 차원에서 더 정확한 관리를 시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사진=이지민 인턴기자)


시민들 "'공적 마스크 5부제' 제대로 시행하려면 정부 차원에서의 관리 필요"

시민들은 마스크 5부제가 제대로 시행되고 있는 것인지 의문이라는 입장이다.

마스크 구매를 위해 서울 서대문구의 한 약국을 방문한 시민 C씨는 “‘공적 마스크 5부제’가 안정화하며 마스크 이용자들의 편의를 보장하기 위해 대리구매 대상을 확대했지만 허울뿐인 규칙인 느낌”이라며 “필요한 서류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판매할 거면 차라리 1인당 구매할 수 있는 마스크 개수를 조금 더 늘리는 게 나은 방법 아니냐”고 지적했다.

또 다른 시민 D씨도 '공적 마스크 5부제'에 대한 질문에 "정부가 정한 대리구매 범위를 벗어난 대리구매가 성행하면서 공적마스크 5부제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며 "정부 차원에서 엉망진창이 되어버린 '공적 마스크 5부제'를 관리할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스냅타임 이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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