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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청년들, 유튜브로 '점(占)'보고 '주파수' 듣는다

“2번을 뽑으신 분들은 이번 9월이 많이 바쁘시게 될 것 같아요. 몸이 바쁘고 피곤한 만큼 수확하는 게 많으시거든요. 누가 시켜서 억지로 하는 게 아니라 내가 좋아서, 의욕적으로 집중하게 되시는 모습이에요."

구독자 41만 명 유튜브 채널 '타로 호랑'의 '9월 전체 운세' 영상 (사진=유튜브 캡처)


점집 안에서 들리는 소리가 아니다. 구독자 41만명을 보유한 유튜브 채널 '타로 호랑'에 올라온 '9월 전체 운세' 영상의 한 장면이다. 일명 '유튜브 점집'으로 돈을 낼 필요는 없다. 복채는 시청자들이 클릭하는 '구독'과 '좋아요'로 받는다.

점을 보는 방법은 간단하다. 유튜버가 무작위로 카드를 뽑으면 시청자들은 마음에 드는 카드를 선택한 뒤 풀이를 듣는다. 이 때문에 댓글 창에는 "1번 05:32", "2번 10:58", "3번 16:47" 등의 타임라인이 달려있다. 자신이 선택한 번호로 넘어가서 풀이를 들으라는 의미다.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하지만 반응은 폭발적이다. 유튜브 채널 '타로 호랑'에 올라온 해당 영상은 조회수가 3주 만에 53만 회를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답답한 일상이 이어지며 유튜브로 점(占)을 보는 청년층이 늘고 있다. 연애·취업·학업 등 다양한 고민으로 둘러싸인  20·30세대가 불안함을 해소하기 위해 친숙한 유튜브 플랫폼을 통해 '점'을 보는 것이다.

마음의 위로 얻어요 

타로점 채널 유튜브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점괘로 고민을 덜어준다는 데 있다.

구독자 15만 명의 타로마스터 정회도씨는 "영상 시청자 대부분이 마음에 고민이 있어 위로가 필요한 사람들"이라며 "응원의 말을 듣고 싶어하는 경향이 강한 만큼 직선적인 조언보다는 '마음치유'에 보다 초점을 두고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튜브 채널 '타로마스터 정회도'의 '나에게 있을 잘될 운명' 영상에 달린 댓글 중 일부다. 마음의 위로를 얻었다는 댓글이 많다. (사진=유튜브 캡처)


실제 정회도씨의 말처럼 댓글창에는 "점괘가 맞고 틀리고를 떠나서 마음이 위안된다", "미래가 불투명해서 막막했는데 위안을 얻었다" 등의 시청자 댓글이 많다. 타로를 통해 심리상담의 효과를 보는 셈이다.

이외에도 타로점 영상은 다양한 청각 효과를 활용해 시청자들을 위안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 '이봄의 낙원'의 경우 점괘를 읽는 것 외에 촛불을 켜는 소리, 잔잔한 배경음악 등으로 ASMR(Autonomous Sensory Meridian Response: 자율 감각 쾌락 반응) 도 활용하고 있다. 

정모(여·25세)씨는 "사회초년생의 고민과 주머니 사정은 반비례하지 않냐"며 "유튜브를 통해 큰 돈을 들이지 않고도 위로를 얻을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인생을 응원해주는 듯한 점괘 내용과 따뜻한 영상 분위기는 마음의 안정을 찾는 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소원 들어주는 '주파수' 등장하기도 

구독자 17만 명 유튜브 채널 '타타타로'의 '연애운을 팍팍 올려주는 주파수' 영상 (사진=유튜브 캡처)


한편 일부 타로점 유튜브 채널에서는 '주파수' 영상도 등장했다. 특정한 주파수 소리를 계속해서 들으면 원하는 소원이 이뤄진다는 식이다. 마음의 위로를 넘어 고민이 해결되기를 바라는 청년들의 심리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래서일까.  '주파수' 영상 또한  인기가 상당하다. 구독자 17만 명 유튜브 채널 '타타타로'에 올라온 '연애운을 팍팍 올려주는 주파수' 영상의 경우 조회수가 222만 회를 넘었다. 

영상의 주제는 '연애운을 팍팍 올려주는 주파수', '살 빠지는 주파수', '돈 들어오는 주파수' 등으로 청년들의 고민과 관심거리가 나타난다. 영상길이는 1시간 또는 5시간 남짓. 시청자들은 주파수를 들으며 댓글창에 자신의 소원을 적기도 한다. 

박완용 건양대 심리상담치료학과 교수는 "사람들은 불안할 때 마음을 위로해 줄 이를 찾는 경향이 있다"면서도 "보통 사람들이 오늘의 운세를 보고 하루 계획을 결정하지 않는 것처럼 맹신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유튜브 타로점이나 주파수 등은) 마음의 위안을 얻는 데 그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 스냅타임 박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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